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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엌에서 물리 찾기 1

[도서] 부엌에서 물리 찾기 1

청유재 사람들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부엌에서 끓이고, 굽고, 혼합하고, 절이는 등의 조리과정에는 화학적인 개념과 원리가 많이 포함되어 있다. 또 맛을 느끼고 재료를 조합하여 특정한 맛을 만드는 과정이라던지 심지어 음식이 상하는 현상에서도 화학을 찾을 수 있다. 이처럼 부엌에서 벌어지는 여러 일들은 화학과 밀접한 관련이 있고 그래서 요리법이나 맛, 영양소 등을 화학적으로 설명하는 책은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그런데 부엌에서 물리를 이야기하는 책은 상대적으로 많지 않은 것 같다. 실제로 부엌 속의 화학이라면 비교적 쉽게 많은 것을 떠올릴 수 있지만 부엌에서 찾을 수 있는 물리개념이라는 것이 뭐가 있을까 생각해보면 언뜻 칼로 자르는 것 말고는 뭐가 더 있는지 쉽게 떠올리기가 힘들다. 하지만 의외로 부엌에서 일어나는 일은 생물학적, 화학적 과정보다 물리학적 과정이 많다고 한다.

 

[부엌에서 물리찾기]는 부엌에서 찾아볼 수 있는 생각지도 못한 여러 물리 법칙과 물리원리를 찾아내어 설명하는 재미있는 물리학책이다. 가족 모두 물리학을 전공한 네 식구가 부엌에서 일을 하면서 떠올린 엉뚱한 질문에 대해 물리에 관한 여러가지 원리들을 자료를 찾아 보완하고 검증하여 그것을 바탕으로 물리적인 결과를 도출하기도 하고 물리에 대해 이야기하는 식이다. 꾼들은 일상생활 속에서도 끊임없이 자신이 전공하는 일들을 떠올리고 전문가의 시각으로 세상을 보는 모양이다. 모든 과학은 "왜?"라는 질문에서 출발하는데 그런 질문이 위대한 발견을 이끌게 된다. 그래서 과학을 하는 사람들은 "왜?"라는 질문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은데 그래서 이 책도 왜 그럴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 속에서 물리에 대해 이야기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저자는 엉뚱한 질문들로부터 과학적 사고를 확장해나가는 법을 배우기 바란다고 말한다.

 

책은 총 4개의 챕터로 되어 있고 각각 칼로 썰기, 불, 물, 달걀이라는 주제로 각각 다양한 질문들을 통해 물리에서의 원리와 개념들을 소개하고 있다. 저자가 제시하는 왜? 라는 질문을 보면 질문 자체가 좀 시시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답을 다 알고 있어서 시시하다는 것이 아니라 너무나 당연하게 여기고 있던 것들이라서 평소에는 조금도 관심을 기울이지도 않았던 것들이기 때문에 시시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가령 부엌에서 쓰는 식칼은 왜 대부분 삼각형일까? 왜 칼날이 날카로워야 잘 잘릴까? 왜 물방울은 동그랗게 뭉치나? 왜 국물이 넘치나? 왜 달걀은‘달걀 모양’일까? 이런 물음을 접한다면 대부분은 "그냥 원래 그런 거 아닌가?" "당연히 그런거지"라는 식의 답을 하게 될 것이다. 너무나 익숙하고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던 것들이라서 애초에 "왜?"라고 궁금해할 생각조차 하지 못했을 질문들이라서 여기에 무슨 물리학적 원리가 숨어있을 거란 생각조차 하지 못한다. 거창하고 깜짝 놀랄만한 질문이 아니라 당연하게 인식되던 것들이라 질문이 성립하게 된다는 생각도 못하다보니 비록 정확한 답을 알지 못하면서도 시시하게 생각되는 것이다. 하지만 시시한 질문에서 재미있고 신기한 물리에 관한 원리를 찾아내는 순간 그것은 더 이상 시시한 질문이 아니라 과학으로 통하는 길이 된다.

 

시시한 질문이라는 말을 했지만 반대로 흥미롭고 바로 호기심을 자극하는 질문들도 있다. 왜 모닥불을 피우면 연기가 내가 있는 쪽으로 오는지, 왜 성냥이 있어도 모닥불을 피우기 어려운지 같은 캠핑을 해본 사람이라면 격하게 공감할만한 질문도 있다. 예능 프로그램을 보면 종종 라이터 없이 불을 피우기 위해 고생하는 것이 나올 때가 있다. 한참을 고생하고도 결국 불피우기를 실패하자 라이타나 성냥을 던져주면 바로 불을 피우고 라이터가 고맙네 어쩌네 호들갑을 떠는데 실제로 불을 피워본 사람이라면 성냥이 있어도 불피우는 게 어렵다는 걸 알고 있을 것이다. 어떤 때는 바로 불이 확 붙는데 어떤 때는 아무리 해도 불이 잘 붙지 않는 것이다. 왜 불이 잘 붙지 않는지를 알기 위해서는 불이 붙는 것에 대한 지식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책은 불이 붙는다는 개념부터 시작해서, 인화점과 착화점, 나무의 굵기, 복사열 등 불이 붙는 현상에 관련된 물리 법칙을 광범위하게 설명하고 있다. 또 불을 피우면 연기가 왜 내쪽으로 오는가에 대한 고찰도 재미있다. 모닥불 뿐만 아니라 고기를 구울 때 나오는 연기도 이상하게 나를 쫓아오는 것 같은데 이것도 모닥불 연기와 같은 원리라고 생각된다. 많은 사람이 공감할텐데 원인은 찬 공기와 뜨거운 공기의 밀도와 부피 차이에 의한 부력과 난류 때문이라고 한다.

 

중간중간 조금 생소한 전문용어들도 나오긴 하지만 그런 걸 전문적으로 소개하는 책은 아니라서 가볍게 설명하고 넘어가고 또 전공서적처럼 딱딱하고 어려운 문장으로 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일상의 쉬운 언어로 되어 있어서 물리책이지만 부담감은 덜하다. 전체적으로 설명 자체는 그리 어렵지 않지만 아무래도 내용이 마냥 쉬운 것은 아니라서 생각을 하면서 읽어야 하기 때문에 아주 술술 읽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비교적 가독성은 높은 편이다. 칼로 썰기 파트는 비교적 쉬운데 갈수록 어려워진다. 중간중간 이해를 돕는 일러스트가 있어서 텍스트로 쭉 나열한 설명을 직관적으로 한눈에 들어오게 해준다. 또 중간중간 집에서 간단히 따라해볼 수 있는 과학 실험도 소개해놓고 있어서 실험을 통해 그 원리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이해할 수 있게 해놓은 것도 재미있다. 마치 초등학교 여름방학 탐구생활에 나오는 실험 같은 것이 떠오른다. 실험들은 어렵지 않고 간단해서 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아이와 함께 해보면 좋을 것 같다. 무엇보다 늘 접하지만 조금도 궁금하게 여기지 않았던 일에 "왜?"라는 질문을 들이대고 거기서 과학적 원리를 찾아낸다는 것이 신기하고 재미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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