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부터 드라마 왕건을 다시보기로 보고 있는데 지금 한창 궁예가 관심법으로 사람을 때려잡는 대목이 나오고 있다. 관심법은 남의 생각을 읽어내는 능력으로 신통력이나 초능력 같은 것으로 다루어 지는 것 같다. 물론 실제로 남의 생각이 보일리는 없지만 뭔가 잘못을 저지른 사람은 궁예가 관심법을 한다고 하면 괜히 움찔거리고 궁예의 눈치를 보는데 궁예는 그런 작은 움직임을 캐치해서 잘못을 추궁하고 그게 어느정도 맞아들어가는 것처럼 드라마에서는 묘사하고 있다. 실제로도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드라마 속에서의 궁예의 관심법이란 프로파일러들이 범죄자들의 표정과 행동에서 심리를 읽어내는 프로파일링과 어딘지 닮아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즉, 궁예의 관심법이란 독심술이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사람들은 상대방의 마음을 읽어내고 싶다는 욕망 때문에 독심술이나 심리학 따위에 관심을 기울인다. 상대방의 마음을 읽어내어 사람과의 관계를 좋은 방향으로 바꾸고 싶은 마음도 있고, 거짓말을 간파하고, 타인의 속마음과 본심을 꿰뚫고, 머릿속을 들여다 보고 심리를 분석하는 마법같은 일을 꿈꾸는데 사실 이렇게 상대의 마음을 읽는 것은 모든 인간관계를 원활하게 하는 커뮤니케이션의 핵심이다. 직장에서나 사회생활을 하는 중에, 심지어 친구나 애인 사이에서도 상대의 마음을 읽고 이해할 수만 있다면 대인관계에서의 실수와 오해를 줄이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사고를 예방할 수도 있을 것이다. 즉, 상대의 마음을 읽는 독심술은 인간관계와 사회생활의 해결사가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처음 공부하는 독심술]은 마음을 읽고 마음을 사로잡는 심리학과 상대의 생각을 꿰뚫어 보는 독심술의 기법을 소개한 책이다. 보통 사람의 마음을 읽고 싶다는 생각에 심리학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많은데 사람들의 기대와는 다르게 심리학은 상대의 속마음을 읽어내는 기술을 알려주는 학문이 아니다. 물론 심리학을 공부하면 사람의 심리와 그것이 행동과 표정 등으로 발현되는 메커니즘 같은 것을 배우기도 하지만 어디까지나 심리학이라는 학문적인 측면으로 접근하므로 실용적인 기술과 테크닉을 배우기는 어렵다. 그러나 이 책은 심리학을 다루기는 하지만 학문적인 측면이 아니라 실용적인 기술을 알려주고 있어서 우리가 기대하는 그런 기술적인 것들을 제대로 배울 수가 있다
책은 말에 숨겨진 심리, 행동에 숨겨진 심리, 스타일에 숨겨진 심리라는 세 파트로 나누고 각 파트를 다시 몇가지의 테마로 묶어 세부적으로 심리학과 독심술 기술을 알아본다. 보통 여러 파트로 나뉘어진 책은 좀더 재미있거나 관심이 가는 파트가 있기 마련인데 이 책은 말, 행동, 스타일 어떤 것도 다 재미있고 모두 관심이 간다. 상대방이 자주 쓰는 말에서 심리와 성격을 알아보는 것은 물론 표정과 몸동작의 작은 특징과 변화에서 심리를 이해하는 법도 신기하고 소지품, 옷차림, 머리 모양, 좋아하는 색상 등의 개인의 개성이 담긴 스타일과 취향에서 개인의 성격과 심리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는 점이 상당히 재미있다.
책에 수록된 독심술 테크닉과 심리학은 전부 한페이지 분량으로 설명을 마무리한다. 앞서도 말했지만 심리학이라는 학문적인 측면이 아니라 실용적인 기술적 측면으로 접근하기 때문에 어렵고 전문적인 심리학 이론은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핵심적인 테크닉과 배경이 되는 심리학의 주요 맥락만 깔끔하게 설명을 하고 있어서 무엇보다 쉽고 이해가 빠르다. 우리가 알고 싶은 것은 테크닉인데 학문적인 이론이 들어가면 재미가 없고 호흡이 느려지게 된다. 그런 점에서 책의 구성이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느껴진다.
설명이 고작 한페이지뿐이라고 하면 그 내용이 부실한 건 아닌지 의심을 할 수도 있겠지만 의외로 한페이지만으로도 기본적인 인간이 심리를 분석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마음을 읽어내고, 그리고 필요에 따라 적절한 예시까지 들어가며 그 기술을 활용하는 방법과 팁을 알아보는 등 꽤나 내용도 충실한 편이다. 우리가 일상에서 실제로 많이 접한 상황이나 주위에서 자주 보아오던 사람의 말과 행동양식, 스타일 등의 구체적 사례를 하나의 주제로 잡아 그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어서 약간 사전을 찾아보듯이 원하는 주제를 찾아 읽을 수 있는 것도 좋다. 내용이 짧아서 가볍게 읽으면서 자신의 경우를 대입해보면 그때 그 사람이 왜 그렇게 행동했고, 그 사람의 마음이 무엇이었는지를 대충 유추해볼 수 있어서 책을 읽는 자체가 의외로 재미있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