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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들의 위대한 법정

[도서] 동물들의 위대한 법정

장 뤽 포르케 저/야체크 워즈니악 그림/장한라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얼마전에 지구 온난화의 시대는 끝났다는 기사의 헤드라인을 봤다. 혹시 지구 온도가 내려갔나 하는 희망을 가지고 기사를 클릭했지만, 막상 읽어보니 온난화(warming)가 끝나고 끓는(boiling) 지구가 되었다는 내용이었다.

우리도 매년 이상 기후를 느끼고 있지만, 사실 생태계의 변화를 가장 직접적으로 알아차리고 영향을 받는 것은 동식물들일 것이다. 이 책에도 멸종 위기 종들이 다수 등장한다. 그들이 멸종 위기종이 된 이유는 99% 정도로 인간의 잘못이지만, 인간들은 오히려 왜 너희를 보호해야 하는지 이유를 대라며 재판을 연다. 이처럼 '동물들의 위대한 법정'은 다소 엉뚱한 아이디어로부터 시작된다.

법정에는 수리부엉이, 담비, 갯지렁이, 유럽칼새 등 8종의 동물이 등장한다. 그들은 인간이 나타나기 오래 전부터 존재해왔지만, 인간이 등장하고 단 몇세기 만에 멸종 위기에 처했다고 말한다. 공룡이 사라졌던 다섯번째 대멸종에서도 살아남은 붉은제독 나비가 이번 멸종 위기는 피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말하는 것을 보면 인간들이 얼마나 무차별적으로 자연환경을 파괴해왔는지 실감이 난다.

지금은 단순히 조금 더 더운 날씨, 조금 더 추운 날씨 정도로 불편함을 느끼고 있지만, 정말로 생태계에서 하나의 종이 사라진다면 어떤식으로 생태계가 붕괴될지 예측하기 무서운 상황이다.

"생물종이 하나 사라지면 생태계가 뒤흔들립니다. 그러면 수많은 부작용이 뒤 따르죠. 사라진 종의 자리를 한 종이나 여러 종이 차지하고, 함께 이끌고 온 세균과 박테리아가 주변의 동물상 전체와 접촉하게 됩니다. 병을 옮기는 이 균들은 한 종에서 다른 종으로 옮겨 가며 번식하고, 변이하고, 대개는 결국 인간까지 공격합니다."

 

만약 우리가 다른 종으로 인해 멸종 위기에 처한다면 그들을 어떻게 설득하고 멈추게 할 수 있을까. 이 책에 등장하는 동물들은 당장 멈추라며 우리를 공격하지도, 우리에게 피해를 입히지도 않는다. 그저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물은 함께 살아가는 존재임을 잊지 말라고 말한다. 자연속에서 우세종이 될 수는 있지만 파괴를 일삼는 종은 없으며, 생명의 거대한 법칙은 우리 모두 절대 영원한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동물들은 인간과 똑같이 오묘한 운명을 나누고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다 잠깐 지나가는 존재입니다. 우리 모두 다 영원하지 않다는 사실이야말로 거대한 생명의 법칙이라 생각합니다. 우리 삶의 그 어떤 것도 결코 그대로 머무르지 않을 것이며, 확정된 것이란 아무것도 없고, 확실한 것도 아무것도 없으며, 모두가 끊임없이 변화하고, 탈바꿈하고, 진화하고, 늘어나고, 쇠퇴하고, 죽습니다. 살아 있다는 건 언젠가는 죽어야만 한다는 뜻입니다."

 

재판을 마친 동물들은 인간이 말할 차례를 기다리고 있겠다며 각자의 집으로 돌아간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가 동물들에게 보여줘야 할 것은 파괴를 멈추고 상생하고자 하는 의지와 행동일 것이다. 아마도 모두의 마음 한 구석에 이미 빚처럼 쌓여있겠지만, 이 책을 읽고 한번 더 경각심을 깨웠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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