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불평등, 눈에 보이집만 올라갈 수 없는 벽들, 장벽의 너머 저쪽에 포진한 엘리트 군단, 엘리트가 독식하는 사회 속에서 엘리트의 세습이 이뤄지고, 또 다시 재생산된 그들만의 리그에 대한 비판의 날카로운 눈들이 번뜩인다.
이 책의 지은이는 타임 논설주간이다. 그는 대학에서 저널리즘을 가르치기도 한다. 그의 문제인식은 다음과 같다. 1980년대 초반부터 2008년에 이르기까지 미국 사회를 강력하게 압도한 이데올로기,신자유주의아래에서 시장의 힘과 우월성이 우선시 되었고, 그 체제에서 개개인의 자유는 언뜻 보기에는 무한하게 보장된 듯 하였다. 또, 기술 혁신은 모든 것을 새롭게 바꿔놓을 정도로 물질 풍요를 가져왔다. 한편, 부의 양극화, 불평등 문제는 서서히 고개를 내밀었고, 그러다 2008년 미국을 시작으로 금융위기가 전 세계를 덮치게 되었다고 본다.
오늘날 미국의 엘리트들이 역사상 가장 많은 사회적 배려를 하는 엘리트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선을 행하려고 하는 일일지언정 잘 보이지 않는 해악(우리 시대 해악이란 소수에게 돈과 권력이 집중되는 현상)의 공범일 때는 이런 엘리트들의 유용함이 해결책이 아니라 곤경의 악화일 수도 있다.
요컨대 승자가 주도하는 사회변화(승자독식, 모든 역사는 승자의 논리에 따른다)는 근본적인 권력 방정식을 뒤엎지 않은 채, 세상을 그대로 유지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는데, 이런 엘리트들이 세계의 가장 심각한 문제를 떠맡아도 되는 것일까?
지은이는 자신을 보호하려고 하는 사적 행위자들이 효율성이나 규모와 같은 가치를 내세워 민주적인 목적을 찬탈하는 모습을 지켜볼 것이냐고 물으며 우리의 결정을 촉구한다. 아울러 승자가 제공하는 인자한 도움이 아니라 좀 더 강력하고 평등한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설득력 있게 주장하면서 변화를 추구하는 방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시스템을 대대적으로 바꾸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한다.
이 책의 내용은 1장 그러나 세상은 어떻게 변화되는가?, 2장 윈윈, 3장 베레모를 쓴 걱정에 찬 반란군 왕들, 4장 비판적 지식인과 지식 소매상, 5장 방화범이 최고의 소방수가 되다. 6장 관대함과 정의, 7장 현대 세계에서 효력을 발하는 모든 것에 관하여 논하고 있다. 에필로그에 다른 사람들은 당신의 아이가 아니다. 이 말이 핵심이다. 어떻게 해줄 수 없다는 말이다. 표현이 냉하지만, 틀린 말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