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나이를 먹으면 몸의 유연성이 떨어지고 뻣뻣해진다고들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어렸을 때부터 유연성이라고는 없어서 몸이 레고처럼 목과 손만 돌아가는 수준이었다. 몸이 굳어있으니까 어깨나 목도 자주 결리고, 워낙 유연성이 없다보니 걷기 운동을 할 때도 몸에 무리가 많이 가고 자잘한 부상도 많이 발생하는 것 같다. 그래서 나이를 먹으면서 유연성이 중요하다는 걸 많이 실감하게 된다. 책은 몸이 뻣뻣해지는 원인이 노화가 아니라 스트레칭 부족 때문이라고 말하는데 당장 개인적인 경험만 놓고 보더라도 실제로 이 말이 맞다고 공감하게 된다. 반대로 말하면 스트레칭만 충분히 해주면 나이와 상관없이 몸이 유연해질 수도 있다는 뜻이 되겠다. 그런데 몸에 유연성이 없는 상태에서 무리하게 무작정 스트레칭을 하다보면 허리나 관절에 무리가 가서 위험하다. 아무런 지식이 없이 무작정 유연성을 키우겠다고 스트레칭을 하다가 허리가 나가버린 경험이 있어서 그게 얼마나 나쁜 건지 잘 알고 있다. 스트레칭은 별 것 아니라서 그냥 대충 해주면 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절대 그렇지가 않다
[뻣뻣한 몸이 빠르게 유연해지는 12초 스트레칭]은 무리하지 않고 천천히 시간을 들여 가장 안전한 속도로 몸의 유연성을 키울 수 있게 도와주는 스트레칭 가이드이다. 보통 스트레칭이라고 하면 체조선수들이나 태권도 선수들이 몸을 찢기 위해 다른 사람 등에 올라타서 몸을 늘리고 다리를 찢는 식의 노력과 근성으로 유연성을 키우는 모습을 떠올리게 된다. 너무 아프고 힘든 과정이다. 그러다가 최근에는 아프지만 시원하고, 무리하지 않고 천천히 호흡을 하며 몸을 유연하게 하는 스트레칭법이 많이 유행한다고 한다. 나름대로 개량된 방식이만 최근의 스트레칭법은 몸을 유연하게 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는 단점이 있다고 한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방법은 지금 유행하는 방식에서 또 한단계 더 진화한 방식으로 근막 이완과 PNF 스트레칭이라는 방식을 차용하여 처음 방식보다 아프지도 않고, 무리하지 않으면서, 두번째 방식보다는 훨씬 빠르게 몸을 유연하게 하는 새로운 방식이라고 한다. 저자의 말을 빌리자면 뻣뻣한 몸이 엄청난 속도로 부드러워지는 유연 혁명이라고 한다.
PNF 스트레칭이라는 것은 재활치료 분야에서 활용되던 근육 컨디셔닝 기법이라고 한다. 근육을 강하게 수축했다가 이완하는 방식인데, 뇌의 운동 계열 신경을 자극해서 짧은 시간 내에 근육이나 관절을 각정하는 고급 스트레칭 형태라고 한다. 수용성 신경을 자극해서 유연성을 증가시키는 운동법으로 힘을 주면 그것을 지탱하고 그 자극에 다시 반응하여 순간적인 힘의 범위가 넓어지게 되는 원리라고 하는데 그 메커니즘을 완벽하게 이해하긴 어렵고 그런가보다하는 수준으로 알고 넘어가겠다. 또 한가지 근막 이완이라는 단어가 나온다. 근막은 온몸을 감싸고 있는데 근막의 틀어진 부위를 정상으로 되돌려 근육이나 관절이 올바르게 움직이도록 하는 방식을 근막 이완이라고 한다. 즉, PNF 스트레칭으로 신경을 자극하고 근막 이완으로 근육과 관절을 자극하여 유연성을 키운다는 것으로 이해했다.
책은 총 3장으로 구성되었다. 챕터1에서는 스트레칭을 하기 전에 가볍에 몸을 푸는 준비 운동에 대해 배워보고, 챕터2에서는 목, 어깨, 팔, 등, 가슴, 허벅지, 종아리 등 전신을 12곳으로 나누어서 부위별로 각각 PNF 스트레칭과 근막 이완 스트레칭 두 가지의 스트레칭 방식을 소개하고 있다. 이 챕터2가 가장 중요하고 실제 우리가 보고 따라해야할 스트레칭 방법들이 소개되어 있는 파트이다. 각 부위별로 각 근육의 기능과 그 곳이 경직되는 원인 그리고 유연성이 좋아질 때 얻게 되는 효과를 기술해 놓고, 해당 파트에서 따라할 스트레칭을 통해 자극이 되는 근육은 어떤 부분인지 일러스트를 통해 보여준다. 스트레칭을 통해 유연해지는 근육을 보여주는 것이 좋았는데 그런 걸 모르면 무작정 동작을 따라하게 되지만 이런 정보를 머리 속에 넣어두면 스트레칭을 할 때 지금 어떤 부위가 자극이 된다거나 어떤 부위에 신경을 써야하는지 그림을 그리고 운동을 할 수 있어서 자세를 잡을 때에도 좋고, 여러모로 운동 효과도 커질 것 같다.
PNF 스트레칭의 기본은 저항을 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보통 스트레칭을 하라고 하면 그냥 기지개를 펴듯이 몸을 최대한 쭉 펴기 위해 힘을 주게 되는데 PNF 스트레칭은 오히려 스트레칭으로 늘려주는 반대 방향으로 힘을 주게 된다. 예컨데 고개를 좌우로 땡겨주는 스트레칭이라면 팔로 머리를 잡고 땡겨주면서 목을 스트레칭 해줄 때 고개는 팔로 땡겨주는 반대쪽으로 힘을 줘서 저항값을 주게 된다. 이렇게 했을 때 뇌의 운동 계열 신경이 자극되서 더 운동효과가 크게 된다는 것. 그래서 책에서는 PNF 스트레칭을 뇌과학 접근법이라고 말한다. 아무튼 PNF 스트레칭 파트에서는 기본 동작과 응용 동작(변형 동작)을 각각의 주의사항과 함께 소개해놓고 있고 동작에 따라 혼자하는 법과 파트너와 둘이서 하는 방법도 소개해 놓았다. 근막 스트레칭 파트에서도 기본 동작과 둘이서 하는 동작 등을 소개해 놓고 있다.
챕터3는 상급자용으로 앞뒤로 다리 찢기나 옆으로 다리 찢기, 비둘기 자세, 비엘만 자세 같은 지금으로서는 절대 꿈도 꾸지 못할 여섯가지의 어려운 동작들을 골라서 연습방법을 소개한다. 각각의 운동에는 난이도가 달려 있어서 쉬운 것부터 하나씩 도전해나가면 좋을 것 같다. 물론 상급자용은 챕터2의 스트레칭을 통해 몸이 충분히 유연해진 후에 해야할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많이 받는 질문에 대한 답을 해놓고 있는데 스트레칭을 한다고 살이 빠지지는 않는다고 한다. 이걸 많이 물어보는 것 같은데 근육의 유연성과 기초 대사량은 상관관계가 없기 때문에 스트레칭을 해도 살이 빠지지는 않는다고 하니 좀 아쉽다. 일단 스트레칭은 꾸준하게 따라해야 유연해진 몸이 유지되지 싶다. 우선은 간단히 할 수 있는 어깨와 목 스트레칭을 따라해봤는데 상당히 시원하고 근육이 풀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다릴 찢기나 그런 어려운 스킬까지 가려면 시간이 많이 걸리겠지만 스트레칭의 목적이 꼭 다리찢기는 아니니 너무 그런 것에 매달리기 보다는 유연한 몸을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스트레칭을 해나가는 것이 좋겠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