작가 김묘원님(김혜진님)의 소설은 처음 읽는다. 읽는 도중에 이런 글 쓰는 사람은 누굴까 봤더니 청소년 소설의 작가였다. 그때 “아”하고 이해가 갔다. 어른 소설을 쓰는 사람의 감성이 아니었고, 아기아기한 감성을 가진 사람의 소설이었기 때문이다. 어른이 읽기 거북하거나 힘들다 등등 작가님을 비하하려는 것이 아니라 우리 어릴 적으로 돌아가게끔 만드는 감성이었다.
난 지금도 웃음이 많지만 어릴 때는 정말 웃음이 많았다. 모든 것이 행복했고 모든 것이 즐거웠다. <고양이의 제단>의 미로 사건들이 어른 입장에서 보면 별일 아니겠지만, 아직도 아기 같은 마음을 가진 나에게는 정말로 심각하고 꼭 풀어야만 하는 문제처럼 보였다. 누명을 썼을 때는 같이 억울했고, 조수아가 발뺌할 때 같이 답답했고, 채경 언니와 진실을 맞이할 때 그녀를 이해할 수 있었다.
소설도 재미있었고 속도감이 있었지만, 여자가 아닌 내가 여자 중학교에 재학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고, 다시 어려지는 경험을 하는 것 같았다. 맞다! 그때는 정말 어리고 여리고 섬세했었지. 상처도 잘 받았지만 아물기도 빨랐었고, 모든 게 왠지 모르게 마냥 행복했었지. 작은 것에도 감사했고 작은 것에도 흥분했었고 작은 것에도 집중했었지. 아마 많이 모자라서 그랬지 않았을까? 더 버리고 더 가난해져야겠다.
잠깐이나마 어릴 때로 돌아간 것 같아 행복했어요! 즐거웠어요!!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