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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호 식당 2 : 저세상 오디션

[도서] 구미호 식당 2 : 저세상 오디션

박현숙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자살을 선택하는 것이 우리 사회에서 등불처럼 번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으로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일까? 자살을 선택하는 사람들 각자의 사연들이 있겠지만 다시 선택한다면 다르지 않을까? 순박한 감수성과 빼어난 상상력의 동화작가 『박현숙』의 『저세상 오디션』(특별한 서제 펴냄)은 『구미호 식당』에 이어 펴낸 청소년 소설이다. 이전 작품 '구미호 식당'에서 갑자기 죽은 두사람을 등장시켜 망각의 강을 건너기 전 중간계에서 식지 않은 피 한 모금과 사십구일을 맞바꾸기로 하고 이전에 살던 세상으로 돌아와 살아 잇는 동안 제대로 바라보지 못한 것들에 대해서 생각하게 했다면 이번에 출간한 '제세상 오디션'에서는 자살을 선택한 12명과 얼떨결에 죽음을 맞이 한 나일호라는 인물이 저세상으로 가기위한 마지막 오디션을 통해 '당신이 자신에게 진정으로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지, 당신은 자신만의 시간을 잘 쓰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하는 일마다 제대로 되는 일 없이 살아가던 나일호는 가은 학교에 다니던 나도희가 낡은 건물 옥상에서 뛰어내리려는 상황에서 구하려다 함께 죽음을 맞게 된다. 저승으로 가던 중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 자'들과 만나게 되고, 마천과 사비라는 인물을 만나게 된다. 마천은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 죽은 자는 저승으로 가기 위해서는 10번의 기회를 주는 오디션에 합격해야만 한다는 기상천외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오디션의 내용은 심사위원의 문에서 눈물을 흘리도록 해야 한다는 것. 이승에 태어나게 된것은 극히 선택된 경우에만 가능하며, 자신에 주어진 시간을 채우지 못하고 온 경우 온전히 저승으로 갈 수 없다는 것이다. 죽은 것 조차도 자유롭지 않은 것이다.

 

  그런데 나일호는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다시 되돌아 갈 수 있다는 것일까?

 

  『"이 길은 오디션 합격자에 한해서 지나갈 수 있다. 그것이 절차다." "워요? 오디션이요? 아이고야, 아무리 오디션이 유행이라고 하지만 죽은 자들을 모아놓고 오디션을 봐요? 참 나, 원. 별소리 다 들어보겠네. 죽은 사람이 춤을 출까? 노래를 부를까? 뭐가 좋아서 춤추고 노래를 하겠수? 춤추고 노래 부를 정도로 편한 팔자였으면 여기에 오지도 않았수." 황명식 아저씨가 기가 찬다는 듯 말했다. "그게 절차고, 그 절차를 밟아서 합격해야만 이 길을 지나갈 수 있다." 』 - 본문 중에서 -

 

  그 동안 오디션을 통과한 경우가 거의 없다는 것, 죽음을 선택한 자들은 오디션을 포기하고 그냥 머물면 되지 않느냐고 반문하지만 귿도 추위를 견뎌야만 하는 이곳은 또 다른 지옥이다. 어쩔 수 없이 오디션에 참가해서 자신의 장기를 보여주지만 모두 불합격, 그 와중에 나일호는 자신은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되돌려 보내달라고 말한다. 오류발생이다. 마천은 인정한다. 그 사실을 알게 된 12명의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 자들은 나일호에게 부탁한다. 다시 살아간다면 그때 하지 못했던 가장 아쉬운 것 한가지씩을 말한다. 저자가 말하려던 것이 아닐까?

 

  한편 나일호가 다시 되돌아간다는 사실은 비밀이다. 이 비밀이 알려지면  돌아갈 수 없다는 것, 하지만 이미 다들 알게 되었다. 결국 나일호는 자신이 돌아갈 수 없다는 사실에 직면하면서 떠올리는 것이 있다. 자신에게 아픔만 안겨준 여동생과의 아픈 기억과 미안하다는 말을 하지 못했던 후회에 눈물을 흘린다. 어린시절 여동생이 덤프트럭에 치일뻔 했던 상황에서 혼자 도망친 사건은 잊은 듯 살아왔던 것, 하지만 잊혀진 것이 아니라 내내 가슴에 묻혀 있었다는 사실, 그로 인해 모든 것이 엇 나갔던 것이다. 그 순간 심사위원은 눈물을 흘린다. 심사위원은 다름아닌 자신의 영혼이었다. 마천은 오디션 합격을 외치고 나일호는 저승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게 됨과 함께 그분으로부터 다시 돌아가도록 허락을 받게 된다. 나일호가 다시 돌아갈 수 있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 자들은 각자의 부탁을 하게 되고, 길을 떠나게 된다. 그 순간 다시 들려오는 말은 이 길을 통과하는 순간 그 동안의 기억은 모두 사라진다는 사실이다. 결국 죽은 자들의 못다한 후회는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이다.

 

  하루를 살아가느라 잊고 있었던 나 자신에게 질문을 생각하게 된다. 나게게 주어진 시간을 정말 잘 살아가고 있는지, 지금 이 순간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내가 주인공이며 그렇기 때문에 흘러보내서는 안되는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내 삶이 조금은 충만해지지 않을까? 그리고 제발 스스로 나에게 주어진 삶을 막다른 길로 몰고 가지 않기를 소망하게 된다. 저승과 이승의 갈림길에서 만난 마천이 우리에게 전하는 당부가 가슴으로 느껴진다.

 

  "오늘이 힘들다고 해서 내일도 힘들지는 않다.

  오늘이 불행하다고 해서 내일까지 불행하지는 않다.

   나는 사람들이 세상에 나가 보낼 시간들을 공평하게 만들었다.

   견디고 또 즐기면서 살아라."

 

   - 마천이 이승으로 돌아가는 나일호에게 전하는 말 중에서 -

 

  그리고 저자는 말한다.

 

  " 나는 여러분이 자신에게 주어진 삶의 주인이 되길 바란다.

  불어오는 바람에 결코 쓰러지지 않고 지지 않으며,

   자신의 삶을 살아가길 바란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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