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에서 어쩌다 마주친 영상에서 구독을 눌렀고, 시청하다가 올해 책을 냈다는 소리에 냉큼 구입했다. 유트브에서 여성이고 연배도 비슷하고, '내집마련' 에 꽂혔다. 신혼부부나 남자가 집 마련하는 하는 콘텐츠는 관심이 없다. 오로지 나와 비슷한 처지에서 살아가고 있는 여자들의 이야기만이 궁금했을 뿐이다. 대체 그들은 이 아름다운? 세상을 보내는지 요새의 내 관심사이고 내 인생 살아가는데 참고가 필요했다. 물론 작가는 프리랜서이고 나는 월급쟁이인데다 작가는 수도권에 살고 나는 지방에 사는 게 크게 다르다. 최근 간간히 읽은 책들의 작가들은 죄다 직업들이 내 기준에서는 평범하지 않은 것들이 많다. 아나운서, 강사, 디자이너, 방송작가 등. 내 기준의 평범함 직장인이라면 중소기업 월급쟁이들을 말한다.
집에 대한 생각은 너무나 솔직해서 호감이었던 작가에게 비호감의 감정이 살짝 나타나긴 했다. 단지 내 공간이 필요해서 내 집을 마련했을 뿐인데 마음 한켠으로는 집값 상승의 희열을 느껴보고자 하는 건 나에게 실망이었다. 내 집 가진 사람들이라면 다~~들 그러겠지만. 한편으로는 이해가 되기도 한다. 자기 밥줄인걸 알면서 직장에서 들이박기는 박수 처줄만하다. 아, 그리고 집 마련 위해서 열심히 일해서 2년동안 6천만원 모은 것도 대단하다. 작가가 수입이 얼마인지 밝히고 정해지 목표 금액을 벌기 위한 노력도 참 대단하다.
욜로와 소확행을 외치던 맥시멀리스트에서 미니멀리스트로 전향하여 깔끔한 옷 정리와 방, 집 정리된 모습은 감탄할 만 하다. 나는 아직 맥시멀까지는 아니지만 조금씩 미니멀까지는 아니더라도 이 사이에서 슬쩍 미니멀로 넘어가고 있는 단계인데 이게 제대로 실천이 되어 갈지 모르겠다. 이것저것 사들인, 사고 싶어서 안달나서 며칠 앓다 들인 값비싼 특히, 옷들을 보면서 이 기쁨이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아서 차갑게 식어버리는 감정을 많이 경험했다, 작가의 한 눈에, 두 팔 벌린 간격에 쏘옥 들어오는 옷장을 보면서, 하얗디 하얀 깔끔하게 정리된 주방을 보면서 반성을 많이 했다. 진짜 뭔가 해야지 해야지 생각만 잔뜩 하지 말고, 말로만 내뱉지 말고 21년부터는 제대로 실천을 해 봐야겠다.
내 집이 있다고 해서 세상의 모든 고민, 소소하고 커다란 고민들이 다 순식간에 사라져서 내 삶이 편해진건 아니었다. 집이 생겼으니 한시름 놓았으니 이제 좀 숨 좀 쉴 거 같았다. 크게 달라진 건 없었다. 작가 업무 특성상 스트레스도 많고 고민도 늘어, 드디어 모든 일을 내려 놓고 집에서 고양이 두마리랑 함께 보냈다. 이 집을 위해서 아니면 내 만족을 위해 이것저것 꾸미고 채우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문득 깨닫는다.
작가는 마음의 정리를 하고 '자기만의 시간'을 갖으면서 고민의 방향을 바꿔보았다. '과거의 나는 '생존하기', 앞으로는 또 어떻게 벌어먹고 살지를 고민하다가, 이제는 무엇에 가치를 두고 내 목소리를 내기 위해 내가 할 일은 무엇인가 에 대한 '존재하기'로에 삶의 무게를 두기로 결심한다. 나로서는 꽤나 신선한 방향 선회다. 내가 지금 겪고 있는 가치관에 대해 매우 정확하게 표현이 된 거 같다. 여전히 나는 현재와 미래에 대해 생존하기가 내 인생의 화두이다. 물론 살짝 아주 살짝은 내가 생각하는 중요 가치에 대해 생각은 좀 하고 있고, 아주 소극적인 사소한 활동만으로 내 의견 표현은 하고 있긴 하다. 존재하기로 내 삶을 바꾸려면 머니머니해도 돈이 필요하다는 현실적인 생각을 해 본다. 이러고 보면 생존하기는 앞으로는 무시 못 할 거 같다.
작가는 자신은 비혼주의자라고 했다. 유튜브에는 항상 제목을 '비혼'이라는 단어를 달고 있다. 누가 내가 페미이고 비혼이라고 말하겠는가. 나만 홀로 그렇게 생각하고 살아가면 되겠지 하고 딱 거기까지 였다. 근데 작가는 '여성으로서, 비혼으로서 목소리를 낸다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큰 힘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렇지, 주변에 나와 함께 할 누군가가 보이지 않아서, 누가 묻지도 않으니 그냥 넘어 갔는데 아마 같은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큰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용기이다.
작가의 집 마련, 직장과 직업, 미니멀,반려묘, 비혼 얘기들과 함께 한 이야기들. 나는 어떠한 에피소드들을 써내려 나갈까나. 나만의 꿈꾸는 행복 공간에서 내가 그 동안 생각한 내 중요 가치관에 더 힘을 두는 인생을 살아나갔으면 좋겠다.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