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징 솔로」는 전직 여성가족부 차관이자 현직 인류학과 교수와 40~64세 비혼 여성 19명이 만나 관계, 노후, 돌봄, 생계, 주거, 죽음 등 나이 들어가는 ‘혼삶’을 주제로 인터뷰한 내용이다. ‘혼자 살면 나이들어 서럽고, 외롭다’는 비혼인은 왜 점점 늘어갈까? ‘홀로이면서 함께’인 그들을 보다 보면 딱딱한 가족상에서 벗어나 ‘혼자라도 충분하다’고 생각하게 되리라 생각한다. 또한 비혼을 지향하면서도 은연 중에 두려움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은데, 중년 비혼의 삶에 가질 법한 궁금증(비혼 선택 이유, 실제 살며 느낀 장단점, 노후 대비, 아플 때 대비 등등)을 이야기해줘서 막연히 비혼을 생각하며 '흔하지 않은 길을 간다는' 두려움에 떨던 분들에게 용기를 준다. 마지막으로 비혼으로 살고 싶거나, 앞으로도 비혼으로 살 수 있나 고민하던 중년 비혼 여성분들에게 현실적인 비혼의 현재상과 미래상을 이야기하여 좀 더 구체적인 미래상을 그릴 수 있게 해줘 실제 행동 방향을 정하고 실천할 수 있게 도와줄 듯하다.
내용은 작가 개인, 조사 자료, 인터뷰가 조리있게 배합하여 탄탄했다. 19명의 인터뷰이가 비슷한 이야기를 해도 잘 정리했는지 중복되고 지루하다는 느낌을 받지 않았고, 적절한 위치에 조사 자료를 첨부하여 이야기에 신뢰를 높였으며, 작가 본인의 경험을 첨부하여 독자가 작품에 좀 더 친밀감을 느낄 수 있다.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1장은 비혼의 현재상을 보여주는데, 비혼을 선택한 이유에 개인적인 요소와 사회적인 원인 분석이 함께 들어가서 내용의 균형 감각이 좋았고, 비혼 반대 사유를 꼼꼼하게 반박하여 평소 '결혼해서 아이를 낳아 키워보는 인생의 깊은 경험을 너가 못하다니 아쉽다' 같은 소리를 한 번이라도 들어봤던 독자들이 시원하게 여길 듯하다.
2장은 개인적으로 이 책의 핵심이라고 생각하는데, 다른 장들이 좀 더 생활, 제도에 맞닿아 있는 부분이라 중년 비혼 여성에게 어느 정도 익숙할 법한 내용이라면, 2장은 좀 더 비혼인의 정신적인 부분에 맞닿아 있는 내용이라 평소에 의식하지 않았던 마음을 들여다 볼 수 있는 내용이라 오히려 생경하게 느끼고 좋아할 듯하다.
3장은 비혼의 현재와 노후 대비를 다루는 만큼 다소 무겁게 느껴졌다. 비혼을 지향했었는데 스스로도 괜찮으려나? 그런 생각을 좀 했다.
4장은 제도를 다루는 만큼, 다소 현실과 동떨어진 제도 이야기가 나와 독자들에게 반감을 사기 쉬운데, 워낙 지금 제도가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보니, 그런 느낌을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여성가족부 차관으로 일했던 만큼, 현제 제도를 잘 이해하고 나름 쉽게 풀어서 다룬다는 점에서 좋다.
전체적으로 내부 디자인이 다소 아쉬웠으나, 내용 자체는 아쉬운 부분 없이 깔끔해서 정말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