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에서야 하는 생각이지만, 어릴 때 나는 나 자신만 보았던 것 같다. 그 나이 또래가 대부분 그렇듯이 모든 일은 나를 중심으로 일어나는 것들이었다. 나 자신에게 일어난 일, 나를 둘러싼 세상, 내가 살아갈 세계. 그때는 무슨 일이든 간에 모두 나와 관련이 되어 있었고 그 연관 정도에 따라 가치가 달라졌다. 그때도 나는 가을의 낙엽과 겨울의 흰눈, 봄의 꽃들과 여름의 바다를 보고, 느끼고,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렇다해도 그것들은 그저 나를 둘러싼 것들이었다. 중요한 건 그 순간을 살아가는 나였고, 풍경은 그저 말 그대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