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와 가수 등 다방면으로 능력을 드러낸 제넷 맥커디.
엄마가 돌아가신 이후 연기에 대한 회의를 느끼고
돌연 배우생활을 접은 그녀에게는 자세히 알려지지 않은
사연이 있었다. 그 밝혀지지 않았던 이야기를 담은
회고록인 이 책은 사랑하면서도 벗어나고 싶었던
엄마와의 강박적인 관계,
어린시절 연기를 하면서부터 비뚤게 자리잡힌
거식증과 폭식증, 자기혐오까지 솔직히 드러냄과 동시에
엄마가 돌아가신 이후 비로소 진짜 자신을 찾아나선
그녀의 회복과 홀로서기의 과정이 모두 담겨있다.
할리우드 뿐 아니라 우리나라를 보더라도
아역 연기자나 가수 등의 경우 부모님의 적극적인
활동지원이 동반되고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사실은 엄마가 연기를 꿈꾸셨었는데...." 하는
이야기도 적잖게 볼 수 있는데
부모님의 못다 이룬 꿈과 더불어 집안의 가장노릇까지
행하고 있는 어린 배우 / 가수들을 볼 때면
참 여러가지로 복잡한 마음이 들곤 한다.
자라는 아이로써 누려야할 순간들을 놓친 채,
목표만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 과연 진정 이 아이들이
바라는 꿈이 맞을까? 후회가 없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
시작부터 과정 하나하나, 엄마의 의지와
엄마의 꿈으로 시작했던 배우라는 역할.
그녀는 엄마를 너무 사랑했고,
엄마를 행복하게 해주고싶다는 생각에
자신에게 가해지는 것들이 잘못됐다는 것도
느끼지 못하고(아니 애써 모른척 하며)
그렇게 자라나버렸다.
그 과정에서 행해진 비뚤어진 애정이라는 이름의 폭력은
그녀를 조금씩 망가뜨리고 갉아먹었던 것 같다.
엄마와 떨어져 지내는 시간 속
불안과 해방을 동시에 느끼며 폭주하는 모습은
안타깝기까지 했을정도.
점점 높아지는 두 사람 사이의 장벽은 좁혀질줄 모르고,
갑작스런 엄마의 죽음 앞에서 엄마를 기쁘게 하는 인생만 살았던
제넷은 어떻게 나아가야할지 방향 자체를 잃고 방황하기에 이른다.
거식증과 폭식증을 오가며 상하는 몸,
사람들 사이에서 제대로 맺지 못한 관계
(특히 남자친구들과의 관계가 그러했다.
다른이에게 애정을 쏟는 과정도 그 관계속에서
자신을 잃어버리고 마는 그녀는
깊은 관계자체를 거부하고 말았으니까),
부당한 일들 사이에서도 '괜찮아요' 라고만 참아냈던 일들 등
그녀는 엄마가 떠난이후에서야 멈췄던 성장과
성장통을 배로 앓듯 그렇게 아픈 자신의 모습을
바로 마주하게 된 것이다.
나를 낳고 키우느라 고생하셨으니까,
이 모든 선택은 나를 위한 것이니까 라는 생각이
그녀의 인생에서 주인공이어야할 그녀를
자신의 인생에서조차 '엄마가 사랑하는 딸'로써의
역할만 남겨지며 더욱 흐트러졌다.
쉽지않은 자신의 이야기를 이렇게까지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그녀는 평생 그녀를 둘러싸고
잡고있을 엄마라는 굴레에서 벗어나고 있음을
그 과정을 보여주며, 진정한 홀로서기와
멋진 한편의 성장드라마를 완성해나간다.
제넷 맥커디라는 사람을 아꼈던 팬들에게는
갑작스레 연기를 그만 둔 이유를 이해할 수 있을테고
뭔가 아직 나의 인생을 제대로 살지 못하는
부모님의 굴레에 묶여있는 이들에게는
'스스로를 찾을 용기'를 찾을 신호탄이 되어줄 책이다.
누군가에 대한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질 수 있는 폭력이 있음을 알 수 있었고
누구를 위해, 누구를 만족시키기 위한 인생이 아닌
스스로 원하고 살고싶은 인생을 살아야함을
제넷을 통해서 배운다.
'내가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 '내가 얼마나 고생했는데' 등
부모님들이 자식들에게 한다는 말들을 보며
그래, 부모님이니까 할 수 있는 이야기지라고
불연듯 당연하게 생각했었는데
부모라는 이름으로 자식에게 베푸는 사랑이
자식이 부모에게 종속되고 꼼짝하지 못하는
이유가 되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부모 역시 완전한 완벽한 인간이 아님을,
누가 누구를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일방적으로
통제하고 조정할 수 없음을
나는 언제든 나의 인생을 주인으로 살아야함을
그게 나의 행복이고 사랑하는 방식임을 다시한번 상기한다.
너무 어린나이부터 대중의 시선아래 자신보다는
타인이 보는 자신의 이미지에 갇혀있었을
아역배우 / 가수 등 그들에게도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이 글은 위즈덤하우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저의 솔직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