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마다 사연이 있는 색깔들이 하나쯤 있을 것이다.
난 파란색에 대한 추억을 하나 갖고 있다. 내가 아이를 갖고 처음 태교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난 책을 택했다. 육아서적, 조기교육, 적기교육, 등 첫 아이를 잘 키워보고자 정말 많은 책을 탐독했던 어느날, 색과 관련된 책을 접하게되었다. 아이 방에는 파란 벽지가 좋다는 글을 읽었다. 아이의 창의성에 좋고, 집중하기에는 파란색이 좋다는 글귀였다. 당장 실천해보고 싶었지만, '벽지는 무리고 블라인드만이라도 해야지' 했던 9년전 그때.
그리고 최근엔 ≪돈의 운≫ 이라는 책을 읽고 주방에 있는 빨간색은 모조리 정리했던 기억이 있다. (참고로 이 책은 주방엔 불을 많이 써서 빨간색기운이 강해 빨간 물건을 쓰면 불의 기운이 더 강해진다고 한다. 이게 왜 문제가 되냐면, 돈은 노란색인 금의 기운인데, 불의 기운이 강하면 금이 다 녹아서 돈이 안 붙는다는 내용으로 돈이 붙는 운은 스스로 만들 수 있다는 내용의 책이다.) 처음 읽을 땐, 미신적인 부분이 대분이여서 '도대체 이걸 누가 믿고 따라하지?' 라고 봤는데, 그 책을 다 읽고 나선 나도 모르게 주방에서 빨간색을 다 빼버렸다. ㅋㅋ 밑져봐야 본전이라지 않나? ^^
나는 그렇게 색과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되었다.
→ 닭을 보라색으로 물들일 수 밖에 없었던 사연, 빨간 눈 개구리의 이야기등 저자는 색에 이야기를 입혔다.
이야기를 품은 색들
<컬러애 물들다>의 저자 밥 햄블리는 어릴때부터 학용품에 관심이 많았다. 그 중에서도 12색 로랑티앵 색연필을 시작으로 36색, 48색, 64색 매직펜, 그리고 그림 채색에 필요한 수채화 물감, 아크릴 물감, 구아슈 물감, 유화 물감을 수집하며 그리고 싶은 그림을 마음껏 그렸다고 한다. 이를 계기로 미술 학교에 진학하고 색 이론 수업을 들으며, 예술가로서, 디자이너로서 성공할 수 있게 되었다.
색감은 스치듯 지나더라도 순간의 강렬함, 은은하게 스미는 우아함, 품격을 갖춘 고귀함 등 글로 설명할 수 없는 분위기를 자아낸다. 여기에 더해 우리가 느낄 수 있는 감성과 감정 기분까지 자극한다. (...) 자연의 색이 우리에게 끼치는 영향, 일상에 깃든 색에서 받는 자극은 우리를 환상과 신비의 세계로 데려간다. (책 17쪽)
이 책에서 저자는 색이 들려주는 문화와 전통, 역사와 자연의 섭리, 색깔에 대한 호기심을 충족시켜주고 있다. 색에 관심이 많던 나는 그렇게 이 책 속으로 빠져들게 되었다.
색에 대한 기본 지식
2022년 올해의 색은 무엇일까? 그것을 발표하는 곳은?
공식적으로 올해의 색은 팬톤이라는 색채 연구기업이 매년 12월에 다음 해의 색을 선정하고 발표한다. (...) 선정된 색이 모든 사람의 마음에 와닿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해의 디자인이나 산업에서 주목할 만한 색임은 틀림없다. (책 20쪽)
색을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곳은 팬톤이라는 색채 연구기업이다. 2022년 올해의 색은 '베리페리'색이다. 연보라쯤 되는 색인데, 네이버에서 검색하면, 머리 염색이나, 가디건등의 이미지를 검색 결과로 볼 수 있다. 공식적으로 발표해서 다 좋아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색에도 호불호가 나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의 색이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하니, 기본으로 알고 있어야 할 듯하다.
→ 색의 어원 '터키석' ( 터키석의 명칭이 '터키에서 전해진 돌'이라는 뜻으로 쓰인다면 이는 잘못된 사실이다. 이 푸른 돌의 원산지는 이란이기 때문이다. )
색의 깜짝 놀랄 반전 이야기
항공기의 블랙박스는 검은색일까?
블랙박스는 대부분 비행기 꼬리 밑 부분에 설치된다. 이유는 비행기가 추락했을 때 가장 충격을 적게 받는 곳이기 때문이다. 밝은 주황색인 이유도 사고현장에서 쉽게 발견하기 위함이다. (책 116쪽)
블랙박스의 색은 주황색의 작은 발전기에 가까우며, 비행기록장치와 조종실음성기록장치 두 가지 요소로 구성되어있다고 한다. 주황색이면서 왜 블랙이라는 용어를 붙였을까? 이 용어의 기원에는 몇 가지의 가설이 있다. 2차 세계대전 중 검은색 금속 상자에 덮여 있었기 때문이라는 설이 유력하다는데, 전파 반사를 막기 위해 무광의 검은색칠을 했다고 전해진다고 한다.
→ 블랙박스는 주황색이라는 놀라운 반전과 블랙박스가 있는 곳과 그 기능에 대해서도 알 수 있다.
세상에 핑크빛 모래가 있다는게 실화? 물고기 배설물 모래도 ?
해변을 이루는 가장 특이한 물질은 하와이의 하얀모래 해변에서 찾을 수 있다. 이 유명한 하얀 모래가 무엇으로 만들어졌는지 아는가? 놀랍게도 파랑비늘돔의 배설물이다. 혹시라도 이 해변을 방문할 일이 있다면 집으로 가기전에 꼭 샤워를 하고 가야 한다는 점을 명심하길 바란다. (책 153쪽)
카리브해, 그리스, 스페인의 몇몇 해변은 핑크빛껍질의 유공충 때문에 불그스레한 핑크빛을 띤다. 화산 광물과 용암 파편으로 이루어진 검은 모래 해변은 하와이에 있다. 그리고 파랑비늘돔의 배설물로 된 하와이의 하얀모래 해변등 해변의 모래색이 참 가지각색이다. 색에 숨겨진 신비함에 놀라울 따름이다.
→ 핑크 모래 해변, 검은 모래 해변, 하얀 모래 해변 등의 각양각색인 해변들
색과 밀접한 우리 생활
색은 우리 일상에 가장 밀접하게 연관 되어있다.
빨간색 펜을 사용하면 학생을 위축시킬 뿐 아니라 선생님과 학생의 관계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한다. 이러한 연구 결과가 나오자 미국과 영국의 몇몇 학교는 채점하거나 성적을 매길 때 빨간색 잉크 사용을 금지하고 덜 자극적인 색을 사용하도록 권고했다. (책 171쪽)
둘째가 올해 초등학교 1학년에 들어갔다. 이제 문제집의 세계로 뛰어들어간 녀석. 둘째는 유난히 틀리면 긋는 빨간펜을 못 견뎌해 한다. 빨간색이 주는 경고, 분노, 주의, 당혹감 같은 느낌을 주기 때문이였을까. 이제부턴 초록색으로 채점을 대신해 보기로 다짐해본다.
어쩌면 이 책을 통해 배울 수 있었던 건 색에 대한 유익한 정보뿐 아니라 살아가면서 꼭 필요한 삶의 교훈같은 것도 있었음을 깨닫는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성실히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