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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떻게 성형미인이 되었나

[도서] 나는 어떻게 성형미인이 되었나

임소연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서평]『나는 어떻게 성형미인이 되었나』-성형외과 코디로 참여관찰 연구를 진행하면서 성형수술을 받은 과학자가 말하는 편견을 넘어선 보편적 성형

-책의 특징-

1. 성형외과 코디로 현장 연구를 진행하며 생각한 것들을 바탕으로 작성된 에세이다.

2. 작가 본인이 청담 성형외과에서 일한 경험, 직접 성형수술을 받은 경험 그리고 성형수술 이후의 삶을 이야기한다.

3. 성형에 관한 사회적 인식을 이야기하고, 성형한 이들뿐만 아니라 우리 역시 과학기술을 몸에 이용하는 사이보그, 포스트 휴먼임을 인지해야 하며, 성형수술을 과학기술적 삶의 보편적인 모습 중 하나로 바라보자고 말한다.

4. 성형 관련 연구의 현실을 짚으며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책의 내용-
『나는 어떻게 성형미인이 되었나』는 청담동 성형외과 코디로 3년간 일하고, 성형수술 당사자가 되면서 느끼고, 생각한 바를 적은 참여 관찰기입니다. 성형외과 코디로 3년간 참여관찰 연구를 진행했다니, 그렇게 오랜 시간 동안 현장을 연구한 열정이 대단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번 책은 총 3장 구성으로, 1장은 청담 성형외과에서 일한 경험, 2장은 작가가 직접 성형수술을 받은 경험을 이야기하고, 마지막 3장은 그 이후 성형과 관련하여 여러 담론을 짚고,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살펴보는 시간을 가집니다.
이번 책은 각 장에서 마무리되는 소재도 물론 있지만,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들은 각 장에서 마무리되지 않고, 1장 일부 내용이 3장에서 이어지고, 2장 일부 내용이 3장에서 이어져서 책의 핵심이 머릿속에 뒤죽박죽 섞여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이번 서평에서는 3부를 차례대로 설명하지 않고, 작가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를 크게 '성형에 관한 사회적 인식'과 '성형 수술 이후의 삶' 두 가지로 나눠 말해 보고자 합니다.

먼저 '성형수술을 왜 하는지'에 끊임없이 궁금해하는 연구자, 언론인, 주변인의 사회를 살펴보며, 성형에 관한 사회적 인식을 알아봅시다. 작가는 연구자들이나 언론인이 성형했거나 성형할 수 있는 이들을 패턴화하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말합니다. 특히 외국인은 흔히 ‘성형수술을 하는 여성들이 인종주의나 가부장제와 같은 이데올로기와 구조적 압력에 순응하는 것이라고 분석해왔다. 혹은 외모지상주의라는 사회적 압력이나 그로 인한 실질적인 차별 경험 속에서 성형수술은 살아남기 위한 자구책, 즉 개별 여성에게는 합리적인 전략이라고 설명되기도 한다.’라는 식으로 계속 분석해왔고, 자신이 만나본 외국인들도 ‘서양인을 닮고 싶어서 성형수술하는 거 아니야?’라고 물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작가는 연구자들과 언론인들이 이런 식으로 한국의 성형미인을 대상화해서 분석하기 전 ‘아름다움의 기준이 왜 이렇게 만들어졌는지’부터 따져봐야 한다며, 성형수술의 역사적, 사회적 맥락을 알려줍니다. 그는 최초의 한국인 성형수술이 미국인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고 언급했으며, 현재에 와서 한국 여성은 서양 여성을 닮기 위해 수술을 하는 게 아니라 예쁜 한국 여성을 닮고 싶어서 성형을 한다고 말합니다. 그렇기에 ‘왜’하는지를 따지기보단 ‘언제부터 작은 눈과 뭉툭한 코는 예쁘지 않다는 인식이 생겼는지’에 대해 먼저 생각해 봐야 하고, 이에 대해 한국 여성이 아닌 다른 이들이 고민하고 답해야 할 것이라 말합니다.

이외에도 한국 언론이나 일반 시민 또한 심리적 상태나 신체적 기능을 개선하는 목적이 아닌 순수 미용을 위한 성형수술을 비판하고, 심지어 어떤 사람은 ‘성형미인’, 어떤 사람은 ‘성형 괴물’, ‘강남 미인’ 같은 멸칭으로 부르며 그들 사이에서도 구분을 만들어 성형하는 이들을 압박해왔다고 하는데요. 작가는 이런 행동의 기준이 얼마나 모호하며, 무의미한지 이야기해 줍니다.

???대부분의 성형미인들은 우리 주변에서 자연스럽게 자연미인들과 섞여 살아간다. 사실상 '괴물'과 '미인'의 기준은, 얼마나 많이 성형을 했고 얼마나 맹목적이고 적극적으로 지배적인 미의 규범을 따랐는가와는 무관해 보인다. 심지어 성형미인과 자연미인의 차이는 얼마나 무의미한가? 인위적인 개입이 전혀 없는 자연미인은 도대체 몇이나 될 것인지는 차치하고, 그 사실 여부를 당사자가 말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이 이 구분의 최대 맹점이다. 성형수술을 30회 했다 해도 보기에 티가 나지 않고 예뻐졌다면 그만이고, 성형수술을 한 번 했어도 보기에 기괴하다면 사람들은 그를 보며 혀를 찰 것이다. 110

작가는 주변인, 언론인, 그리고 연구자 모두 당사자의 이해관계나 의사에 상관없이 본인들의 흥미를 위해 성형한 이를 끊임없이 대상화하여 탐색하는 현재 상황이 가장 문제라 말하며,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고 말합니다. 성형한 타인에게 에티켓을 지키기 위해서는 언론에서 보여주는 성형의 극단적인 결과물만 볼 게 아니라 더 다양한 스펙트럼의 성형한 이들을 접하고, 오늘날 시대에서 우리 역시 포스트 휴먼, 사이보그임을 깨달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저는 사실 이 말을 듣고 좀 공감했는데, 저도 화상을 입고 손목에 성형수술을 했었다는 사실이 이때 기억나더라고요. 그리고 또 오늘날은 렌즈 삽입술 같은 것도 많이 하고, 치아를 교정하기 위해 교정기를 끼고 다니기도 하잖아요? 생각보다 저희 주변에 과학기술을 본인의 몸에 사용하는 이들이 많다는 사실을 느꼈고, 성형을 한 사람들은 우리 주변의 수많은 사이보그 중 보편적 일부임을 느꼈습니다.

두 번째로는 작가는 우리가 왜 성형수술을 하는지 궁금해하면서도, 정작 어떻게 성형수술을 받고, 그 후에는 어떻게 되는지 궁금해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그런 부분을 자신의 성형수술 경험담과 엮어 함께 살펴보고자 하는데요. 그는 성형수술을 하고 깬 후에야 성형이 몸의 입장에서는 폭력임을 깨닫게 됐고, 회복하면서 혹시 모를 부작용과 쉽게 회복되지 않는 몸에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회복이 된 후에도 자신이 상상했던 얼굴과 현실이 달라 괴로웠다고 합니다. 그는 이런 불일치감을 크게 느끼는 현상을 '성형 후 디스포리아'라고 명명하며, 자신을 포함한 이런 불일치감을 크게 느끼는 이들이 셀카를 열심히 찍는다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이런 불일치감은 왜 생기는 걸까요? 작가는 자신을 포함한 사람들이 성형수술을 하면 예뻐지리라 믿지만, 사실 ‘성형수술의 결과는 대부분 성공이나 실패가 아닌, 그 사이의 넓은 스펙트럼 어딘가에 속한다’라고 말합니다. 또한 여전히 어느 날은 자기 얼굴이 예뻐 보이고, 어느 날은 못나 보일 거라고 말하는데, 그 이유는 성형한 남을 예뻐 보인다고 판단하는 것과 성형한 자신을 예뻐 보인다고 생각하는 건 다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남의 외모를 판단하는 건 쉽지만, 본인의 외모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생물학적인 몸, 외부에서 관찰하는 몸, 그리고 외부와 상호작용하는 몸’ 등 여러 차원에 존재하는 몸에 대한 평가가 모두 맞아떨어져야 해서 성형수술 후 만족하는 게 쉽지 않다고 합니다. 그래서 작가는 성형한 이들이 이런 불일치감을 덜어내기 위해 셀카를 찍어 자신이 생각했던 얼굴을 재생하는 행위를 반복하지만, 현실이 아님을 본인도 알고 있기에 그 행위로는 해결되지 않고, 어느 정도 시기가 지나 디스포리아의 존재가 당연해질 때 디스포리아는 사라진다고 이야기합니다.

작가는 또한 이렇게 성형 후에도 문제가 분명한데도 의사들은 성형 기술만 연구할 뿐, 성형 후 장기적인 관점에서 환자의 성형 경험을 관리할지는 연구하지 않는 현실을 비판하며 앞으로의 연구 방향을 잘 잡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예비 독자들에게-

이번 책은 성형에 대한 편견을 인식하고, 제 생각을 조금이나마 바꿀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과학과 실제 경험이 섞여서 굉장히 색다른 느낌을 느꼈는데요. 과학적인 부분이 강했던 장들도 물론 있었지만, 실제 경험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어서 보시는 데 큰 무리가 없을 듯합니다. 성형과 관련된 편견은 저희 사회에 뿌리 깊게 박혀있기 때문에 모든 분이 보시면 좋겠지만, 특히 주변 혹은 본인이 성형수술과 관련이 있다면 보시면 좋을 듯합니다. 본인이 성형수술을 했다면 아무래도 자존감을 높이고, 자신의 상황을 좀 더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을 듯하고요. 주변인이 성형수술을 했다면 이 책을 읽는 게 대인관계에 도움이 될 듯합니다. 또한 아직 가족이나 본인이나 지인이 성형수술을 하기 전이라면 성형수술을 하려는 분들을 위한 조언도 수록되어 있으니 그 부분을 집중해서 보시면 좋을 듯합니다!

ps. 앞표지 후가공 넣은 은색 얼굴선은 문상의 긁는 면보다 약해서 굉장히 쉽게 긁히고 닳습니다. 저는 그냥 책 위에 다른 책을 올려놨을 뿐인데 코가 사라졌어요. 만약 사시는 분들은 아이처럼 다뤄주세요.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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