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오랜만에 읽은 에세이가 아닌가 싶다.
유투브 프리미엄을 결제한 뒤로는 텍스트를 읽는 일이란 한글자막 읽을 때 뿐이였던 것 같다. 책을 읽어도 힘든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한 재테크도서 뿐이였다.
제목부터 재밌었던 이번 책은 다음 브런치에서 글을 쓰고있는 도란작가. 첫 직장을 언론사를 시작으로 마케팅부서를 지나 비로소 프리랜서가 된 그녀.
사실 어떤 느낌인지 대충 감이 왔었다고 한다면, 나에게도 기타소득자로 생활했던 프리랜서 시절이 있어서였을 것이다.
아침에 눈 뜨면, 아.. 출근하기 싫어로 시작해 지하철 40분을 타고 통근하는 나에게 프리랜서란 참 꿈의 직업이였을 때가 있었다.
돈도 스스로 벌고 눈치 안 보고 출퇴근 자유롭게 여자라면, 여자라서 더 행복해보였던 그때.
그래서 왜 이 책이 프리랜서.지.만. 잘 먹고 산다고 하는지 너무 이해 할 수 있었다.
마케팅쪽에서 일하면서 회사에서 출근해서도 일할 수 있고, 카페에서도 일 할 수 있는 환경인 덕분에 이동하는건 자유로웠지만 일단 내 폰 번호가 공개되어있는 이상 언제든지 나에게 연락이 올 수 있다는 것에 적응 되었을 쯤 다달이 들어오는 월급의 달콤함을 이겨내고 나도 프리랜서 매우 잠깐 했었다. 대학원 과정을 들어가면서 자연스러운 과정이였지만, 행복하고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내 '밥줄'이 끊길까봐 무서워 집 근처에서 노트북과 함께 카페를 돌아다니며 일을 했다.
한 달을 월급을 벌었어도 언제 일 감을 끊길 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무리하게 일을 받은 적도 있었다. 그렇게 4개월.. 결국에는 그 흔한 여행도 안 가고 장비가 낭낭하게 들어난 채로 다시 회사에 입사했다. 다시 회사에 돌아갔을 때의 그 후련함과 탕비실의 넉넉한 맥심을 보고는 안도감을 느꼈었는데. 나만의 생각이 아닌 것인지 이 책을 읽으면서 커뮤니티 글을 읽는 것 같아 너무 행복했었다.
도란작가는 결혼생활과정에서 프리랜서로 전향했지만 나에게는 부양할 가족과 날 걱정할 누군가가 집에 없었다. 1인가구의 프리랜서는 7년간의 직장인 생활 리듬을 깨트리게 너무나 쉬었다. 점심을 아침처럼, 저녁을 점심처럼. 새벽에는 가장 일이 잘되는 시간이였다. 외주를 받아서 하는 길은 어렵지 않았지만 생활리듬이 망가지는 것. 업무공간과 생활공간의 경계가 없다는 건 프리랜서에게는 너무나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나는 이제는 출퇴근하는 직장인이 되었지만 누군가 프리랜서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누군가 프리랜서에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고 있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다.
커피와 다과가 준비되어 있지만, 나의 아침 잠과 저녁을 시간을 뺏고 영혼을 앗아가는 나의 회사.
하지만 프리랜서 어때? 라고 묻는다면 난 절대로 프리는 못한다고 라고 이야기할 것이다 ㅋ 그 불확실함을 견디기에는 아직 나는 프로가 아닌 것 같다 ㅋㅋ
프리랜서지만 잘 먹고 사신다는 도란작가님의 삶은 너무 멋있고 부럽지만, 나는 아직 일개미로 내 역활을 충실하게 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