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답지만은 않아서, 그러니까 여행
미리 고백하건대 『제 마음대로 살아보겠습니다』는
예쁜 사진과 감성적인 문장이 등장하는 마냥 아름다운 여행기는 아니다.
오히려 여행의 진짜 민낯을 보여주는 책이다.
혼자 떠난 아프리카 봉사 현장에서 꾀죄죄한 모습으로 나무를 심고,
허름한 시멘트벽밖에 없는 열악한 환경에서 샤워를 하고,
때때로 불량품을 팔아먹는 상인과 대치하거나 일부러 빙빙 돌아가는 택시기사와 기 싸움을 벌인다.
그러면서도 주눅 들지 않고 자기 몸보다 훨씬 무거운 배낭을 들쳐 업고
뚜벅뚜벅 자신의 길을 걷는 여행자의 이야기다. 그러니까 아름답지만은 않은 것이다.
하지만 그래서 친근하고, 솔직하고, 재미있다.
*
신간 도서는 아니고! 상상팸 특권으로 한 권의 책을 고를 수 있었는데
이 책이 눈에 확 들어와서 읽어보게 되었다 :)
초반에 짠하다고 본인을 표현했길래 그 이유가 뭐길래? 라고 생각했더니
판자집에서 생활을 하고 ㅠㅠ 화장실도 공용인데다가 집주소가 없다고 한다.
( 어디 골목에서 어떻게 꺾어서 파란대문집이요 이런식으로 구구절절 말해야 했었다고.. )
그리고 밤 9시면 물이 나오지 않고
대문이 삐그덕거려서 본인의 역할을 못했다고 ㅜㅜ
숟가락 하나 꼽아놓는게 잠금의 끝이고 발로 밀어버리면 그냥 열려버리는 문이였는데
그 때문에 걱정이 많은 어머니는 항상 깊은 잠을 이루지 못하셨다고 한다.
신용불량자인 아빠와 이혼을 하고 엄마, 언니, 저자 이렇게 셋이서 살고 있었는데
노숙자가 되어버린 아버지를 마주쳤다고 한다.
자세하게 나와있지는 않지만 아무래도 연락없이 지내는건 아빠와 사이가 좋지 않았을거라 생각되고
( 일단 집에서 줄담배를 피우셨다고 하니............ )
저자가 눈물을 흘리는건 복잡한 감정이 섞여들어갔던게 아닐까 싶다. ㅠㅠ
저자가 형편이 어려운 환경에서 자라다보니 어떻게든 버텨야겠다라는 독기가 있는 것 같았다.
어떻게든 돈을 아껴서 비행기표를 마련하려는 내용이 ㅠㅠ
백화점에서 하루종일 서서 일하는데 점심을 저렇게 밥과 김치 정도로 대충 때우고
그 먹는 시간에서 또 여행을 알아보고는 했으니ㅜㅜ 대단하다고 생각된다.
여행을 꼭 가고 말겠다는 의지도 느껴지고!
그리고 여행가보니 또 느끼는 한국의 소중함.. 빠른 인터넷ㅋㅋㅋㅋㅋㅋㅋ
하필 핸드폰을 잃어버렸는데 카드는 비자카드만 된다고 하고,
저자는 마스터 카드밖에 없어서 언니 카드를 써야 하는데 비번을 몰라서
연락을 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인데
로그인하는데 시간 다쓰는거 ㅠㅠ 너무 웃픈 현실 ㅠㅠㅋㅋㅋㅋ
그냥 순조롭게 흘러가는 여행은 없겠지만, 유독 더 이런 에피소드가 들어가있어서인지
훨씬 더 솔직하고 재미있게 느껴져서 뚝딱 읽을 수 있는 여행기였다.
그리고 저자가 유튜버로 활동하고 있어서 책 끝부분에 다양한 여행기 소개 qr코드가 있어서
그것도 함께 보면 더욱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이다.
* 상상팸 13기로 선정되어 작성된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