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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이곳이 좋아집니다

[도서] 매일 이곳이 좋아집니다

마스다 미리 저/이소담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둥근 단발머리, 어쩐지 허술하고 힘이 빠진
조금은 대충 그린 것 같은 이 그림을 보면
이젠 마스다미리가 반사적으로 떠오른다.
만화를 비롯해 소설, 에세이까지 이제는
그녀의 그림 뿐 아니라 글도 사랑을 받고 있는데
만화 속에서 결혼을 하지 않은(부모님과 함께사는)
싱글여성의 삶을 현실적으로 보여주며
많은 공감과 재미를 주었던 그녀는 이번 에세이를 통해
'혼자 살이'와 첫 독립이었던 '도쿄살이'
(여전히 도쿄에 거주하고 있지만) 이야기를 전한다.

이렇다할 계획도 없이 오사카에서 도쿄로 상경해
월세 7만엔 / 3층이상이라는 조건으로 상점가 맨션을
첫 혼자살이 집으로 정한 그녀는
낯설은 말투부터 낯설은 풍경까지 하루하루
쌓아가며 점점 그곳에 스며들어가는 시간을 전한다.

여지껏 독립을 하지 못한 나는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지만
작업실로 구했던 원룸이나 상가를 계약하면서
뭔가 예비 독립생활, 세미 혼자살이를 간접적으로
체험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었다.
꼭 독립이 아니더라도 학교나 회사 등의 이유로
다니는 풍경이 달라질 때는 적응하기까지의
과정과 시간들이 돌이켜생각해보면 낯설기도 하고
어색하면서도 어수룩해서 추억이 되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마스다미리의 이번 에세이는
지난 시간에 대한 회고이자 과거의 자신에 대한
담담한 고백 같아서 더 집중하게 되었는데,

1장은 오사카에서 도쿄로 상경해 도쿄생활이
익숙해지기까지의 이야기들이 있고
2장은 코로나로 인해 뜻하지 않은 혼자 살이를 하며
느낀 외로움에 대한 아쉬움이 담겨있다.
3장은 분량자체는 가장 짧지만 제법 긴 호흡으로
차분히 읽을 수 있는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는데
1장은 스물여섯 갓 상경하고, 일도 새로 시작한
초보의 느낌으로 '그땐 그랬지' 하며
새록새록한 기분이라면
2장은 코로나를 맞이했던 모두가 그러하듯 갑작스런
쓸쓸함이나 고립감, 배가 되었던 외로움까지
(아마도 혼자 살아서 더 컸을 수 있는) 담아내어
공감도를 더욱 높였다.
글이 주가되는 에세이 임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만화를 통해서 봤던 익숙한 필체가
마치 그림을 보는 듯 편하게 펼쳐졌다.
혼자살이의 낭만 보다도 지극히 현실적이었던
초반의 이야기는 언젠가 내가 겪게될 지도 모르는
그런 일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뭔가 마음 속으로
체크리스트 항목을 느려가는 느낌이었는데
겁 없이 덜컥 실행하고 될 대로 해보자는 모습은
굉장히 과감해서, 생각했던 마스다미리와 달라
놀랍기도 했다.

집과 일, 모두 다 처음이고 시작이었기에
더 설레이고 좋은 추억으로 남은 것도 있겠지만
좋은 기억으로 남게끔 스스로에게 '괜찮다'라고
말해주었을 그때의 마스다미리가 참 부럽기도 하다.
그런 시간들이 쌓여 지금의 '나 다운'
마스다미리가 될 수 있었겠지.
한 집에서 20년 이상을 거주하며 익숙한 풍경을
매일 마주하는 나는 오늘의 어떤 부분에서
스스로에게 '괜찮다'라고 말해줄 수 있을지
소소한 기쁨과 행복, 만족을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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