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블로그 전체검색
곶감과 수필

[도서] 곶감과 수필

윤오영 저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3점

"치아"라는 수필에서.... 아버지의 얼굴엔 항상 미소가 머금어져 있다. 직업이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마술을 연구하는 분이라 그러신 걸까. 고3겨울방학, 자습을 마치고 집에 돌아 왔는데 아버지가 식구를 모두 거실로 불렀다. 재미있는걸 보여 주신단다. 으레 그랬듯 새로 개발한 마술을 보여 주시려나 했는데 마술 도구가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우리를 죽 한번 둘러보시더니 갑자기 입을 벌리고 영구 흉내를 내셨다. 우리 가족은 모두 배꼽이 빠져라 웃어댔다. 영구흉내가 재미 있었던 게 아니라 아버지 입속에 있어야할 앞니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얼마나 우스워 보이던지. 그렇게 마냥 신나게 웃고는 방으로 들어 왔는데 나도모를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그날 이불을 뒤집어쓰고는 앞으로 살아가면서 울어야할 눈물까지 몽땅 흘려 버렸다. 너무나 아름다우신 분이다. 너무나 사랑하는 분이다. 아버지는 생각이 참 깊으신 분이었다. 우리에게 당신의 치아가 빠진걸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참 많이 고민하셨을 것이다. 잘못하면 집안 분위기 전체가 우울해져 버렸을 테니까. 며칠 뒤 아버지는 다시 식구를 모두 불렀다. 처음한 틀니를 보여주기 위함이었다. 가짜 치아를 들고는 또 장난을 치셨다. 그 치아를 손에 쥐고는 나의 볼을 깨물기도 하고 어머니 옷을 끌기도 하면서. 또다시 쏟아지려는 눈물을 감추려고 얼마나 노력을 했던지. 윤오영의 「치아」에서 작가도 볼이 쏙 들어간 어머니를 보며 이와 같은 생각을 했을 것이다. “어머니 마음은 자식만 따라다닌다” 한다. 어디 어머니 뿐이겠는가. 오직 자식만을 위해 살아오신 분들. 요즘 아버지는 가정에서 정신적 중추가 아닌 경제적 중추로 바뀌어 버렸다. 얼마전 ‘아버지’라는 소설이 우리의 가슴을 때렸음을 기억할 것이다. 현대가 도대체 어떤 시대 이길래 이런 소설까지 등장한 걸까. 가난하지만 진실하게 출렁이는 사랑으로 자식들을 위해 헌신하는 아버지 상이 잘 나타있는 「아버지의 귀로」나 자식을 향한 어머니의 지극한 정성과 희생을 깨닫게 해주는 작품인 이청준의 「눈길」에서 우리는 부모님의 사랑을 절실히 느낄 수 있다. 곽재구의 「성묘」에서 주인공은 아버지의 묘지 앞에서 정신을 차린다. 풍수지탄이라는 사자성어가 괜히 나온 것이 아니다. 부모님의 무덤 앞에서 무슨 효도를 할 텐가.

[인상깊은구절]
염소는 천사외다
 
취소

댓글쓰기

저장
덧글 작성
0/1,000

댓글 수 0

댓글쓰기
첫 댓글을 작성해주세요.

PYBLOGWEB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