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대는 모든 식물을 아름답고 생명력 넘치게 키워내는 그린핑거를 꿈꾸곤 한다.
물론 아직 새 발에 피도 못되지만, 그래도 예전보다는 알아보는 눈이 좀 생겼는지
식물들이 내 손길에서 버티는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
이런 어중간한 실력 때문에 어쩌다 눈에 띈 <화초 기르기를 시작하다>란 책이 확 와 닿았다.
이제야 '시작한' 단계는 아니지만 그래도 초보나 다름없으므로 기초부터 더 잘 배울 수 있을 것 같은 즐거움도 생기고~
독일에까지 가서 플라워 아트를 배우고 온 저자의 이력이 눈에 띄었다.
플라워 아트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꽃과 식물을 다루려면 그에 대해 자세히 알아야 할 것이고,
그렇게 깊이 배울 마음이 있는 사람이면 애정 없이는 불가능할 것이다.
책에서 보게 될 정보들에 대한 신뢰감이 살짝 더해졌다.
주제 별로 나뉘어 있는 차례를 보니 파트1과 파트4가 눈에 쏙 들어온다.
식물 기르기에 대한 이런저런 정보들이 기록되어 있어 더욱 도움이 될 듯하다.
특히 집에서 식물을 기를 때 얻을 수 있는 좋은 점을 기재해 둔 것이 마음에 든다.
사실 빼버려도 전혀 상관없는 내용인데, 식물을 길렀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싶어하는 저자의 마음이 느껴진달까?
물론 나 역시 사람들이 식물을 길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무언가 하나라도 사랑하고 애착하는 대상을 가진 사람은, 착한 사람은 아니더라도 나쁜 사람이 되진 않을 거라고 믿는다.
식물을 기를 때의 외에 이름을 알지 못하는 식물을 기르는 법, 식물이 아파 보일 때의 대처법 등이 초보자들에겐 무척 유용할 것 같다.
이름 모를 식물을 기를 때는 우선 식물의 특징을 살펴보라고 일러준다.
이제 막 초보자의 윗 단계에 들어선 나는 식물의 모양을 보고 물을 좋아할지 아닐지를 판단하는 수준이다.
그보다 더 높은 기술은 얻지 못했으므로 꽤 도움이 되는 정보다.
살짝 엿보이는 오른쪽 페이지에서는 식물들의 잎 상태를 보고 분류하는 법을 알려준다.
어떤 초보자들은 물을 주는 방식조차 헷갈려 하기도 하는데, 이 책에서는 그것까지 상세히 알려주고 있다.
그리고 식물의 잎이 보이는 모습을 보고 어떤 상태인지 판단하는 데에 도움을 주며,
비료의 사용법과 병해충에 대해서도 알려주고 있어서 꽤 만족스럽다.
나도 기르고 있는 행운목에 대한 페이지.
단답식의 차가울 정도로 간결한 정보만 전해주는 책, <쉽게 기르는 실내식물 140>와 달리
나와 사이 좋은 이웃집 언니가 친절하게 알려주는 조언처럼 상세하다.
내 사랑 스투키들에 대해서도 나와 있어서 반가웠다.
이것저것 키우고 싶은 식물이 많아졌다.
하지만 그러려면 일단 집을 넓은 곳으로 옮겨야......
파트4에서는 화분을 예쁘게 꾸미는 법에 대해 알려주고 있다.
화분을 꾸미는 것까지 관심을 가질 정도면 초보자가 아닐 거라는 생각도 들고,
귀차니스트인 나에겐 그리 필요없는 페이지이긴 하지만 그래도 보고 있으면 괜히 기분이 좋다;;;;
예쁜 것, 또는 예쁜 환경을 보게 되어서일까?
마지막에는 책에 기르는 방법이 실린 식물들 사진으로 꾸며진 엽서?? 같은 것이 붙어 있다.
사진이 예쁘긴 하다만 진짜 쓸모없는 페이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럴 페이지가 있으면 식물 하나라도 더 소개시켜주었더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전체적으로 무척 마음에 드는 책이었다.
식물들이 놓인 장소의 예쁜 사진들도 그랬지만, 책 구성과 상세한 조언도 마음에 들었다.
무려 51개의 식물들이 소개되고 있는데 더 많은 식물들이 포함되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았다.
하지만 한정된 페이지에서 너무 많은 걸 바라는 내 욕심이겠지;;;
아무튼 두고두고 도움이 될 것 같은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