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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의 법칙

[도서] 야생의 법칙

김희철 글/우지현 그림

내용 평점 2점

구성 평점 3점

현재 KBS TV 감독으로 일하고 있다는 저자의 창작동화다. 공중파 감독이 그려낸 어린이용 동화 세계는 어떤 모습일까? 책에는 다섯 마리의 주요 동물이 등장한다. 문맹곰으로 불리는 '까막곰', 사서의 아들 '뜽딴이', 뚱딴이 엄마 곰 '지리산 사서', 청솔모 '살랑이', 까막곰 엄마 '하트', 인간과 사탕을 좋아하는 '얼쩡이'다. 책은 지리산을 '도서관'으로 반달곰을 '사서'로 설정했다고 소개한다. 지리산이 보여주는 자연의 변화무쌍함을 곰을 통해 알리려는 걸까? 책은 예상을 벗어났다. 

 

까막곰은 사육사에 의해 길러졌다. 자연 속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모르는 까막곰을 뚱딴이와 지리산 사서는 '문맹곰'이라 부른다. 책은 이 까막곰이 여러 사건을 통해서 '문명화(책에서 실제로 이런 표현을 쓴다)' 되는 과정을 그린다. 문명화는 나뭇가지의 반동을 이용하여 나무 오르기, 도토리가 많은 곳을 찾아내기, 더 나아가 지리산을 관리하는 사서가 되고 싶어하기(p.141) 등을 말한다. 

 

책은 중구난방이다. 사서가 갑자기 인간에게 납치를 당하고, 까막곰과 뚱딴이는 사서를 구하려 애쓴다. 인간에게 직접 잡히겠다는 결기마저 보여준다. 그러다 겨울이 되어 두 곰은 겨울잠 잘 장소를 물색했는데, 얼쩡이와 교배를 통해 새끼를 밴 까막곰 엄마에게 그 곳을 빼앗기고 만다. 이후 갑자기 멀쩡해져서 사서 엄마가 나타난다...

 

동물들의 의인화는 흥미롭다. 또 지리산을 '도서관'으로, 그 생태 안에서 모든 것을 알고 있는 뚱딴이 엄마를 '사서'로 설정한 점도 재미있다. 그러나 책은 개연성이 부족하다. 천왕봉에 대한 언급 외에는 지리산이 배경이 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알 수 없고, 사서 곰이 어떻게 다른 곰들과 달리 특별히 지리산을 잘 알게 되었는지도 알 수 없다. 무엇보다도 책은 뚱딴이와 까막곰이 각종 역경을 이겨내 깨달은 내용을 '야생의 법칙'이라는 내용으로 요약하는데, 이 마저도 '떼 지어 몰려다니는 이들의 우두머리에게는 체면을 세워 줄 것', '일감을 줄 땐 일찌감치 급여도 줄 것' 등으로 책의 대상자인 아이들에게 교훈이라고 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종국에 책은 '문맹곰'이었던 까막곰이 직접 '사서'가 되는 것으로 끝맺는다. 저자는 사육사와 자연을 대조시켜 '문맹'과 '문명'으로 연결했다. 그러나 내용과 흐름이 의도를 따라가지 못한 것으로 읽혔다. 등장 동물들에 대한 소개나 지리산 반달곰의 특성만 담아냈다면 어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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