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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궐과 왕릉, 600년 조선문화를 걷다

[도서] 궁궐과 왕릉, 600년 조선문화를 걷다

최문정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역사탐방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2017년 무렵입니다. 우연한 기회에 서울 곳곳의 역사 스팟을 탐방하게 되었고 끝내 이런 생각에 다다랐습니다. "이 좋은걸 나만 빼고 다녔다니.." 살다가 때로는 문득 떠나고 싶어질 때가 있죠. 새로운 장소와 풍경과 느낌과 만나고 싶어지는 순간입니다. 멀리 떠날 필요가 없습니다. 5대궁궐, 종묘, 왕릉 등 장엄한 조선의 역사유적이 우리의 주의를 환기시키고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할테니까요. 단, 한 가지 유념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결국 아는만큼 보인다는 것. 깊은 곳의 우물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마중물이 필요합니다. 역사와 대화하기 위해서도 최소한의 마중물이 필요합니다. 바로 우리 조상들이 살아온 삶의 풍경에 대한 관심과 이해입니다. 더 많이 이해하고, 더 많이 흥미를 느끼고, 더 많이 알게 될수록, 더 깊고 넓게 역사유적을 즐길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책 <궁궐과 왕릉>은 조선왕조 600년의 삶과 문화를 상세하게 기록한 책입니다. 특히 궁궐과 왕릉이라는 제목이 암시하듯 왕과 왕가의 생활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조선시대의 역사와 문화를 대표하는 궁궐, 왕릉, 제례공간들을 돌아보며 역사 속 삶의 현장을 구석구석 살펴봅니다. 책은 각자 다른 분들이 저술한 16개의 개별챕터로 이루어져있는데요, 각 챕터의 키워드는 왕, 왕비, 왕자와 공주, 궁녀, 내시 용, 잡상, 주역, 오례, 정전, 왕릉, 종묘, 옥새 등으로 다양합니다. 궁궐의 사람, 상징, 제도, 의례 등을 넘나들며 왕실의 생활 모습을 구체적으로 살펴보죠.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 바로 그 구체성입니다. 왕실의 생활이나 조선왕조의 유적에 관한 대략적인 특징은 인터넷에서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개별 키워드를 파고드는 구체적이며 전문적인 정보를 찾기는 쉽지 않죠. 600년 조선왕조의 문화, 왕실의 생활 모습, 조선의 역사유적에 관한 구체적이고 세세한 배움을 얻고 호기심을 해결하기를 기대하는 문들께 의미있는 독서가 될 것 같습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챕터는 '잡상'을 다룬 7번째 챕터였습니다. 경복궁과 종묘를 구경할 때 지붕위의 잡상이 특히 눈에 띄었기 때문입니다. 잡상의 의미와 기원에 대해 궁금했었는데 이번 기회에 배움의 범위를 넓힐 수 있었습니다. 책을 읽기 전까지 저는 '잡'이라는 단어가 부정적인 의미라고 짐작했었기 때문에, 궁궐의 중요한 것물 기와에 올리는 상징물에 왜 저런 이름을 붙였는지 의아했었거든요. 그런데 그 뜻이 '잡스러운 석수상'이 아닌, '모으다', '전체'의 뜻이 담긴 '잡'으로, 잡상은 추녀마루의 여러 석상을 모두 일컫는 개념이라는 사실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중국의 전통 잡상과 비교하는 대목도 인상적이었고, 과거에 신참 관리들이 부임하면 추녀마루의 잡상을 순서대로 바르게 10번을 외우게 하는 신참례가 있었다는 이야기도 재미있었습니다. 각 잡상의 이름과 의미에 대한 이야기도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다음번에 궁궐답사를 하게된다면 잡상을 뭉뚱그려서 보는것이 아닌, 하나하나의 잡상을 애정어린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을것만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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