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전쟁 영화를 보고나면 참 아픈 잔상이 남는다. 영화 '적과의 동침' 역시 마찬가지다. 북한군은 남한으로 침략해나오면서 '인민해방'을 이룰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해방을 꿈꿨던 그 공간에서 사람들은 해방받을 이유가 없었다. 남한 사람들 역시 일제시대도 거치고, 이번에 전쟁까지 거치면서 '내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이후에 개봉한 '고지전' 에서는 남한과 북한의 구분없이 그저 '일개 군인들'이 겪었던 고난이 위주로 전해진다면, '적과의 동침'은 보다 넓은 분야로 '사람들'의 모습이 그려진다. 그들은 전쟁 속에서 하루하루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학생 출신인 군인들은 자신의 아버지 뻘, 어머니 뻘, 할아버지 뻘, 할머니 뻘을 바라보면서 마음을 바꿔나간다. 또, 마을 사람들 역시 조금조금씩 '사람'으로 마주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모든 '전쟁'은 희생의 모습을 보여준다. 눈에 보였던 사람들 중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영화속에서 죽어나갔다. 아프고, 다치고, 꺠지는 소시민들의 모습이 계속 등장한다. '모든 전쟁은 아프다.' 그래서 전쟁영화를 보면 가슴이 따끔따끔해져온다. 부디 내가 내 눈으로 전쟁을 뉴스로라도 접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