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블로그 전체검색
김주니를 찾아서

[도서] 김주니를 찾아서

엘렌 오 글/천미나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400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분량에 깜짝 놀란 책이에요. 청소년 소설인데 이렇게 길어서 아이들이 끝까지 잘 읽을 수 있을까 걱정이 되었거든요. 요즘 아이들은 만화를 정말 좋아합니다. 만화가 아니라면 글 중간 중간에 삽화라도 있어야 책에 관심을 보이는 것 같아요. 짧은 글 읽기에 익숙해진 아이들이 이 정도 분량의 글을 읽어나갈 수 있을지 걱정하며 책 장을 넘겼는데요, 정말이지 괜한 걱정이었습니다.


 

책을 넘겨서 차례를 살펴봅니다. 모두 5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네요. 각 부분의 제목이 인물의 이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주니, 도하, 진주의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는데, 책 제목이 김주니를 찾아서이니 주니의 이야기가 주로 펼쳐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1부는 주니의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주인공 김주니는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동양인입니다. 부모님은 모두 한국 사람이에요. 주니는 스쿨버스를 타고 등교를 하는데, 같이 스쿨버스를 타는 토비아스라는 아이가 주니를 항상 괴롭힙니다. 주니를 '개고기를 먹는 아이, 공산당'이라고 부르며 매일 시비를 겁니다. 주니는 토비아스를 최대한 무시하려고 합니다. 그래도 토비아스의 괴롭힘이 힘들기만 합니다.

 

새학기가 되어 등교한 주니는 학교에 큰 일이 생긴 것을 알게 됩니다. 누군가가 학교 체육관에 인종차별적인 낙서를 해 놓은 것입니다. 흑인, 유대인, 동양인을 겨냥한 인종 차별 낙서를 한 것인데, 주니와 함께 다니는 친구들이 공교롭게도 흑인, 유대인, 동양인입니다. 주니와 가장 친한 친구는 패트리스라는 흑인이고, 주니의 또다른 친구 에이미는 유대인입니다. 인종 차별에 분노한 패트리스는 이러한 상황을 더이상 방치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기위해 무언가를 해야한다고 친구들을 설득하는데요, 주니는 매우 회의적입니다. 무엇을 하든지 사람들을 바꿀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죠. 패트리스는 사람들을 설득해보겠다는 아이디어에 부정적인 주니를 빼고 행사를 진행하겠다고 말합니다. 마음의 상처를 입은 주니는 결국 친구들 무리에서 떨어져 나오게 됩니다.

 

 

친구 없이 힘든 학교 생활을 하고 있는 주니는 하교하면서 토비아스를 마주칩니다. 토비아스가 주니를 밀치는 바람에 주니는 손과 무릎을 찧게 되는데, 우는 것을 들키기 싫은 주니는 걸어서 집으로 돌아갑니다. 집에 도착해 무릎의 피를 씻어내니 유리 조각이 무릎에 박혀 있는 것이 보입니다. 한참 걸려 유리 조각을 뺀 주니는 진통제를 찾습니다. 주니는 이대로 잠들어 다시 깨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러면 인종 차별에 대한 걱정도, 친구를 잃을 걱정도, 괴롭힘을 당할 걱정도 하지 않아도 되니까요. 집에 돌아온 엄마는 쏟아진 진통제를 보고 기겁을 합니다. 그렇게 주니는 심리 치료 센터에 다니게 됩니다.

 

엄마는 주니가 스쿨버스를 타지 않게 하고 최대한 주니를 혼자두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그래도 변호사로 일을 하는 엄마는 너무 바쁩니다. 주니를 혼자 두고 싶지 않은 엄마는 할머니, 할아버지댁에서 주니가 시간을 보내도록 하는데요, 주니는할아버지에게 자신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말하게 됩니다. 할아버지는 자신이 겪은 일을 주니에게 들려주는데, 이제 2부가 시작됩니다. 2부의 제목은 도하에요. 할아버지의 이름이 도하거든요.

 

 

할아버지는 한국 전쟁으로 자신의 삶이 어떻게 변하게 되었는지 주니에게 알려줍니다. 전쟁 때문에, 이념 때문에 사람들이 어떻게 변해가는지 이야기해줍니다. 이 부분은 우리나라의 역사를 알고 있으면 더 이해하기 쉽습니다. 이 부분은 읽기가 참 어려웠어요. 문장이 어려워서가 아니라 이야기가 가슴이 아파서요.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주니는 침묵한다면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학교 프로젝트 때문에 할아버지와의 인터뷰를 영상으로 담게 되는데, 할아버지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주니는 한층 더 성장하게 됩니다.

 

4부 진주는 주니의 할머니 이야기입니다. 전쟁 중에 할머니가 어떻게 살아남았는지를 다룬 부분이에요. 할머니의 강인함이 참 인상적이었던 부분입니다.

 

 

마지막 5부는 다시 주니의 이야기입니다. 인종 차별 낙서를 한 범인이 누구인지 드디어 밝혀집니다. 주니는 자신을 매일 괴롭힌 토비아스와 정면으로 마주합니다. 피하기만 해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주니는 토비아스에게 '나를 좀 내버려 두라고, 인종 차별적인 말을 하지 말라고' 말합니다. 토비아스는 쉽게 바뀌지 않겠지만 주니는 자신이 바뀌었음을 느낍니다.

 

 

400페이지가 넘는 책이지만 순식간에 읽어내려 갔어요. 미국이라는 나라에서 동양인 주니가 겪는 차별이 참 안타깝게 느껴졌습니다. 주니 할아버지, 할머니의 이야기를 읽을 때에는 정말 가슴이 아팠어요. 청소년 소설이 이렇게 사람 마음을 울릴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는데, 아이들도 꼭 읽어보면 좋겠어요. 글의 길이가 길고 역사적인 배경에 대해 이해가 필요한 책이라 초등 고학년이 읽으면 좋을 것 같아요.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PYBLOGWEB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