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가 프롤로그에 밝혔듯 『세계사를 바꾼 50권의 책』에 등장하는 50권의 책은 단순히 문학적 성취를 기준으로 '위대한' 작품을 선정한 것이 아니다. 당연히 저자의 주관적 판단과 해석에 따라 선정된 50권의 책들은 인류 역사의 흐름에 주안점을 두고 선정한 작품들로 이루어져있다. 그래서 우리 역사상 가장 위대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책들이 빠져있다고 아쉬워할 필요도 없다. 다만 『세계사를 바꾼 50권의 책』을 읽는 동안 내가 읽었던 고전, 내가 사랑한 고전, 읽다가 끝내 완독하지 못한 고전들을 이 한 권의 책에서 만나볼 수 있다는 것이 큰 기쁨으로 다가왔다.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은 한창 심리학에 빠져있던 때에 어떻게든 읽어보려고 차에 항상 싣고 다녔던 책이었다. 하지만 끝내 읽지 못하고 결국 지인에게 선물한 책인데 다시 만나볼 수 있어 반가웠다.
『세계사를 바꾼 50권의 책』은 저자가 선정한 인류 역사의 흐름을 바꾼 50권의 책을 시대적 흐름에 맞춰 고대, 중세, 근세, 19세기, 1900년대 이후 총 5부로 나누어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한 권당 10쪽이 넘지 않는 분량으로 작품의 줄거리와 작품이 씌여진 시대적 배경, 작품이 인류의 역사에 갖는 의미 등을 이야기 한다. 따라서 읽었던 고전이라 할지라도 저자의 풍부한 이야기거리들과 함께 다시 읽으니 작품이 새롭게 느껴졌다. 또한 기필코 읽어야지 결심했지만 끝내 읽지 못했던 고전들을 다시금 읽고 싶어지게 만들었다. 인류 역사에 영향력을 미친 책들의 공통점은 짧게는 수십년에서 길게는 수천년이 흘렀어도 오늘날까지도 그 영향력을 지대하게 미치고 있다는 사실이다. 시대적 배경은 다르지만 오늘날에도 그 진리가 유효한 것은 결국 인간사 본질은 똑같다는데 있을 것이다. 선과 악, 진보와 보수, 상상력, 인간 심리, 인간사 모든 것이 고전에 녹아있는 것이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문구는 비단 우리나라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닐것이다. 역사를 품고 있는 고전, 고전을 읽으면 현재가, 그리고 미래가 보인다. 인류가 남긴 수 많은 지혜들의 총집합, 고전. 무엇부터 읽어야 할지 고민이라면 이 책을 통해 그 지표를 찾는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다. 굵고 짧게 고대부터 현대까지 인류가 남긴 고전 여행을 할 수 있어 알차고 행복한 시간이되었다.
p.223 그야말로 혁명적인 주장이었다. 특히 자연이 생존하고 번영하기 위해 진화한다면 하느님이 세상을 좌우한다는 생각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그리하여 다윈은 그 선을 넘지 않고자 신중히 행동했다. 자신의 이론을 인류에까지 확대하여 적용하지는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마지막 장에서 "인류의 기원과 역사를 이해하는 데 빛이 비칠 것이다."라며 자신의 견해를 유추할 수 있도록 에둘러 표현하며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