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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 카운슬링

[도서] 셰익스피어 카운슬링

체사레 카타 저/김지우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책장에서 눈길이 머무는 책을 꺼내 아무 페이지나 열어 본다. 읽을 때 줄을 긋고 메모하는 습관이 있어서 그런 습관의 흔적을 그때마다 발견한다. 그때 눈에 들어온 문장이 생각과 마음을 다시 사로 잡는다. 그 순간 내게 필요했던 말을 책이 알어서 건네주는 것처럼. 그래서 공허한 마음일 때, 생각이 복잡할 때, 누군가의 조언이 간절할 때 책장으로 가서, 혹은 곁에 있는 책에 손을 내민다. 책이 내 손을 잡아줄 거라 믿으며, 마음이 머물 곳이 되어주리라 믿으며.

 

주위에 일어나는 일들에 치여 흔들릴 때, 책은 어디에 중심을 두고 서야 하는지 알려준다. 그때 받는 메시지는 전혀 생소한 게 아니다. 이미 여러 번 혹은 수십 번 줄을 그어가며 읽었던 것들이다. 그런 문장들 중에서 책은,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을 골라 눈앞에 펼친다. 정처 없이 헤매던 생각이 가야 할 방향을 정해준다. 이렇게 지금 이 순간을 보내야지, 혹은 버텨야지, 라는 생각으로 흔들리던 생각을 되돌려 놓는다. 책은 한 번 읽고 덮어두는 게 아니란 사실을 거듭 일깨우는 경험이다.

 

크게 심호흡을 하고 성스러운 책을 손이나 무릎에 올려 놓은 뒤 두 눈을 감고 내면의 질문에 집중해 보세요. 그런 다음 마음 가는대로 페이지를 펼치세요. 책을 펼치는 순간 눈에 들어온 문구, 문단, 시와 시구절이나 육효가 신탁을 전하는 사제의 목소리로 변해 우리의 고민에 대한 답을 내어주고 내면의 번뇌를 풀어줄 것입니다. (005쪽)

 

이 책 <셰익스피어 카운슬링>은 셰익스피어의 작품들 중 어떤 것을 먼저 읽어볼까 고심하며 검색창을 두드리다 눈에 띄어 다른 책들보다 먼저 구입한 책이다. 작품을 읽기 전에 해설집을 읽겠다는 의도였던 것 같다. 큰 기대 없었던 이 책 프롤로그에서 '서적점'이란 단어에 매료 되었다. "이거야 이거" 하며 감탄했다. 두 눈을 감고 내면의 질문을 떠올리며, 했던 건 아니지만 정확히 그런 의도로 책을 대해 왔기 때문이다. 나만 경험하는 게 아니란 사실이 기뻤다.

 

셰익스피어는 마치 우리에게 직접 말을 거는 것처럼 다가와 지금 마주한 문제가 인간이라면 누구나 겪는 것임을, 그래서 혼자라는 장벽을 부수고 아무리 사소한 문제라도 작품을 통해 삶을 채워주는 법을 깨달아 마음의 위안을 얻도록 돕습니다. (008쪽)

 

최근 읽었던 몇 권의 책에서 셰익스피어 이름을 반복해 발견하면서 그의 작품들을 보라는 계시로 여기게 됐다. 그리고 몇몇 작품들을 구입하게 된 것이다. 이 책은 본격적으로 셰익스피어의 책들을 찾아보게 한 주역이 됐다. 이 책 <셰익스피어 카운슬링>은 인생을 살면서 만날 수 있는 10가지 보편 전형적인 문제를 골라 그 해결책을 셰익스피어 작품에서 만날 수 있도록 가교 역할을 한다. 차례를 살펴보면 어쩌면 내 얘기일지도 모른다는 기대로 읽게 되는 부분이 있다.

 

셰익스피어 작품에는 직접적인 교훈이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노골적인 메시지도 가르침도 없습니다. 그것은 셰익스피어가 해석을 독자에게 맡기기 때문입니다. (360쪽)

 

살면서 겪는 문제에는 절대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정답이 없다. 그래서 부술 수 없는 벽 앞에 섰을 때 망연자실하게 된다. 이렇게만 하면 돼! 라는 조언이 통하지 않을 때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뭔가에 의존하고 싶어한다. 지푸라기라도 잡겠다는 심정이 된다. 그럴 때, 손쉽게 찾을 수 있는 피난처가, 내겐 책이다. 책에 빠져 있는 동안 어떤 가능성이든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서야 셰익스피어의 작품으로 넘어가 본다. 언제나 내 편인 책이 인도한대로.

 

셰익스피어가 수많은 작품의 행간에 숨긴 가르침 중에서 가장 빛나는 것은 "인생이라는 거대한 무대에서 운명이 준 역할은 우리의 해석에 따라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라는 로잘린드에 의해 구현된 메시지일 것입니다. (44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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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블로거 문학소녀

    역시 하우애 작가님의 리뷰는 그냥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너무 공감되는 부분이 많아서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네요~
    책을 읽으면서 밑줄긋고 써놓은 메모글을 한참후에 꺼내보면
    과거의 나와 만나는 교차점이 형성되는 신기한 순간들을 경험하게 되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다읽은 책일지라도 한참후에 다시 읽을 생각을 하면 설레입니다.
    좋은 리뷰 잘 읽었습니다^^

    편안한 저녁시간 보내세요~하우애작가님^^

    2023.08.29 19:07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하우애

      읽고 그냥 묵혀두었던 책을 다시 읽을 때, 처음과는 다르게 읽힐 때도 있어서
      과거의 나와 다른 입장인 제 자신을 경험하기도 합니다.
      좋은 책은 두고두고 반복해 읽어야 하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잘 안 보던 책들을 무심히 꺼내보는 것도 좋은 기회가 되겠네요.
      오늘 하루도 행복하세요~ 문학소녀님^^

      2023.08.31 12:23
  • 윤하마님

    하우애 작가님께 영향을 받아,
    책을 보면서, 다시 읽고싶은 곳을 살짝 접어두거나, 연필로 나만의 표시를 하면서 보는게,
    도움이 많이 됩니다! ㅎㅎ

    2023.08.30 09:23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하우애

      나중에 다시 볼 때도 잘 활용하면 더 도움이 될 것 같아.
      힘이 되는 독서 쭉 이어서 해나가길 바랄게.

      2023.08.31 12:25
  • 스타블로거 이하라

    지금은 내용을 다 잊었지만 군대 있을 때 셰익스피어 전집을 읽게 되었습니다. 그때는 희곡의 맛을 조금은 알게 되었나 싶었지만 삶의 대목들에서 의미를 전하는 내용이리라는 데까지는 생각이 미치지 못했었네요. 시간날 때 다시 대표 비극과 희극이라도 읽어봐야 겠어요.^^

    2023.08.30 18:14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하우애

      저도 이 책을 계기로 셰익스피어 작품들이 가진 힘을 느껴보려구요.
      로미오와 줄리엣부터 읽기 시작했습니다.^^

      2023.08.31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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