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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웃음을 나도 좋아해

[도서] 그 웃음을 나도 좋아해

이기리 저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5점


제 39회 김수영 문학상 수상 시집
 
시 초보의 시집 선택의 기준은 제목과 시집 컬러감이 주는 그 날의 기분.
이번엔 '웃음'과 '라임색'이 눈에 와닿았다.
 
새벽, 잠 자기 전 시집을 펼쳐본다.
초반의 어린 시절 폭력을 당한 경험이 이어져 불편한 마음과 함께 생각했던 시집의 느낌이 아니여서 읽다 덮었다.
다음날 이른 저녁, 시집을 다시 펼쳐본다.
다시 시를 처음부터 읽어본다.
생각해본다. 자신의 상처를 마주보는 것이 얼마나 어려웠을지, 이렇게 시로 표현하기까지 얼마나 아프고 힘들었을지.
 
제목의 '웃음'에 밝은 것만 생각하고 골랐던 나.
하지만 상상할 수 없었던, 반대되는 영 딴판의 웃음. 
그 '웃음' 속에 가려진 폭력, 아픔, 상처.
 
시집의 끝을 향해갈수록 과거의 시간을 남겨두고, 방법을 찾아가고 나아가려는 모습을 느꼈다.
마지막 시 두 편 「충분한 안녕」, 「더 좋은 모습으로 만나겠습니다」에 다음에 더 성장할 시인의 모습을 기다려지게 한다. 우리, 또 닿을 날이 있기를.
 


화단 앞에서 물을 뿌리며 놀고 있는 아이들 사이를 지나간다 나는 무슨 씨앗인지도 모르고 심었는데 내가 어디 심었는지는 기억한다 손가락 한 마디만큼 줄기가 자라있다 나는 이것을 예쁘게 키울 것이고 다 자라고 나면 이것이 무엇이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네가 듣고 싶은 말을 내가 할 수 있을 때까지
「정물화를 그리는 동안」中 
 


떨어진 눈보다
공중에 날리는 눈이 더 많아서
 
그런 눈들을 알알이 세어 보다가
그런 눈들과 친밀해지는 공기의 흐름을 볼에 새기다가
 
쓰던 우산을 접으며
한 번쯤 고개를 들어도 괜찮았다
「우리가 아직일 때」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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