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죽으면 나도 죽을 거야.
vs
네가 죽으면 나는 네 몫까지 행복하게 살 거야.
나는 어느 쪽에 더 가까울까?
진정한 사랑이란 도대체 뭘까?
이 책을 읽기 전부터 내가 선호하는 장르는 아닐 걸 알았다. 남녀의 사랑이야기가 주를 이루는 소설은 취향이 아니다. 절절한 사랑이야기에 울던 나이는 20년도 더 지났고, 이상하게 남이 사랑하는 이야기는 재미가 없다. 그래서 이 책도 그런 유의 책일 것이라 어림짐작했다.
그래도 꼭 한 번쯤은 읽고 싶었던 책이었다. 결론적으로는 읽기를 잘했다. 불우한 가정, 사랑의 도피, 세상에 대한 분노와 상처 등 뻔한 이야기로 남을 가능성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최진영 작가는 특유의 담담하면서 어딘가 서늘한 문체로 긴 여운이 남는 책을 완성하였다.
'사랑이란 뭘까?'라는 질문을 아주 오랜만에 스스로에게 던져 보았다.
타인에 의해서 억압 받고 끊어질 수는 없는 것. 적어도 서로의 존재만으로 충분한 사랑을 할 수 있을 것. 이 각박한 세상에서 사랑만큼은 내 마음대로 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