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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아도 존재하고 있습니다

[도서] 보이지 않아도 존재하고 있습니다

김범준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물리학자의 '세상'에 관한 책 <보이지 않아도 존재하고 있습니다>를 읽었다. 매진하는 분야에 따라 세상을 이해하는 프레임이 달라지는 법. 물리학자는 과연 어떤 생각을 하며 살아갈까? <알쓸신잡>으로 얼굴을 알리고, 전작 <세상물정의 물리학>과 <관계의 과학>으로 ‘생각보다 멀지 않은 물리학’을 소개해온 김범준 교수의 책이다. 이번 신간에 대해 저자는 직접 “이 책이 과학책인지 과학책이 아닌지 헷갈리는 부분도 있다”고 했다. 도대체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까?

 

책은 ‘나와 세계의 연결고리’라는 부제를 갖고 있다. 세계를 구성하는 처음, 흐름, 사과, 역설, 틈새, 성공, 경험 등의 ‘키워드’를 물리학으로 풀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성공’을 설명하기 위해 저자는 ‘최적화’와 ‘국소적 탐색’, ‘상전이’ 개념을 끌어온다. 원하는 분야에서 가장 높은 곳에 올라가는 것이 성공이라면, 제한조건 하에서 가장 높은 곳이 어디인지 찾는 건 ‘최적화’의 문제이고, 주변을 한 걸음씩 조심스레 디뎌보며 이 길을 가도 되는지 확인하는 것은 ‘국소적 탐색’의 일환이라는 설명이다. 또, 실패 혹은 시행착오의 반복을 ‘그 길로 가지 말았어야 한다는 것도 어쨌든 가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p.73)며 물이 끓어 수증기가 되듯 물질의 특성이 급격히 변하는 ‘상전이’로 이해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더 나아가 ‘꼰대’에 대해서는 둘 사이의 관계를 재는 함수 ‘상관함수’를 빗댄다. 시간 t의 간격으로 어떤 양을 측정하고 둘 사이의 상관관계를 잰 것이 상관함수로, 만약 거리 x의 간격으로 어떤 양을 측정해 거리를 잰다면 ‘거리 상관함수’(p.157)라고 한단다. 판단 기준이 형성된 시간과 공간상의 위치를 원점 (0,0)으로 정의하고, 시공간의 위치가 원점으로부터 (t,x)로 떨어진 지금 이곳의 상황을 (0,0)에서 형성된 기준으로 판단하려는 것, 이것이 저자가 말하는 ‘꼰대’다. 이 외에도 저자는 멘델레예프의 주기율표 ‘빈칸’을 보며 ‘모름’을 인정하는 태도를, ‘무’를 빅뱅의 시작과 연결해 ‘처음’으로 빗댄다. 

 

책은 다양한 물리학 개념과 법칙 등을 설명한다. 그리고 이것들은 모두 ‘과학이 아닌 것’들과 섞인다. 다른 얘기를 하지만 종국에는 같은 얘기였다고나 할까. 저자는 ‘우리의 삶이 그렇듯 모든 것을 둘로 딱 나눠 구분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서문에서 말한다. 물리학은 우리 주위에서 일어나는 모든 자연 현상들의 법칙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어쩌면 ‘모든 현상들’을 다루는 물리학자기에 작가는 우리 주변의 모든 현상과 개념, 사물을 ‘관찰’하고 ‘서술’할 수 있었는지 모른다. 과학은 결코 삶과 동떨어져 있지 않다. 과학자들만의 영역인것도 아니다. 그 사실을 물리학자 김범준이 <보이지 않아도 존재하고 있습니다>를 통해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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