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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vs 남자

[도서] 남자 vs 남자

정혜신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3점

달포 전에 《사람 vs 사람》을 읽고 이 책 - 《남자 vs 남자》을 꼭 봐야겠다고 생각하여 바로 샀었습니다. 여러 이유로 책읽기를 미루다가 이제서야 읽었습니다. 《사람 vs 사람》을 읽으면서도 느낀 것이지만, 책 내용보다도 '이러한' 책을 쓴 저자에 대한 호기심이 더 크게 일었습니다. '이러하다'는 것은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 그리고 문장력이 어우러져 힘을 발휘하는,이라는 뜻입니다. 예전에 정재승의 《과학 콘서트》, 권오길 교수의 《인체기행》을 읽을 때도 이와 비슷한 느낌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글을 제 글쓰기의 전범典範으로 삼고 싶습니다만 언제 이러한 글을 흉내나 낼 수 있을지 요원할 뿐입니다. 일전에 읽은 《젊은 날의 깨달음》에 정혜신이 쓴 <정신과, 내 인식의 베이스캠프>라는 글이 있습니다. 정말로 어렵게 정신과 전공의가 된 그녀는 전공의 생활 1년 만에 스스로 타인을 통해 정신분석 치료를 받기로 결정합니다. 일주일에 2회, 1회에 50분씩, 그 과정을 2년 동안 계속합니다. 그녀는 "내가 정신과 의사로서 혹시라도 약간의 유능한 구석이 있었다면 그것은 '내가 바닥까지 환자가 되어보았던 경험'에서 나온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합니다. 정신과 의사가 또 다른 정신과 의사 앞에서 적개심과 질투의 감정을 느끼고, 이유없이 넋놓고 울며 격렬한 감정의 홍역을 치뤄야했던 그 기간을 거치며 정신과 의사로 거듭났다는 것입니다. 그 글을 모두 읽고 정신과에 대한 그녀의 병적인 몰입과 직업 철학에 대한 진실성에 감복했습니다. 그래서 그녀의 글에 더욱 신뢰가 갑니다. 이 책에는 11쌍 21명의 남자가 등장합니다. 11쌍 22인이 아니라 21인 것은, 이회창 1인을 '칼'의 이회창과 '저울'의 이회창으로 대비하여 실었기 때문입니다. 김영삼 對 김어준, 이건희 對 조영남, 장세동 對 전유성, 이수성 對 강준만, 박종웅 對 유시민, 김윤환 對 김윤식, 봉두완 對 이외수, 정형근 對 마광수, 김우중 對 정동영, 김종필 對 앙드레김, 그리고 이회창 對 이회창. 한 마디로 흥미진진합니다. 순전히 느낌만 거칠게 말하자면 '뒷담화'할 때의 그 쾌감과도 비슷합니다. 그러나 '뒷담화'와는 성격이 다릅니다. 특정 인물에 대한 평전을 쓸 때 적어도 그가 쓴 책이나 논문, 관련자료 등은 다 섭렵하고서야 작업을 하는 저자의 글쓰기 스타일은 굳이 저자의 입을 빌리지 않고서도 책 내용만으로 충분히 알 수 있습니다. 저자가 분석한 내용이 옳은지 그른지 판단할 능력은 제게 없습니다. 저자의 글에서 은연중에 드러나는 호불호好不好의 감정을 그대로 받아들이지도 않습니다. 저자의 말마따나 어떤 방식이든 사람을 평가한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다른 독자들은 어떻게 느꼈는지 모르겠으나, 저는 단순한 재미를 넘어 그들에 대한 분석의 틀을 나에게 적용시켜가며, 그들을 통해 나의 모습을 조금씩 볼 수 있었습니다. 처음부터 그럴 의도는 없었는데 어느 순간 저자가 분석한 그 사람의 모습에서 띄엄띄엄 제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것이 정말 나의 모습인지, 아니면 나의 콤플렉스인지, 나의 바람인지 정확하게는 알 수 없었지만, 그래도 참 의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녀의 분석이 옳은지 그른지, 편파적인지 공평무사한지를 따지는 것은 무의미해 보입니다. 이미 말했듯이 사람을 평가한다는 건 너무나 어렵고 거기에 정답은 없으니까요. 오히려 저자가 머리말에서 밝혔듯이 "성공한 남자들의 삶을 현미경을 통해 살펴보면서 그들의 삶이 평범한 이 시대의 많은 남자들, 바로 당신의 삶과 질적인 차이가 있지 않다"는 사실을 알아나가는 과정으로써 이 책을 읽어야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리뷰에 글자 수 제한이 있네요^^ 못다 한 이야기는 제 블로그에 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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