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정가제가 시행되는 그해. 많은 이들이 세일 할 때 책을 사야한다고 술렁거렸다. 그 중심에 내 마음도 흔들거리고 있었니, 싸고 괜찮은 책들을 꼭 갖겠다는 목표로 눈에 쌍심지를 켜고 도서를 살펴보고 있었다. 그러다 보인 홍익 출판사에서 나온 논어, 맹자, 법구경, 손자병법, 명심보감등 15권정도의 전집을 싸게 구매할 수 있었다.
책을 읽는 사람이라면 응당 논어, 맹자, 대학, 소학등을 읽어야 한다는 어설픈 지식이 한데 섞여 싸게 구매했다고 그 당시엔 좋아라 했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그 책들은 여전히 새 책처럼 신주단지 모시듯 보지 않은 게 아니라 못 보고 있는 중이다. 나에겐 너무 어려웠다......ㅜㅜ
몇 년에 한 번 씩은 논어를 제대로 읽어 보자 꿈틀거리는 마음에 그때 산 책을 펴보았지만, 해석과 한문을 따로 구성해 놓은 덕에 매번 1장만 보곤 덮어버렸다. 출판년도가 2011년판이니 오래도 되었다. 물론 지금은 새롭게 재구성되어 한문과 해석을 같이 보기 쉽게 바꾸어 보기는 좋으나, 같은 책을 사기엔 돈이 아깝기도 하고, 또 사고 안 보면 어쩌지란 생각에 쉬이 손이 가지 않는 터에 <나는 불안할 때 논어를 읽는다>를 접하게 되었다.
학이, 위정, 팔일
이 책은 논어의 20편 중 제1편부터 시작해 3편(학이, 위정, 팔일) 을 1권으로 묶어 세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논어의 전체적인 흐름이 수록되어 있는 다른 출판사의 논어를 참고하시길 바란다.
<논어>의 제1편 제목은 '학이' 이다. 공자의 후세들은 <논어>를 총 20편으로 구성했다. 그리고 첫 문장에 나오는 단어를 제목으로 삼아 20개의 소제목을 달았다. (책 24쪽)
(논어. 공자 지음. 김형찬 옮김. 홍익출판사. 2011)
* 사진이 문제될 시 삭제하겠습니다.
위 사진에서 보듯이 내가 가지고 있는 홍익출판의 <논어>는 20편 모두를 1권에 모두 소개했다면, 미디어숲에서 나온 <나는 불안할 때 논어를 읽는다>는 중국인 판덩이 학이, 위장, 팔일 3편만을 한권에 소개했다는 차이점이 있다. 저자 판덩의 논어 소개는 그렇게 끝이 나는 것이 아니라 길게 보아야 할 것이다. 이 책이 1권이 될 것이고, 그 이후에 나온 책 <나를 살리는 논어 한마디> 가 2권, 그리고 3권이 출간 예정에 있다.
한문, 독음 그리고 뜻
논어의 말씀을 세세하게 나누어 처음들어가는 문장엔 한문의 해석, 한문, 그리고 독음을 소개하고, 저자의 생각과 논어의 뜻풀이를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다.
(제1편 학이 中 불환인지부기지 설명 / 책 113쪽)
공자는 '자신을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했다. 현재도 마찬가지지만, 당시의 지식인들은 이런 면에 무척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우리가 걱정해야 하는 것은 원인이지 결과가 아니다. 결과는 엎질러진 물이며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이다.(...) 자신의 영향권 안의 일에 관심을 가지고 자신이 바꿀 수 있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 (책 115쪽)
저자 판덩은 <논어>를 깊게 파헤쳐 다른 이들의 의견과는 다름도 있음을 밝히고, 그가 해석한 것과 다른이들의 해석을 비교한 문장들이 몇 몇 눈에 띄었다. 하나의 한문에 여러가지의 뜻이 있을 수 있으며, 더구나 2천년가까운 세월이 흐르고, 그의 제자들이 공자의 말씀을 들은데로 엮었으니, 그 의미가 꼭 이러하다 라는 정답이 있을 수는 없을 터. 하지만 이 글을 읽다보니 저자가 얼마나 논어에 조예가 깊은지 알게 되었고, 그글에 대한 신빙성까지 더해졌다.
이 책에 바라는 바가 있다면 하나하나의 한자에 대한 음과뜻까지 더해졌으면 하는 무지한 나의 바램일 뿐. 이 이유만 없다면, 이 책은 논어를 해석한 책 중 으뜸이 될 만하다고 본다. 제목만 보고는 '나는 지금 모든 것이 불안한데, 논어를 읽으면 불안이 없어질까' 란 생각으로 시작한 독서이지만, 지금은 그저 이 책을 읽고 논어의 글대로 실천하며 살고 싶은 마음으로 바뀐 듯 하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성실히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