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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생활

[도서] 읽는 생활

임진아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그간 읽었던 책들 사이에서 '잘 그린듯 잘 그리지 않은'
어딘가 모르게 편안한 낙서같은 그림이 눈에 들어왔다.
늘 함께하는 강아지와 동그란 얼굴이 포인트인
삽화를 보면서 작가 자신의 모습을 거울처럼
그려낸걸까? 아니면 다른 누군가를 모델로 한 걸까?
라는 생각에 궁금함을 가지며 찾아보게 되었다.
그게 임진아 작가에 대한 첫인상이자, 나의 궁금증이었다.

다양한 독립출판물과 또 여러작가들의 책에서
삽화로 익히 보았던 임진아 작가의 글을 본격적으로
읽어보고 싶었던 건 '오늘의 단어' 라는
전작에서 부터 였다.

일기처럼 쓰고 그려나간 매일의 조각들을 모은
그 책을 읽고 있자니, 그림으로도 좋지만
그녀의 생각을 좀 더 읽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다른 작가들과의 공저도 있었지만
본격 혼자서 써내려간 에세이라는 점에서
특히나 기대를 하고 읽었고
'그리는'이 아닌 '읽고 쓰는'
책에 대한 이야기라는 점에서 더 끌렸는지도 모르겠다.

'읽는다'는 행위는 하루를 살아가는 모두에게
빼놓을 수 없는 필수적인 것 같다.
책이나 신문같은 읽을거리 뿐 아니라
누군가 보낸 메시지, 가입약관,
영수증, 물건을 사기전 보게 되는 후기,
배달앱 리뷰 등 스쳐가는 많은 텍스트들을
읽고 읽어내며 또 때로는 쓰는 사람이 되어
하루를 보내고 있지 않은가.

이 책은 임진아 작가가 읽고 쓰고 그리는 사람으로서
자신을 기록한 매일의 기록이자, 책을 둘러싼 추억,
한 명의 독자에서 작가로
읽는 사람에서 쓰는 사람으로 변화하며
누리게된 기쁨과 두려움, 책을 이루는 풍경을 관찰하며
느낀 수 많은 생각들을 오롯이 그녀만의 글과 그림으로
쏟아낸 담백하고 솔직한 고백이다.


그 이야기들 사이에는 사촌언니를 따라갔던
속독수업에 대한 기억이나
할아버지의 우표수집책에 대한 추억도 있고,
친구를 대신해 이틀간 맡았던 책방에서의 시간도 있다.
자신의 책에 대한 후기를 읽으며,
혹은 배달앱의 리뷰를 보며 느꼈던 감정들은
결코 그녀만이 느끼는 생각들은 아니었음을 깨닫는다.

'쓰는 사람'의 어려움은
직접 쓰기 전까지는 잘 알지 못한다.
고만고만한 에세이라며,
혹은 이정도로도 책을 낼 수 있냐며
나 역시도 어떤 책을 읽으며 참 쉽게 작가가 된다고
책장을 넘기며 성토를 냈지만
정작 스스로는 그 책 분량의 1/20 정도도
쓰지 못한다는게 명확한 사실이다.

나날이 움추러드는 출판시장과
독서인구의 통계들을 보면서 '읽고 쓰는' 것이
마음만큼 녹록치 않은 퍽퍽한 현실임을 다시한번 느낀다.
생각보다 낭만적이지 않고 생각보다 냉혹한
현실보다 현실같은
그러면서도 낭만을 그려야만 하는
많은 글과 그림을 생각한다.

나는 오늘 무엇을 얼마나 읽었나.
또 내가 스치듯 써내려간 텍스트들은
그것을 읽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다가갔는가.
불연듯 임진아 작가의 sns아이디의 paper 라는
단어의 무게감이 크게 와 닿았다.

이제는 읽는 독자로써 글자 뒤에 있는
쓰는 사람을 생각한다.
'글자 뒤에 사람 있어요' 라고
수줍은 듯 읊조리는 쓰는 사람을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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