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리뷰 [외롭지 않다고 말하는 당신에게]
- 이미 외로움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있는, 나 자신에게 추천하는 책!!
"외로움이 두렵다면 하루 중 시간을 정해서 일부러 외로움을 느낄 수 있는 상황을 만든다." (159쪽)
- 내가 자주 하는 방식이 여기에 나와 있었다. 결국 나는 외로움을 극복하기 위한 내 안의 무기를 이미 잘 활용하고 있었다는 방증이 된 셈이다.
인생을 살아가며 한번쯤 마주치기 마련인 질문 - 나는 지금 외로운가?
잠시 고민 후, '나는 외롭지 않아'라고 말한다.
왜냐면, 외롭다 - 라고 말하는 순간, 내가 이후에 해야 할 일들이 있기 때문에, 대답마저 거짓을 말한다. '외롭다' 라고 말하는 순간 외로움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지.
또한, 어쨌거나 외로움의 근원을 정면으로 마주하기 위해서는 나의 속내를 조각조각 뜯어내야 하기 때문이겠지.
여기 이 책 <외롭지 않다고 말하는 당신에게>는 그 과정을 치밀하면서도 친절하게, 매우 구체적으로 설명해 준다.
적나라하게 나 자신을 마주하기 위해서 '가면' 같은 내 위선에서 빠져 나와야 하고, 관계 맺기에 대한 연습을 시도하게 한다. 그런 맥락에서 이 책은 나의 어떤 두려움을 떨치게 하려고, 이젠 더 이상 외롭지 말라고, 친절하게 손에 연필을 쥐어 주는 동작을 초지일관 유지하는 것 같다.
"모든 상실의 기억이 우리를 외롭게 만든다"(163쪽)
상실의 순간을 떠올리게 하고, 상실의 순간마다 따라다녔던 슬픔을 다시 만나게 한다. 그러나 어쩌랴, 외로움을 극복하려면 강한 사람이 되어야 하고. 이 책에서 제시하는 (상담 사례 결과물) 방식들을 적용, 실천해 볼 수 밖에 없다.
내게서 멀어져갔던 친구들이 다시 연락을 하게 하고. 나를 더이상 초대하지 않던 사람들에게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가기 위해서는. 결국 이 책 속에서 시도해 보라는 것들을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큰 동그라미 두 개를 그리고. 하나는 사자 동그라미, 또 하나는 생쥐 동그라미. 사자 동그라미 속에는 나의 겉으로 드러난 태도, 가치관 등을 그려 보이고. 또 다른 생쥐 동그라미 속에는 나의 감추고 있는 성격, 소망, 꿈 등을 적어 본다. (209-210쪽)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꽤 두려웠다. 내 안의 감춘 것들을 들키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사자처럼 자신만만하게 지내다가, 덜컥 그림자를 드러내고 마는 기분이 들까봐.
그래도 어쩌랴. 두려움에 도망치지 말고 괴로운 상황을 마주해야 이 상황에서 더 한발짝 나은 방향으로 나아 갈 수 있음을.
이 책을 읽는 동안 영화를 몇 편 보았다. 그 중에 <그린 북>이라는 영화의 주인공이었던 돈 셜리 박사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었다. 천재적인 피아니스트이지만 고독한 삶을 살고 있는 그에게 이 책을 들고가서 내 스스로 친구가 되 주고 싶었다.
영화의 한 장면이다.
돈 셜리 박사가 자신의 외로움을 조심스럽게 언급하고, 토니(로드 매니저, 운전기사)가 조언하는 말을 한다.
"동생에게 편지 좀 써요", "나라면 기다리지 않을걸요. 외로워서 먼저 손 내미는 걸 두려워하는 사람도 많거든요."
이 말을 조용히 듣고 있던, 그가 침대에서 뜨거운 눈물이라도 쏟을 듯 미묘한 감정들이 쓸쓸하게 스쳐가던 침묵의 얼굴. 그 얼굴이 아직도 가슴에 뜨거운 여운을 남긴다. 그리고 이보다 더 뜨거운 눈물을 흘리게 만들었던 장면은, 영화 끝무렵 돈 셜리 박사가 끝내 자신의 외로움을 외면하지 않기 위해 달라진 행동 변화를 보이는 대목이다.
전환, 실천, 변화하기 - 이런 행위가 수반된 요소들이 중요한 시점이다. 외롭지 않다고 말하는 당신들에게는.
외롭지 않다고 말하는 당신은, 어쩌면 이미 외로움을 마주하고 있음을 입증하는 말을 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런 당신들에게 조금 더 힘을 내어 보라고 위로를 해 주는 책을 선물한다면. 이 책을 선물해도 좋겠다 싶다.
자신의 외로움을 응시하고, 그후 다음 단계로 전환하기, 실천하기 등을 위한 심리학자의 구체적인 제안이 따뜻한 시선으로 요목조목 제시되어 있기 때문이다.
[책표지]
[영화 '그린 북' 돈 설리 박사 - 배우 마허샬라 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