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이야기를 한다는 건 내가 특정 언어와 언제 처음 사랑에 빠졌는지, 문학이나 과학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나는 인생에서 무엇을 포기하지 못하고 어디에서 기쁨을 길어내는 사람인지를 고백하는 것과 마찬가지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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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실 불을 끄고 집으로 가던 길, 안 풀리던 문장이 조금씩 나아지던 순간에 했던 혼잣말들이 또 다시 눈처럼 소복이 쌓여갈 즈음 두 명의 여성 번역가가 편지로 대화를 나눠보자는 제안을 받았다. 주말에 고민하던 중 만약 내가 이 프로젝트를 한다면 반드시 이 친구와 하고 싶다고 생각했고 메일을 보내려는 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