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있는 시간이 가장 많은 사람이 나이다보니 한번씩 들여다보게되고 물주게 되고 시간에 비례해 애정이 생기더라.
어느새 빛에 맞춰 화분을 돌리고 환기를 시키고 흙을 찔러가며 물줄 시기를 살핀다. 거창한 것 같지만 잠깐의 일이고 쏟는 정성에 비해 잘 자라주니 기특한 마음에 칭찬의 한마디도 더한다
이렇게 초록이들에게 스며들다보면 내가 그들을 키우는게 아니라 그들이 나를 키우는 듯한 느낌이다. 초록초록한 기운을 담아 나에게 위로와 응원을 건내 줄 때면 나의 삶도 잘 자랄 것같은 희망이 함께 자란다. 바라보기만 해도 싱그러워지는 기분..좋다좋아!!
글들이 나와 비슷한 생각들로 채워져 있어서 반가웠다.
말하기도 글쓰기도 서투른 나는 이런 에세이를 볼 때마다 감탄 또 감탄한다. 그래 내가 하고싶은 말이 바로 이런건데 내가 표현하고픈 문장이 바로 저런건데 하며 말이다.
식물킬러였던 작가님이 식물 반려인으로 성장하는 과정속에서 일상의 위로와 깨달음을 얻고 식물을 키우듯 자신의 삶을 다정하게 가꿔나가는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책을 덮을 때 쯤은 똥손도 화분 하나쯤 들이고 싶어질 거고 화분이 있다면 말을 걸게 될 거고 길가의 수많은 풀과 나무도 그냥 지나칠 수 없게 될 거다!!
공감가는 글귀가 참 많다. 필사를 하며 새겨봐도 좋겠단 생각이 들어 추리고 추린 두개만 남긴다
애써 찾아낸 것이 매일 먹는 사료 알갱이지만 매번 진심으로 찾기 놀이를 하는 봄이처럼, 마당에서도 결국엔 햇살과 바람뿐인 매일이지만 새잎을 더하는 초록들처럼, 비슷하더라도 절대 같을리 없음을 알아챈다면, 달라지는 마음과 마음을 달라지게 하는 것들을 놓치지 않는다면, 모든 날이 저마다 다른 제목으로 기록되는 특별한 시간이 될 거라고, 그렇게 특별해진 매일로 삶이 풍부해질 거라고. (p.138~139)
가지치기는 (앞서도말했지만) 무성함 대신 단단함을 선택한 결정이다. 그래서인지 겉으로도 가지치기를 한 상태가 더 알맞아 보인다. 맥시멈보다 미니멀이 삶의 균형을 이루기도, 자기다워지기도, 그래서 편안해지기도 쉬운 전략이란 사실을 나무는 일찍이 알려주고 있었던 셈이다.( p.1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