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맘때면 모임 내에서 편을 가르는 뜨거운 주제가 있다. 팥 붕어빵과 슈크림 붕어빵. 나는 슈크림 파. 누구는 팥 나고 슈크림 낫지 슈크림 나고 팥 났냐며 비아냥대지만 나는 못 먹어도 슈크림이다. 이것처럼 둘 중 하나만을 골라야 하는 치열한 주제가 있다. 바로바로 ’사랑은 있다‘와 ’사랑은 없다‘. 나는 ’사랑은 있다‘파지만 책이나 드라마의 이야깃 속에서 다루는 짙은 사랑을 해 본 기억은 없다. 사랑을 믿으면서도 사랑에 냉소적인 태도를 취하게 된 탓은 미디어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사랑의 범위가 너무 크기 때문에 뻔한 이야기를 하겠구나 생각했는데 작가는 친절하게도 광범위함 속에서 기준을 세워두고 명확하게 나눠 설명해 준다. 사랑을 뒤로 미루는 것은 미국 사회만의 문제가 아니어서 더 공감됐다. 사랑의 근원부터 포부와 자식 간의 사랑을 다루고 연인과의 사랑을 다룬다. 우리는 이제야 성에 관해서 교육을 받는데 사랑에 관해서 교육은 받지 않는다고도 하고 폭력과 고통이 존재하는 것은 사랑이 아니라고 선도 긋는다. 맞는 말인데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아서였을까 좀 색달랐다. 내리사랑이란 말이 있듯 내가 받은 사랑을 이젠 보여줘야 할 때이다. 냉소를 바라보던 쿨병은 벗어던지고 좀 더 다정한 사랑둥이가 되어봐야겠다. 북클럽 덕분에 거들떠 보지도 않을 이런 책도 읽는다!
-나는 이러한 변화를 바라보면서 우리가 습관적으로 하는 생각과 행동의 기본틀이나 패러다임도 충분히 바꿀 수 있다고 믿게 되었다. 즉 사랑은 "빠지는 것"이라고 믿는 태도를 버릴 수 있겠다는 믿음이 생겼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어떤 사람을 만났을 때 한눈에 '딱' 반하는 감정이란 그렇게 대단한 것이 아니며, 그 사람과 뭔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은 신비로운 감각이긴 하지만 그 자체가 곧 사랑은 아니라는 것, 앞으로 사랑으로 연결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그것이 사랑으로 연결된다고 하더라도 그 '딱' 오는 순 간적인 느낌은 앞으로 두 사람의 관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 나아가 나 사랑에 빠진 것 같아라고 말하기보다 "어떤 사람을 만났는데 그 사람을 통해 사랑을 알아가게된 것 같아"라고 말하면, 사랑을 바라보는 우리의 태도에 많은 변화가 찾아올 것이다. 또는 "난 사랑에 빠졌어"라고 말하기보다는 나 지금 사랑하고 있어"라거나 "나 사랑할 거야"라고 말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변화를 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를 바꾸지 않는다면 로맨틱한 사랑을 둘러싼 우리의 태도도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