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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백한다, 현대의학을

[도서] 나는 고백한다, 현대의학을

아툴 가완디 저/김미화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누구인지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지만, 이런 얘기를 들은 기억이 있다. “치료하는 의사 중 70%는 자신이 뭐를 하는지 제대로 모르고 치료하는 것이고, 단지 30% 정도만 적어도 뭐를 하는지는 알고 치료하는 것이다.” 그 말을 듣고 나는 지금도 그렇지만, 아프지 않고 사는 게 제일이란 생각을 하고 있다. 인간문명은 발전과 발전을 거듭하여 오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지만, 그렇다고 해도 인간에게 있어 완벽함은 없을 것이다. 세상에 아니 전 우주를 통틀어 완벽한 것은 없다. 난 이것이 진실이라고 본다. 그런데 인간의 지향성과 희망은 언제나 완벽함을 추구한다. 창과 방패의 싸움, 모순의 상황이 여기서 발생한다. 현대의학도 마찬가지이다. 과학의 발전을 통하여 성장한 의학은 완벽하지 않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일단 인간 신체의 작동에 대하여 밝혀진 것은 많으나 모르는 것도 많고, 더구나 질병 발생의 원인과 경과, 치료법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외부에서 병원균이나 환경요인에 의한 질병이 발생하는 것도 너무도 다양하고, 변화무쌍하여 인간의 지식과 과학으로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완벽한 치료법이 있다고 하여도 결국 실행하는 인간이니 어쩔 수 없는 실수를 범할 수 밖에 없다. 치료 행위를 기계에 맞긴다고 하여도 그렇다면 기계는 실수는 하지 않을까? 확률의 문제일뿐 결국 실수는 있게 마련이다. 최근 코로나-19 사례만 보더라도 이런 판단은 명확하다. 코로나-19 유발 바이러스가 어디서 발생한 것인지 치료나 예방 백신은 어떤 것인지 인류는 즉각 대응하지 못하였다. 결국 2년여의 기간이 지난 지금 그 충격에서 서서히 벗어나는 모습이다. 치명률이 높았다면 과연 어떤 결과를 만들어 냈을까? 생각만해도 끔찍이다.

* 그러나 최근엔 변이에 변이를 거듭하여 상황이 오히려 악화되는 것도 같다.

 

이러한 배경을 두고 접하지 않는다고 하여도 이책 ‘나는 고백한다. 현대의학을‘은 그러한 인간의 불완전성에 대한 내용이며, 더구나 인간의 생명을 다루는 의료행위에 있어 그러한 불완전성에 대한 일반 대중의 이해와 응원을 이끌어 낼수 있는 구성이라고 생각된다. 지은이 아툴 가완디의 이력은 그의 인문철학적 성찰과 성취, 그것을 바탕으로 한 의사로서의 마음가짐을 느낄 수 있게 한다. 그는 명문 옥스퍼드에서 인문철학을 공부하였고, 의술을 익혀 하버드에서 의학 박사를 받아 의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틈틈이 활발한 저술도 실천하고 있다. 그의 이러한 인문적 배경은 과학으로서의 의학에 국한되지 않고 인류애, 인간이해, 삶에 대한 자세 및 타인에 대한 인정과 배려 등을 의학에 포함하여 고민하고 실천하는 것으로 보인다. 타고난 재능과 지적 능력으로써의 의술이란 측면보다는 자기희생적 헌신적 노력과 고민이 인간의 삶을 더욱 구해 낼 수 있다는 것을 실제 본인이 경험했던 사실과 그리고 저술을 위해 확보한 근거를 통하여 설명하고 있다. 그러한 그의 주장과 설명에서 난 겸손함을 보았다. 요즘같은 끝갈줄 모르는 자기 잘난 시대에 그의 이력과 성취로 볼 때 그 자기 잘남의 최 극단에 오를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이는 인물의 자기고백적 호소와 성찰은 여느 뛰어난 스승의 가르침보다 와닿는 느낌이 현실적이고 감동스럽다. 당장 자신의 목숨이 경각에 달려 의사에게 달려가 도움을 요청할 때 ? 대부분의 사람들은 의사에게 치료를 받아본 경험이 있을테니 ? 자신이 갖고 있는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여 정성을 다할 것 같은 느낌, 실수를 줄이려 노력하고 발생한 실수에 대하여 스스로 부끄러워하고 더 개선하려고 노력해 왔던 의사의 이력을 알게 되었을 때 다소 안도하며 자신의 신체를 맡길 수 있지 않을까?

 

의학은 어려운 분야다. 의학을 접할 기회를 얻을 수 있는 가능성이 높지 않으며, 기회를 얻는다 하여도 선택한 분야에서 생존하여 적정한 능력을 갖추기도 어렵고, 능력을 갖춘다고 하여도 한 사람의 목숨을 구할 수 있을지 아닐지 더더욱 명확하지도 않다. 같은 병이라 해도 사람의 수만큼 다양한 사례가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며, 예상하지 못한 상황발생 가능성과 또한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병이 등장할 수도 있다. 의사의 도움을 통하여 목숨을 구하기도 하며, 실수로 인하여 또한 건강이 악화되기도 한다. 그러나 가능성은 전자보다 후자가 훨씬 낮다. 그러니 조금만 아파도 병원으로 달려가 의사에 메달리는 것이다. 난 의사의 자기고백적 겸손함이 중요하다고 본다. 평소에 그렇게 생각했고, 이책을 통하여 더욱 확신을 갖게 되었다.의사의 자기고백만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병으로 고통받는 환자도 의사의 인간로서의 한계를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사회 시스템과 선발기준 등으로 그런 의사가 살아 남고 인정받을 수 있도록 일반 대중도 노력해야 한다. 이 책의 원제는 Complications다. 복수접미사가 붙어 ’합병증‘으로 번역하는 게 맞을 거 같다. 삶이건 병이건 사안은 복잡하게 얽히고 설킨다. 복수접미사를 떼면 ’복잡‘으로 번역되는 것은 그런 이유일 것이다. 한글번역 제목이 직접적이긴 하나 저자의 미묘한 심리표현을 담기엔 부족해 보인다. 책의 내용이 그것을 말해주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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