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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령하라

[도서] 점령하라

주디스 버틀러,슬라보예 지젝 등저/우석훈 편/n+1 편/유영훈 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2011년 7월 13일부터 뉴욕 맨해튼 주코티 공원에서 '월가를 점령하라'는 구호 아래 일기 시작한 1%를 위한 정부를 향해 99%의 작은 분노가 거대한 물쌀을 일으키며 아직도 진행 중에 있다.

 

역사를 거슬러 올라갈 때, 어떠한 형태로든 가지지 못하고 주목받지 못한 자들의 분노는 있어왔고, 시대를 같이 해 왔다.

하지만, 과거의 분노가 민주주의를 향한 소수자에 대한 인권 탄압에 무게의 중심을 두었다면, 월가 점령 시위는 경제 불평등에 대한 분노가 그 중심에 자리 잡았다고 보여진다. 

세계에 불고 있는 경제 불황이라는 미명하에 많은 사람들이 하루아침에 직장과 집을 잃게 되고, 가정이 해체되는 상황에서 가진자들의 축제의 향연은 그것과는 아랑곳하지 않고 누리고 있다. 더구나 그들이 누리고 있는 그러한 부의 밑바닥에는 많은 99% 사람들의 땀이 배어 있는데도 그러한 사실을 묵인해 왔던 게 사실이다. 

많은 99%의 사람들은 그러한 그들에게 더이상은 안 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상황까지 이르게 되었고, 급기야 그들은 거리를 나서며 분노를 폭발하기에 이르렀다. 

그래서 월가의 소식이 남의 일이라기보다는 우리의 일이 되고, 우리 나라에서 발생되고 있는 여러가지 경제 현안들에 고스란히 비춰져서 관심이 더욱 집중될 수밖에 없다. 

 

[점령 하라]는 '월가를 점령하라'는 구호아래 벌어지고 있는 시위를 전문가의 입장에서만 써내려 간 것이 아니라, 비전문가로서 시위에 동참한 이들의 목소리가 고스란히 전해지는 책이다.  그래서 읽으면서 더욱더 생생하게 현장감을 느낄 수가 있었다.

그들의 목소리엔 단순히 1%에 대한 탄압이나, 그들의 행태를 폭로하기보다는 99%의 분노가 월가에 나서게 된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시위 단체 내부에서 일어나고 있는 여러가지 문제점도 지적하고 함께 고민해 보고 있다.

읽어가면서 다양한 사람들의 비슷비슷한 시위 보고서를 읽는다는 것에 살짝 지루해 지기도 했지만, 그들 나름의 고충과 경제 상황뿐만 아니라, 각 처에서 일고 있는 소수자에 대한 고민도 함께 담겨 있어서 의미 또한 있었다.

 

또한, 시위자들을 향한 정부의 탄압이 체계적이고 지능적인 것에 비해 월가 점령 시위는 자칫 우후죽순처럼 비춰 지기도 해 답답함도 함께 갖게 되었다. 시위를 주도하는 뚜렷한 중심 단체가 없이 그저 정부의 1%를 향한 99%의 분노가 다발적으로 일어나서 그러한 느낌은 더욱 짙게 받았던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래서 체계적인 전달사항은 자주 비껴가게 되고, 거리 시위도 경찰의 봉쇄에 다소 주춤거려 제대로 된 힘을 발휘하지 못한 부분도 사실이다. 더구나 책에선 시위자 내부에 일고 있는 다양한 형태의 시위 방법에도 나름대로 문제점이 보이고, 그러한 문제점을 풀어가기엔 중심 세력이라고 할 만한 뭔가가 보이지 않아서 분노가 일고 꺼져버리는 것을 반복하고 있는 듯해서 안타깝기 했다.

그래도 주코티 공원에 모인 시위자들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각계 인사들의 자발적인 강연은 나름 의미가 있고, 점점 지쳐가는 시위자들에게 희망의 불씨를 주기도 했다.

다발적 모임으로 시작된 월가 점령 시위가 금방 끝날 것 같았는데 아직까지  진행 중이고 세계적으로 주목을 끌고 있는 것은 분명 시위자들의 무질서 속에 질서를 잡아가고 있다는 뜻일 것이다. 또한, 보이지 않은 많은 시민들의 목소리와 손길이 그들을 향해 뻗고 있어서 가능한 것 같다.

 

세계의 경제 문제가 하루 아침에 해결되지는 않겠지만, 가진 1%들의 마음씀과 태도가 바뀌지 않은 한 더욱더 요원해 보인다. 1%를 위한 정부 정책도 이제는 왜 나머니 99%가 분노하고 거리로 나와야만 했는지를 늦었지만 생각해 봐야 할 때이다. 선거철에만 반짝 민심잡기용으로 정책을 내세우지 말고, 보다 장기적이고 실현가능한 정책들을 고민해 보고 실천해야 99%의 삶이 불안에 떨지 않게 될 것이다.

 

빈곤이나, 인권 불평등 문제에 대한 책을 읽다보면 늘 가지게 되는 생각이 '과연 내가 이 책을 읽는다고 세상이 나아질 것인가?' 였다.

하지만, 이번 책을 통해 한 가지는 확실하게 깨닫게 되었다. 그것은 직접 현장에 뛰어 들지 못하더라도 그들의 그러한 상황을 알고 주변에 알리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며, 나또한 1%가 아닌 99%의 삶이기 때문에 반드시 빈곤과 불평등에 관련된 책을 부지런히 읽어야 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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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란토끼13호

    그렇죠.책의 의미는 란사람이라도 더 읽고 공감하는사람을 하나라도 늘려가지는 것이겠지요.그런의미에서 저도 동참을 해야겠네요.

    2012.11.03 20:21 댓글쓰기
    • munsun09

      저도 늘 맘 뿐이라서.....책으로나마 관심을 표명하고 싶네요^^ 감사합니다.

      2012.11.04 22:36
  • 스컬리

    책을 통해 세상을 올바로 볼 수 있는 눈이 생기는 것 같아요. 각성... 이것 때문에 책을 읽는 거지요. 비록 나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다 하더라도...

    2012.11.04 19:18 댓글쓰기
    • munsun09

      공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관심을 두고 계속 읽어야 할 것 같아요..

      2012.11.04 22:37
  • 나우시카

    월가의 시위가 무언가 변화를 이루는 단초가 될까 관심을 갖고 보았지만 조직화되지 못한탓인지 그냥 스러져버린것 같아요.

    2012.11.04 22:23 댓글쓰기
    • munsun09

      저도 조직화되지 못한 시위라서 걱정 되던데, 이 책을 통해 나름 그 속에서 또다른 틀을 보게 되었어요..

      2012.11.04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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