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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rry Potter Paperback Boxed Set Book 1-7 : 해리 포터 7권 박스 세트 (미국판)

[외서] Harry Potter Paperback Boxed Set Book 1-7 : 해리 포터 7권 박스 세트 (미국판)

J. K. Rowling, Mary GrandPre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해리 포터 시리즈가 7부를 끝으로 완간되었다. 나는 해리를 읽으며, 해리와 더불어, 한 10년 가까이 그 아이의 성장을 지켜보았다. 현재 30대 후반인 내가 읽어도 이렇게 재미있고 가슴 뭉클한데, 정말 10세 정도에 1부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을 읽기 시작하여 해리와 비슷한 속도로 성장하여 이제 막 20살이 된 어린 친구들은 얼마나 감회가 새로울까! 이들이 부럽다. 이렇게 재미있는 성장소설 시리즈와 함께 10대의 질풍노도의 시절을 보내다니 말이지.

 

내가 해리 포터 시리즈에서 흥미를 가지고 있는 점은 아래와 같다.

 

우선, 이 시리즈는 현대 영국을 배경으로한 판타지소설인데, 허황된 마술 장난으로 일관하지는 않는다. 해리는 좋은 혈통의 마법사 부모아래 출생하지만, 어려서 부모를 잃고, 이모집에 맡겨져 사랑받지 못하고 성장한다. 이후 호그와트에 입학하지만 시리즈 단계에 따라 1년에 1번씩은 목숨이 위태로운 모험을 겪는다. 그 과정에 조력자들을 많이 만나지만, 성장소설의 도식처럼, 그들과 사별을 통해 성숙하게 된다. 5편 <불사조 기사단>에서는 대부 시리우스 블랙을, 6부 <혼혈 왕자>에서는 덤블도어 교장을 잃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끝내 해리는 볼드몰트를 물리치고 자신이 친구와 학교, 자신의 세계를 지키고 살아남아 어른으로 성장한다. 이러한 소설의 구조는 신화속 영웅의 일대기 구조, 일반적인 성장소설의 구조와 정확히 일치한다.

 

이러한 구조를 보면, 작가는 우리의 현실과 다른 마법사 세계에 빗대어 어린이가 어떻게 어른으로 성장해야 하는가,하는 문제를 재미있게 들려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이름을 불러서는 안될 그분 따위가 어디 있겠는가. 소년은 성장하면서, 변모하는 자신을 받아들이기가 어렵다. 그에게 무서운 상대는 바로 자신 내면의 어둠이다. 소설에서 주인공 해리와 같은 운명을 지닌 볼드몰트의 존재가 의미하는 바가 바로 그것이다. 소년은 부모, 교사 등 주위 어른들의 도움으로 성장기의 어두운 현실과 맞서게 된다. 그러나 그들은 소년 곁에 영원히 함께 해 줄 수 없는 존재. 언젠가 소년은 어른으로 혼자 세상에 나서야 한다. 소설에서 해리의 부모도, 시리우스도, 덤블도어도 다 죽음으로 해리의 곁을 떠나게 된다. 이러한 주위 어른과 이별 과정을 통해 절망에 빠졌던 소년은 스스로 해답을 찾고자 몸부림친다. 자신에 대한 믿음과 친구들의 우정에 힘입어, 드디어 자신 내부의 어두운 면을 극복하고 완전한 어른으로 거듭나게 된다. 

 

이런 인간의 성장과정의 중요한 시기를 어린 마법사의 모험을 통해 흥미진진하게 보여주었기에, 우리가 이 소설 시리즈에 빠져드는 것이 아닐까. 같은 고아 처지이면서 자기 내면의 어둠을 극복하지 못하고, 해리와 다른 성장의 길을 간 톰 리들과 비교해 보면 더욱 이 성장소설이 주는 메시지가 뚜렷해진다. 그리고, 해리가 7부 마지막까지 증오했던 존재인 스네이프 교수의 역할을 보면, 아이의 성장에서 아이를 사랑하지만 악역을 맡을 수 밖에 없는 어른들의 딜레마도 보인다. 찌질이 네빌의 극적 반전도 얼마나 교훈적인가! 

 

다음으로, 이 시리즈는 서구사회의 신화와 전승, 오컬티즘을 재미있게 보여준다. 1편 <마법사의 돌>에 중요한 소재로 등장하는 그 돌, '철학자의 돌'혹은'현자의 돌'이라 불리는, 연금술에서 중요한 영생불사약이다. 호그와트의 교과서 저자로 등장하는 니콜라스 플라멜은 실존인물로, 역사상 유명한 연금술사이다. 켄타우로스 족인 점성술 교수 피렌체, 인어 세일렌의 존재 등 그리스 로마 신화도, 오딘이 만들었다고 하는 고대 룬 문자 등 북구 신화도 많이 소개된다. 기독교 전파 이전 켈트족이 믿었던 드루이드교의 관습도 소개되고, 중세 오컬티즘 요소도 보인다. 정말 작가가 방대한 독서이력의 소유자임을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성장소설이나 신화 관련 요소들을 떠나, 난 이 소설에서 마법세계를 통해서 우리 현실세계를 해석해 보이는 관점이 좋다. 예를 들어 자신이 두려워하는 모습의 환상이 떠오르면, 그것을 우습게 상상하여 물리치는 '리디큘러스'마법 같은 것. 실제로 우울하고 괴로울 때 써볼만하지 않은가. 또 아즈카반의 간수, 디멘터의 존재는 어떠한가. 나는 공연히 쓸쓸하고 춥고 외로워지면 생각한다. 아, 지금 내 근처에 디멘터가 와 있구나, 하고. 이 점이 나란 인간은 왜 이 모양인가, 하고 머리 쥐어뜯는 것 보다 훨씬 정신건강에 좋다. 후훗.

 

해리 포터, 시리즈는 끝났고 영화도 한 편밖에 안 남았다. 게다가 나는 법정 성인이 된 지도 거의 20년이나 지난 늙은 독자였다. 하지만 나는 해리와 함께 보낸 지난 10년을 늘 자랑스럽게 나의 어린 친구들에게 말해줄 것이다.

 

* 사족 : 해리 포터 시리즈 목록

해리 포터 1편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

해리 포터 2편 <해리 포터와 비밀의 방>

해리 포터 3편 <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

해리 포터 4편 <해리 포터와 불의 잔>

해리 포터 5편 <해리 포터와 불사조 기사단>

해리 포터 6편 <해리 포터와 혼혈 왕자>

해리 포터 7편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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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억의집

    캬아악~~~ 저도 해리의 열혈팬이에요. 진짜 재밌죠. 전 2002년부터 해리포터 읽기 시작해서 07년까지 저 시리즈 기다리면서 읽었어요. 02년경이 해리 포터 시리즈 3인가 4까지 나온 때라 다음 시리즈 나올 때마다 기다리는 감흥이 남달았다는. 진짜 재밌게 읽은 어린이 성장소설이었지라우~~~ 롤링이 어쩜 저렇게 글을 재밌게 잘 쓰는지..전 해리의 성장과 볼트모트의 성장에 대해 잘 생각해 보지 않았는데, 드레스님의 시각으로 보니 해석이 딱 맞아 떨어지네요. 그러니 저 책 아닌게 아니라 10년을 내리 함께한 친구들은 얼마나 행복하고 지금 대학생이 다 되어있겠네요^^

    2009.09.15 08:54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껌정드레스

      전 1999년부터 읽기 시작했어요. 그전에는 그냥 애들 판타지인줄 알고 안 보았는데 우연히 집어들어 읽으니 참 괜찮았어요. 그때가 아래 쓴 <헤르메스의 기둥>2번째 읽던 때여서, '마법사의 돌'과 연금술 관련해서 재미있게 읽었거든요. 성장기 10년을 해리와 같이 보낸 어린 친구들, 질투나요. 저는 10대에 읽은, 기억나는 성장소설이 <나의 라임오렌지나무>,<데미안><수레바퀴 아래서>였거든요.

      2009.09.16 09:39
  • 문학수첩에서 발간된 해리 시리즈만 갖고 있는데, 껌정님께선 외서를 보셨군요. 저렇게 패키지로 출간된 것을 보니 또 슬슬 욕심이 생깁니다. 해리포터 위대한 소설이죠. 아~~ 추천 한 방!!

    2009.09.15 17:56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껌정드레스

      줄거리를 제외하고 이 책에서 다루는 내용을 보면 작가가 서구 문화 전반에 걸쳐 폭넓게 독서한 사람 같아요. 아니면, 서구인이어서 서구 신화나 민간전승에 편하게 접할 수 있어서 그런가요?

      2009.09.16 09:41
    • 기억의집

      그녀가 서구인이라고 해도 저런 재미난 상상력은 쉽게 나오지 않을 거 같아요. 한번 들면 절대로 못 내려 놓는 그녀만의 마력~

      2009.09.16 09:56
    • 파워블로그 껌정드레스

      구성면을 보면, 1부에 벌써 2-7부, 결말까지 사용할 복선을 다 깔아놓고 있는 것이,,, 놀라워요.

      2009.09.18 20:12
  • 파로

    질문 : 원서로 읽는 것과 번역서로 읽는 것, 그 느낌이 많이 다른가요..원어의 이해정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어떤 이는 원서로 읽어도 그 원어가 (읽는 사람의)모국어를 넘어서지 못하기 때문에, 그러니까 영어로 읽는다해도 한국어로 생각하는 사람이면 자연스레 한국어로 번역되어져서 이해하기 때문에, 잘 된 번역본을 읽는 것보다 나을 것이 없다는 말을 들었어요. 그런 것도 같지만...아이 영어 동화책을 봐도 어쨌거나 느낌이 틀리더라구요. 그래서..역시 원서로 읽을 수만 있다면 그게 더 좋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요즘 하루키의 <1Q84>를 읽고 있는데 같은 사무실의 후배가 일본어로된 이 소설을 읽고 있어서 좀 부럽기도 하고, 소설의 특정 단어가 원서에서는 어떤 단어로 씌였는지 물어보기도 합니다.

    2009.09.16 17:07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껌정드레스

      해리 포터는, 영어보다 소설 중 마법주문으로 쓰인 라틴어가 더 걸렸어요. 저는 쉬운 단어 나오는 소설이나 조금 읽는 정도 실력이지만, 대구, 운율감이 중요한 문장은 당연 원문으로보는 게 좋을듯합니다. 어휴, 전문 용어 등장하는 원서는 엄두도 못내요. 그 시간에 번역본 5권 읽는 게 낫다는 무지한 생각을 갖고 있긴 하지만, <로마제국쇠망사>를 원서로 읽으려는 생각은 갖고 있습니다.
      참, 아기 있으시죠? 초등 고학년만 되어도 요즘 영어학원에서는 문제집 풀지않고 소설원서 읽히거든요. 리딩 튜터 독해나 하던 우리 때와 달라요. 지오 덕분에라도 곧 5,6년 후면 파로님 댁 서가에 원서가 마구마구 쌓여갈 걸요?

      2009.09.17 09:52
    • 파로

      아, 그렇군요. 아이와 대화하기 위해서라도 영어공부 열심히 해야겠는데요..

      2009.09.18 11:28
    • 파워블로그 껌정드레스

      파로님 부자간에 영어대화하는 영상,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2009.09.18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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