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가능하지만 순식간에 나를 지배하는 이 맛에 눈 뜬 채로 오감을 내주고야 만다. 이미 음식이 나오는 순간 시선을 강탈당하며 솔솔 올라오는 향긋한 냄새의 포로가 된 상태에서 돈까스를 한 입 베어 무는 찰나에 절정을 이룬다. 눅진한 치즈가 입술을 부드럽게 스쳐 지나가고, 튀김옷의 바삭한 소리와 촉감을 귀와 혀에서 동시에 느끼면, 비로소 새콤달콤 고소함이 입안에서 퍼져나간다는 느낌이 전유되는 도서이다. 마치 일본의 고독한 미식가를 연상케 하는 흥미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