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무교다. 딱히 종교는 가지고 있지는 않다. 커밍아웃(?) 인가 하시겠지만 종교인의 이미지가 그렇게 좋지는 않았다. 나에게는 무교이지만 다른 가족들은 불교 신자다. 그렇다 보니 알흠 알흠 듣게 된 분이 법정 스님이시다. 엄마는 아직도 법정 스님의 글들이라면 좋아하신다.
법정 스님을 기리는 시민단체 ‘맑고 향기롭게’는 스님의 미출간 법문과 강연 내용을 엮은 책 ?좋은 말씀?을 펴냈다. 법정 스님께서 생전에 대중 강연을 하러 가셨을 때의 말씀을 그대로 글로 남긴 거라 할 수 있다.
법정 스님은 이 책에서 남을 도우면 도움을 주는 쪽이나 받는 쪽이 다 같이 충만해지지만 받는 쪽보다는 주는 쪽이 더 충만해지며 이것이 나눔의 비밀이라고 말한다. 생전에 '밥값은 하고 가겠다'는 스스로 뜻에 따라 보다 적극적으로 대중에게 다가서며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고자 했던 스님의 발자취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하지만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은 청정한 존재로서 희구하는 올바른 길과 속인으로서 갖게 되는 욕구 사이에서 길을 잃고 만다. 어느 글들이건 허투루 읽을 그들은 없는 것처럼 느껴졌다.
이 책에는 지난 1994년부터 2008년까지 법정 스님이 법회와 대중 강연을 통해 전한 나눔의 메시지와 치유의 길, 인간다운 삶에 대한 언급이 담겨 있다. 스님은 살아가는 일이란 무언가를 더하고 보태는 것이 아니라 덜어내고 버리는 것이며, 본래 우리가 지니고 있는 아름다움과 청정함을 캐내는 것이라고 말한다.
환경 운동 등 사회운동가로서 발걸음을 시작한 스님의 인간적인 면모와 수행으로서의 자세도 만날 수 있다. 법정 스님 10주기를 맞아 스님의 미공개 법문과 강연을 담은 ?좋은 말씀?이 출간됐다. 스님의 뜻을 이어온 사단법인 '맑고 향기롭게'가 그의 말씀을 묶어 냈다.
자연을 파괴하는 행위가 우리의 육신이 돌아가 쉴 고향을 무너뜨리는 동시에 우리 영혼을 망가뜨리는 일이라고도 경고한다. 우리 곁을 떠나가신 분이시지만 아직도 대중은 법정 스님을 마지막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이들이 있다고 본다. 그리고 법정 스님이 남기신 생각들이 10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도 빛을 발하는 글들이 되는 것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