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가 잘못됐습니다>는 ‘아프리카 초원’을 떠도는 선조들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작가는 우리가 살이 찌고 병에 걸리는 이유를 ‘우리 몸에 맞지 않는 식사 때문’이라고 딱 잘라 말한다. 그렇다면, 우리 몸에 적합한 식사는 과연 무엇일까? 작가는 그것을, ‘신석기시대’의 식사라고 말한다. 농경이 시작되기 이전, 인간 진화의 대부분의 기간을 차지했던 그 시기의 삶이 오히려 우리 몸에 적합하다는 논리다. 인간의 진화에서 보자면, 우리는 수 만년에 걸쳐 서서히 진화했다. 수많은 세대를 통해 DNA를 개량하고 또 개량하며 환경에 맞춰온 것이다. 그런데, 농경이 시작되고, 산업사회로 옮겨오면서 인간이 살아가는 환경은 아주 짧은 기간 동안 급격히 바뀌었다. DNA의 진화 속도가 환경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했다. <사피엔스>에서 언급했듯, 지금 우리의 식습관, 분쟁, 성적 특질 등은 우리의 수렵채집 마인드가 현대 문명과 부딪치며 발생한 것이다. 우리가 잘못된 식사를 하는 이유 역시 DNA와 환경 사이의 괴리에서 비롯된다. 우리의 DNA는 여전히 아프리카 초원 위를 누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