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도시> 그곳은 ‘고도’라고 부른다. 귀신의 길, 죽은 자의 길, 혼령의 길, 나무그림자의 길 혹은 신의 통행로라고도 한다. 현실 세계 속에 섞여 있으면서도 현실세계와는 분명하게 분리되어 있는 아주 미스터리한 공간이다. 그곳은 헤아릴 수도 없이 까마득한 옛날부터 존재했으며, 오직 신들이나 요괴, 일부 허락된 인간만이 출입할 수 있다. 내가 처음 그곳에 발을 들여놓은 것은 일곱 살 때로, 아빠와 함께 벚꽃놀이를 갔을 때의 일이었다. 인파속에서 아빠를 놓치고 미아가 된 나는 길을 헤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