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미래를 배경으로 하는 일본의 순정만화예요.
작가인 시미즈 레이코는 다양한 소재와 섬세한 그림체, 특유의 분위기 등으로 오랜 시간 인기를 이어온 작가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리 좋아하지 않는 편이에요.
시미즈 레이코의 작품들 대부분이, 온전한 해피엔딩을 좋아하는 입장에서는 편하게 받아들이기 힘든, 미묘한 찝찝함을 남기거든요.
그 때문에 초기의 몇 작품늘 제외하고는 시미즈 레이코의 작품들과는 거리를 둬 왔었죠.
그랬는데, 이 작품의 경우에는 그나마 시미즈 레이코스러움이 덜하다는 의견이 있더라구요.
설정이 무척 흥미롭기도 했구요.
그래서 일단 한번 읽어보기로 했는데, 그 결정이 후회되지 않을 정도로 재미있었어요.
일단 흥미로운 에피소드들이 많았고, 등장인물들도 꽤 매력적이었거든요.
물론, 지나치게 마음 아픈 에피소드들도 여럿 있었고, 유쾌하게만 읽을 수 있는 작품은 아니긴 해요.
그런데, 그동안 감성이 무뎌진 건지, 내성이 생긴 건지, 그냥저냥 넘어갈만 했어요.
* 내용과는 별로 상관 없는 이야기인데, 이 작품 역시 미래를 그려낸 이야기들이 빠질 수 있는 함정을 피해갈 수 없었네요.
대표적인 예를 하나 꼽아보자면, 주인공들이 살고 있는 때는 206x년대인데, 이 사람들이 키패드 달린 폴더폰을 써요.
더 웃긴 건, 201x년대에 그려진 후속작에서는 사과로 추정되는 스마트폰을 사용한다는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