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절반은 여성, 보이지 않는 그림자
이 책의 지은이는 세상의 절반인 여성이 보이지 않는 사회를 고발한다.
세상의 기준은 남자중심이다. 의사하면 당연히 남자를 가리키는 것이고, 여성일 경우에는 여의사라 말한다. 시내 산부인과 간판에도 여의사라고 표기한다. 마치 여성의사임을 강조하듯이 말이다. 세상의 중심이 남자일때, 여자는 당연히 보이지 않는다. 아니, 기준이 되지 않는다.
이런 세상을 수많은 통계 자료와 사례를 분석 16가지(1일 일상영역에서, 이동, 도시계획, 2부 직장영역에서 돌봄노동, 고용과승진, 산업안전, 불안전노동, 3부 설계영역에서 개발계획, 사회적표준, 기술을 4부 의류영역에서는 의학연구, 진단과치료, 5부 공공생활의 영역에서는 노동가치, 세금, 정치, 6부 재난영역에서는 재해복구, 난민이란 주제로) 영역에 걸쳐 살펴본다. 여성에게 불리하게 “기울어진 운동장”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낸다. 겉으로는 성 중립적인 것 같지만 성차별과 긴밀한 사례는 제설 작업 외에도 무수히 많다. 수많은 기업과 대학에서 시행 중인 성과 중심의 업무평가제는 ‘돌볼 대상이 없는 직원’에게 유리하다.
돌봄은 여성의 의무인가?
전 세계적으로 여성이 무급 돌봄노동의 75%를 담당하며 매일 무급 노동에 3~6시간을 들인다는 점을 감안할 때, 자녀가 있는 맞벌이 여성은 일터에서 출발선이 다른 경주를 하는 셈이다. 국가의 경제 규모를 가늠하는 기준인 GDP에는 집안일이나 돌봄이 포함되지 않아 여성의 노동 가치나 생산성을 저평가하는 핑곗거리가 된다.
임상실험에서 여성은 제외, 왜일까?
생명과 직결되는 의약 분야에서 여성에 대한 임상시험은 이뤄지지 않는다는 증거도 많다. 2014년 FDA는 여성에게 두 번째로 흔한 약물 부작용이 ‘약효 없음’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심지어 매년 200만 명의 여성이 불안증, 뇌전증 등의 질병 때문에 복용하는 ‘바리움’은 한 번도 여성 피험자를 상대로 무작위 임상시험을 치른 적이 없다. 이 책에 소개된 차별의 단면들은 ‘여자라는 이유로’ 가난해지고 아프고 때로는 죽음에 이른다는 말이 어떤 과장도 섞이지 않은 현실 그 자체임을 일깨워준다.
이 책이 성차별에 대항하는 이들을 위한 필수 자료집이자 그들에게 팩트라는 강력한 무기를 제공하는 든든한 무기고가 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이 책의 서평에서도 남자들에게는 불편한 이야기라는 말을 빼놓지 않는다. 남자들이 불편해야 할 이유가 무엇인가, 기득권인가, 아니면 지금까지 당연시 됐던 그 모든 것들이 양성 중심으로 되돌려 놓아야 한다는 관점의 전환때문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