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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비밀

[도서] 투자의 비밀

제이슨 츠바이크 저/김성일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스마트한 투자를 위해 우리는 무엇을 알아야 할까요? 시장의 흐름? 연준과 한은의 금리정책? 산업군 섹터별 전망? 기업의 내재가치? PER나 유보율같은 재무정보? 주가상승의 재료가 될 호재성 뉴스? 거래량? 차트의 기술적 분석방법? 볼린저밴드나 일목균형표같은 보조지표 해석? 외인과 기관의 수급흐름? 좋습니다. 누구나 각자의 기준과 판단으로 투자를 하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우리는 투자에 있어서 이해해야 할 가장 중요한 한 가지를 빠트리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요? 바로 '나'입니다. 매수와 매도의 시점과 가격과 수량을 결정하며 그 모든 결과에 대해 책임지는, 투자에 있어서 가장 핵심적인 변수인 '나 자신'에 대한 이해 말입니다.
 
'종목'에 대한 이해에 앞서, '나 자신'부터 이해할 것
 
16 올바른 투자 결정을 내려야 할 때 반드시 감정이 적이고 이성이 친구인 것은 아니다. 머리를 다쳐 두뇌의 감정 회로에 문제가 있는 사람은 끔찍한 투자자가 될 수 있다. 감정이 없는 순수한 합리성은 이성의 통제를 받지 않는 순수한 감정만큼 포트폴리오에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신경경제학은 감정을 억제하지 않고 잘 활용할 때 최선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책은 당신이 감정과 이성 사이에서 균형을 잡을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
 
책 <투자의 비밀>은 투자에 관한 책이지만, 흔한 투자관련 책들과는 관찰의 방향을 달리합니다. 종목과 시장이 아닌, 투자자로서의 '나'를 들여다보기 때문이죠. 아무리 훌륭한 원칙도 제대로 실행되지 못한다면 효과를 발휘할 수 없습니다. 아무리 잘 만든 자동차도 운전자의 실력이 형편없다면 목적지에 안전하게 도달하기 어렵겠죠. 모두가 나름의 계산과 원칙을 갖고 투자에 임하기 마련입니다. 줘터지기 전까지는 말이죠. 돌이켜보면 저 역시 그랬습니다. 일상에서 습관적으로 행하는 바보같은 짓들을 증권시장에서도 저지르곤 했죠. 가치주에 우직하게 투자하겠다는 초심과는 다르게 급등 테마주에 올라타 손실을 본다든지, 정해둔 목표가를 한참 뛰어넘어 상승한 뒤에도 욕심에 눈이 멀어 매도하지 못하다가 뒤늦은 하락에 매도 타이밍을 놓치고 손절하게 된다든지 말입니다. 어지러운 호가창 앞에 평정심은 흔들렸고 세워둔 투자원칙은 까마득히 멀어졌습니다. 정신을 차렸을 땐 이미 늦은 뒤였죠. 도대체 저에겐, 우리에겐 무슨 일이 벌어졌던 것일까요? 우리의 행동과 반응을 결정하는 궁극의 집행기관, 1.36킬로그램의 무게에 1,000억 개의 뉴런이 채워진 신비한 기관, 쉴 때 조차 에너지의 20퍼센트를 소모하는 주요기관, 두 귀 사이에 위치한 우주, 바로 우리의 '뇌'를 이해함으로써 우리의 '투자자아'를 이해하고, 더 나은 투자자로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요? 책 <투자의 비밀>의 핵심소재인 '신경경제학'이 담고있는 이야기입니다.
 
감정과 이성 사이에서 균형을 잡을 것
 
43 당신이 투자할 때 냉철하고 이성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감정적으로 행동하는 것보다 현실적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두 시스템 모두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투자자로서 당신이 해야 할 일은 '사고 시스템'과 '반사 '시스템'이 잘 협력하도록 만들어 사고와 감정의 균형을 적절히 맞추는 것이다.
 
우리의 '자아'는 하나의 모습만으로 이루어져있지 않습니다. 상황과 필요와 이성과 감정과 충동에 따라 우리는 다양한 모습으로 스스로를 드러냅니다. '투자자아'도 마찬가지입니다. 두 가지의 시스템으로 이루어져있죠. '시스템1'과 '시스템2'로 불리기도 하는, '반사 시스템'과 '사고 시스템'입니다. 먼저 '반사 시스템'은 직관적으로 움직입니다. 뇌의 기저핵과 변연계에서 주로 이루어지며 10분의 1초 이내에 경보를 작동시킬 수 있을만큼 빠르죠. 인류의 생존을 위해서, 보상을 추구하고 위험을 회피하도록 유도하는 오래된 시스템입니다. 반면 '사고 시스템'은 직관과 감정이 아닌, 이성과 사고에 따라 움직입니다. 두뇌의 CED라 불리는 뇌의 전전두피질과, 수리와 언어 정보를 처리하는 두정피질에서 이루어지죠. 투자전략을 수립하거나 그것을 집행하는 것처럼 복잡한 문제해결 활동에 쓰여집니다. 그렇다면 투자에 있어서만큼은 '사고 시스템'만을 이용하는 것이 현명할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요즘처럼 데이터가 쏟아지는 시장에서 꼼꼼한 분석과 사고에만 의존하다보면, 나무는 보되 숲은 보지 못하는 함정에 빠질 수 있습니다. 사소한 정보에 집착하는 사이 정작 중요한 핵심을 놓치게될 수 있죠. 그렇다면 직관을 추구해야 하느냐? 그건 또 아닙니다. 단일종목의 급등과 급락에 경보시스템을 발동시키며 휘둘리게 되죠. 그러니 중요한 것은 '균형'입니다. '사고 시스템'과 '반사 시스템'을 협력하도록 함으로써, 사고와 감정의 적절한 균형을 꾀하는 것이죠.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투자자아를 적용함으로써, 더 나은 투자자가 될 수 있다고 저자는 주장하며, 그렇게 되기 위한 원칙과 전략을 구체적으로 제안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책의 후반부에서 만나보실 수 있는데요, 평소 자신만의 투자전략을 수립하지 못했거나, 수립했음에도 제대로 실천하지 못해 자책했던 분들이라면, 저자의 지혜와 제안을 받아들임으로써 투자에 균형감각을 더하고, 침착하면서 과감한 투자자로 성장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나에게 인상적이었던 두 가지 키워드
 
현명한 투자자가 되기 위한 제안도 매우 유용했지만, 그보다 좋았던 것이 '나 자신'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느끼게된 '재미'였습니다. 이미 여러권의 책으로부터 다양한 관점에서 뇌를 들여다보는 기회를 가졌던 경험이 있지만, '투자하는 뇌'를 탐구하는 기회는 흔치 않았기 때문입니다. 저의 바보같은 행동들이 주마등처럼 떠오르며 실소가 터지기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인상적이었던 두 가지 키워드를 소개하며 글 마치겠습니다.
 
첫 번째 키워드, '기대'
 
67 흥분하는 단계가 사실상 행복의 핵심 요인이며, 그런 흥분을 유발하는 것은 대부분 만족감이 아니라 기대감이다.
 
68 사람들이 특정 도형을 본 다음 설탕물을 한 모금 마시게 된다는 것을 알면 측위신경핵은 설탕물을 받았을 때보다 그 도형을 보았을 때 훨씬 강하게 반응했다. 이는 맛있는 식사를 상상하는 것이 실제로 먹는 것보다 사람을 흥분시킨다는 브라이터의 견해를 뒷받침한다. 돈도 같은 방식으로 작용한다. '받을 때보다 바랄 때가 더 좋다'는 옛 속담이 이를 설명해준다.
 
첫번째 키워드는 'CHAPTER3-탐욕'에서 등장하는 '기대'입니다. 기대는 늘 우리를 흥분시킵니다. 연애에 성공할 때보다 그 과정에서의 설렘이 더 짜릿하죠. 이는 실험에서도 드러납니다. fMRI 스캐너를 통해서 관찰한 결과, 음식을 먹을 때보다 음식에 대한 기대감을 가질 때 보상회로가 더욱 강하게 반응했습니다. 이것이 우리의 투자에 시사하는 바는 무엇일까요?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팔아라'라는 잘 알려진 투자격언이 있습니다. 저는 이 문장을 단순히 '재료소멸'로 이해했는데요, 저자는 '기대'와 연결지어서 풀이합니다. 셀레라 제노믹스 그룹이라는 상장회사가 있습니다. 1999년 9월 8일 인간 게놈의 염기서열을 분석하기 시작했고, 역사적인 연구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는 17.41달러에서 244달러까지 치솟았죠. 그리고 드디어 인간의 유전 암호를 완전히 해독했음을 발표한 역사적인 날, 셀레라의 주가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당일 10.2%, 다음 날 12.7% 하락했습니다. 제대로된 선반영이었던 셈이죠. 저자는 이 사례를 '기대의 불꽃이 현실의 찬물로 꺼졌다'고 표현합니다. 그토록 기다려온 희소식이 발표되며 흥분은 사라졌고, 그 결과 감정의 공백이 생겼으며 미래가 과거만큼 흥미롭지 않을거라는 고통스러운 자각이 그 공백을 채웠다고 말합니다. 투자자들이 원했던 미래에 다다름으로써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사라지게 되었고, 그들이 떠남으로써 주가가 폭락하게 되었다는 것이죠. 
 
저의 투자에 있어서 가장 가늠하기 어려웠던 것은 다름아닌 '매도타이밍'이었습니다. 종목과 재료를 잘 골라 주가상승에 다다르더라도, 매도타이밍을 놓치고 주가가 고꾸라지기 시작하면 안절부절 못하며 평정심을 잃어버리기 일쑤였죠. 공포와 불안은 이해를 통해 종식되기 마련입니다. '기대'에 대한 통찰이 앞으로의 투자에 있어서 침착함을 더하게 될 것 같아 기대가 됩니다. 이 기대 또한 현실에서 실현됨으로써 자연스레 사라지게 되는 날이 어서 왔으면 좋겠습니다. 
 
한편 '기대에 대한 기대'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로웠습니다. 앞서 음식을 먹게 될거라는 신호가 기대감을 자극하였듯, 짤랑거리는 동전 소리가 도박꾼을 흥분시키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문득 투자를 하며 제가 흥분할 때가 떠올랐습니다. 바로 삼성증권 어플의 팝업알림이 뜰 때입니다. 저는 '공시'와 '5%상승시 알림'을 설정해두는 편입니다. 그러니 핸드폰에 파란색 팝업 메세지가 뜨면 무척 흥분하며 어플을 열어보고는 합니다. 며칠 전에는 아남전자의 실적발표를 앞두고 미리 매수를 해두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파란색 메세지가 뜨며 당기순이익이 1112% 상승했음을 알리는 공시가 올라왔습니다. 파란색 팝업에 이어 훌륭한 실적까지, 저는 무척 흥분되기 시작했습니다. 짧은 찰나에 얼마나 수익을 보고 팔아야 할지 행복한 고민을 시작했죠. 하지만 결과는 짧은 피뢰침 뒤의 하락. 셀레나와 같은 결과였습니다. 무척이나 실망스럽고 우울해졌습니다. 왜? 도대체 왜? 라는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습니다. 투자의 성과를 떠나서, 단기간에 일어난 저의 확연한 감정기복이 떠오르며 헛웃음이 나왔습니다. 그 모든 과정에 '기대'가 있었으니까요.
 
두 번째 키워드, '중독'
 
106 하버드 의대의 신경과학자 한스 브라이터는 코카인 중독자와 투자꾼의 두뇌 활동을 비교했다. 이 둘의 유사성은 소름 끼칠 정도로 높다. 코카인 중독자와 투기꾼의 MRI 두뇌 스캔 이미지를 보면 빛을 발산하는 뉴런의 패턴이 정말 똑같다. 
 
두 번째 키워드는 'CHAPTER4-예측'에서 등장하는 '중독'입니다. 마약 중독자의 뇌와 투자꾼의 두뇌 활동이 유사하다니, 놀라운 이야기였습니다. 따지고 보면 결국 도파민 보상시스템이 강력하게 작용하는 활동입니다. 불확실성에 배팅하고 기대감에 흥분하다가 결과를 맞이하죠. 그러니 그리 놀라울 일도 아니었습니다. 부끄러운 기억들이 떠올랐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산에 오르면서도 신풍제약의 주가가 어떻게 되었을지 궁금하여 틈틈이 MTS를 열어보았던 기억입니다. 몸은 그 곳에 있으면서 정신은 아니었죠. 운동과 산행을 온전하게 경험하지 못했습니다. 친구에 대한 존중도 아니었죠. 모름지기 그 날의 대화는 여느때보다 표면적이고 진정성없었던 것 같습니다. 돈에 연연하며 순간을 잃고 사람에 대한 존중을 놓쳤던, 공허하고 아쉬운 하루였습니다. 알아차리지 못했을 뿐 이런 날이 하루 이틀이 아니었을겁니다. 이런 일상이 반복된다면 돈을 번다고 하더라도 삶의 가치로 환산하면 손해일 뿐입니다. 앞으로 반복될 부끄러운 날도 하루이틀이 아니겠죠. 
 
나에 주의를 기울이기, 삶에 가치를 기울이기
 
아찔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분명한 변화가 필요했죠. 앞으로 투자를 하게 된다면, 등락에 일희일비하지 않을만큼 '기대'에 대한 판단근거가 명확해야겠다고 확신했습니다. 그렇게 하지 못할바에는 투자를 접는 것이 낫습니다. 또한 인생 전체의 가치로 환산할 때 무엇이 진정으로 중요한지, 늘 주의를 기울이고 알아차려야겠다고 다짐했죠. 종목에 대한 이해보다 중요한 것이 '나'에 대한 이해이듯, 종목보다 중요한 것이 '나'이며, 수익보다 중요한 것이 '가치있는 나의 삶'일테니까요. 감정과 이성의 균형잡힌 태도가 그 모든 과정을 도울 것입니다. 언제나 자신을 알차차리고 지켜봐야겠죠. 책 <투자의 비밀>이 저에게 선물한, 기대치 못했던 값진 지혜입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정성껏 읽고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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