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제목부터 흥미를 끌기에 충분한, 『벌거벗은 세계사 : 경제편』은 그렇게 나에게 왔다. TV를 보지는 않지만 tvN 최고 화재 교양 프로그램으로 입증 되었다는 사실도 이 책을 선택한 계기가 되었다. 우리나라 역사에도 문외한인데 더구나 세계사, 그것도 순수한 백지 상태라고 할 수 있는 경제까지. 어떻게 보면 내가 좋아하거나 잘 아는 장르가 아님에도 너무 보고 싶었던 것은 기존의 다른 세계사 서적과는 다를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었다. 핑계지만 학창시절 역사가 싫어지게 된 계기가 한 시간 동안 교과서를 읽고 밑줄만 치는 선생님의 영향 때문이었다. 역사에 관심이 생긴 것은 성인이 된 이후였다. 물론 국사와 세계사 지식이 전무해 사람들과 대화가 안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럴수록 학창시절 역사 공부를 게을리 한 것을 후회하게 되었다. 하지만 억지로 하는 공부가 아닌 재미있는 책으로 역사를 알게 된다는 사실에 매우 몰입하며 읽었다. 너무 재밌어서 특히 나같이 역사에 무지한 사람이 읽으면 무척 좋을 것 같다. 책의 제목만 봐서는 재미만 줄 것 같지만 역사의 면면에 숨은 이야기들을 전해주기에 역사의 추악한 모습또한 그대로 마주하게 된다. 얻어주워들은 단편적인 지식들에서 한 뼘 더 성장한 기분이다. 세계사 이야기 이지만 우리나라의 역사에서도 비슷한 사례들을 찾아보는 재미도 있었다. 책은 중세 이탈리아를 쥐락 펴락 했던 메디치 가문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가진 것 없던 평범한 청년 조반니 데 메디치에서 시작된 메디치 가문에 대한 이야기는 처음부터 강렬했다. 처음부터 부자였을 거라 생각했는데 그게 아닌것도 이번에 처음 안 사실이었다. 이자를 받지 말라고 경고한 성경의 가르침때문에 그 당시에는 은행업이 천대 받는 직업이었다는 사실도 놀라웠다. 어찌되었건 은행업으로 큰 돈을 벌게 된 메디치는 교황과 결탁하여 세를 확장해가며 권력을 장악했다. 책은 그 과정을 매우 상세하게 그리고 있다. 역사에 문외한이지만 나 역시 메디치 가문을 알고 있는 것을 보면 가문이 행한 악행보다 르네상스 문화를 꽃피우는데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일이 역사에 더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사실에 씁쓸함이 밀려왔다. 결국 한 사람이 행했던 모든 일들이 미래의 세대들에게 기억되는 것이 아닌 단편 단편의 굵직한 이야기들만 전해지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세계사 지식이 없어도 누구나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적극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