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사진작가이자 여행 작가인 후지와라 신야의 말을 빌자면, 이랬다. 세계는 좋았다. 그리고 아름다웠다. 여행은 무언의 바이블이었다. 자연은 도덕이었다. 침묵은 나를 사로잡았다. 그리고 침묵에서 나온 말이 나를 사로잡았다. 좋게도 나쁘게도, 모든 것이 좋았다. 나는 모든 것을 관찰했다.-후지와라 신야, 『인도방랑』中후지와라의 말을 인용하고 싶었다. 나는 좋았다. 거문도가 그러했고, 바다가 그러했으며, 한창훈과 그의 친구들이 그러했다. 나는 바다를 몰랐음을 실토해야겠다. 바다를 좋아한다고 떠벌렸지만, 고향이 바다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