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하루하루가 이별의 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느린 작별 인사!
감동이 있는 책
프레드릭 베크만 소설 / 이은선 옮김
하루하루가 이별의 날, 책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이별에 대한 이야기에요.
최근에 읽은 책들은 죄다 아이 교육들과 관련한 육아서 위주였는데,
이번엔 소설책 한권을 읽어보게 되었는데,
긴 소설은 아니고 짧은 소설이어서 금세 읽어 내려갈 수 있었어요.
하지만 읽어내려가는 속도에 비해 내용의 무게가 꽤 있는 책이랍니다.
이 책은 기억을 잃어가는 한 노인과 손자가
이별을 연습하는 내용에 대한 소설이에요.
이별이라는게 참 어렵고 슬프면서도 언젠가는 한번 해야 하는 것이죠.
우리 딸이 요즘... 묻는 질문 중 하나가,
내가 아직 크지 않고 아이인데,
엄마 아빠가 죽으면 어떻게 해? 라는 것이에요.
갑자기 왜 그런 질문을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질문을 들으며 가끔 이별, 헤어짐에 대해서 생각해보곤 했답니다.
이 책에서는 손자를 무척이나 사랑하는 할아버지가 기억을 잃어가면서
손자와 어떻게 헤어져야 할지, 손자와의 대화를 통해
그 느낌과 이별과정을 나타내주고 있었어요.
이 책의 할아버지는 수학을 좋아하고, 길을 잃어버릴 일이 없다고 생각했던 사람.
그런데 갑자기 머리 속에서 길을 잃어버리게 되었어요.
"이 광장이 하룻밤 새 또 작아졌구나"
기억을 담아놓은 광장, 추억의 광장이 자꾸 작아집니다.
기억에서 사라집니다.....
기억이 사라진다는 것.
사랑하는 사람을 기억 못할까 두려운 마음...
그런 마음들을 이 책을 읽으며 고스란히 느껴보았어요.
죽는 게 아니라, 기억을 잃는 것.
죽기도 전에 손자를 떠나야 하는 할아버지
기억을 잃게 되면 손자를 기억하지 못하게 될 것을 이렇게 표현하였더라구요.
읽으며 찡 하기도 하고,
아버님도 연세가 많으신지라... 그래서인지 남의 일 같게 느껴지지 않고
이 책을 읽으며 많은 것이 나의 일처럼 공감되는 부분으로 다가오더라구요.
작별하는 법을 배우는 할아버지와 손자....
아무도 이별을 잘 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여기 이 책의 손자와 할아버지도 마찬가지이지요.
그러나 최대한 천천히 헤어짐을 배우며 느린 작별인사를 하는 두 사람이에요.
나는 계속 한 페이지가 없어진 책을 읽고 있는데
그게 항상 제일 중요한 부분이야.
기억이 사라진다는 건 참으로 두려운 일일 것 같죠.
페이지가 없는 책을 읽고 있는 기분
그런데 제일 중요한 페이지라니....
너무 슬프지 않나요 ㅠㅠ
내가 지금까지 느낀 추억, 기억을 하나씩 잃는다는 생각만으로도 참 짠하던 내용들....
할아버지의 머리가 아픈지 어떤지 질문하는 아들에게 해주는 아빠의 말과
아들의 대화는 진한 감동을 느끼게 해 주었어요.
할아버지의 머리가, 가끔 우리가 알던 속도보다 느리게 돌아갈거야
할아버지가 알던 속도보다 느리게 돌아갈거야.
그래서 매일 아침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점점 더 길어지겠죠.
할아버지를 도와드리는 방법은...
할아버지랑 같이 길을 걸어드리면 되지.
같이 있어 드리면 되지.
이렇게 서서히 이별을 하면서,
할아버지의 곁을 지키는 손자.
이 책의 마지막 부분은 예전에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해주었던 것을 손자가 해주며
할아버지의 곁을 지켜주는 손자의 모습을 보여주며 끝을 맺었는데
읽는 내내 짠한 마음과 진한 감동, 이별에 대한 공감을 끌어냈던 책이었답니다.
“주머니에서 뭔가를 계속 찾는 기분.
처음에는 사소한 걸 잃어버리다 나중에는 큰 걸 잃어버리지.
열쇠로 시작해서 사람들로 끝나는 거야.”
책 읽기 좋은 계절 가을! 멜랑꼴리한 기분이 들기 좋은 계절인데,
이때 읽기 딱인 책, 감수성 풍부해지기에 좋은 책이었어요.
하루하루가 이별의 날 책을 통해
가족애, 이별의 의미, 추억의 소중함 등 다양한 감정 느껴보시길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