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블로그 전체검색
내가 여기 있어요

[도서] 내가 여기 있어요

크리스토프 앙드레 저/안해린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경험 하나. 깊은 절망과 무기력에 빠졌던 적이 있다. 고민끝에 가까운 친구에게 상황을 공유했는데 친구의 반응은 생각보다 무덤덤했다. 나의 감정에 공감하기는 커녕 부담스러워하고 불편해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지금은 그 친구를 이해하지만 당시에는 실망감과 외로움에 크게 상처를 받았던 기억이 난다. MBTI가 유행하기 오래 전이었지만, 이 인간 분명히 T였으리라.

 

경험 둘. 깊은 절망과 무기력에 빠진 친구가 있다. 아끼는 친구이고 애정하는 친구다. 지금까지 많은 문제들을 공유해왔고 함께 해결과 개선방법을 모색해왔다. 고민상담을 해준것도 여러차례다. 그런데 그 날은 나 역시 너무나도 지쳐있었다. 무리하게 벌여놓은 일들에 치여 신체적 정신적으로 소진된 상태였고 나의 상황을 설명하는 시간마저 조급하게 느껴질만큼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왜 나에게 전화를 걸어왔는지, 친구가 나에게 기대하는 바가 무엇인지 분명히 알고 있었지만 친절하게 전화를 받지 못했고 서둘러 통화를 마칠 수밖에 없었다.

 

필요한 순간만큼은 너무나도 절실하고 소중해서 타인에게 실망하고, 줄 수 있는 순간에서는 나 역시 지치고 여유가 없어서, 한편으로 모두가 서툴고 어려워서 쉽게 전하지 못하는 것. 그만큼 어려운 것이 바로 ‘위로’다.

 

책<내가 여기 있어요> ‘위로’의 면면을 속속들이 살펴본다. ‘위로’와 ‘격려’의 본질적 차이를 구분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우리의 삶에서 위로가 필요한 이유, 위로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 타인을 위로하는 방법, 타인이 아닌 자연과 존재로부터 위로를 얻는 방법 등을 소개한다. 저자는 인간이 피해갈 수 없는 세 가지로 고통, 노화, 죽음을 이야기한다. 결국 삶은 우리로부터 가짓것을 앗아갈 것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나아가야 한다. 이 때 나를, 친구를, 서로를 단단하게 지켜갈 수 있도록 돕는것이 ‘위로’가 가진 힘이다.

 

나는 예술을 좋아한다. 그 중에서도 단연 마음을 사로잡는 것은 ‘성장’을 다룬 것이다. 특히 시련과 고통을 딛고 한 인간이 내적으로 성장하고 성숙해지는 이야기는 언제나 가슴을 뜨겁게 한다. 마치 슬램덩크의 송태섭이 존프레스를 뚫을때처럼. 상처와 죄책감을 뚫고, 팀원과 가족으로서의 부담감을 딛고 달려가는 순간의 전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것은 혼자만의 힘으로, 한순간의 완력으로 이루어낸 것이 아니다. 치유의 여정이 있었고, 누군가의 위로와 응원이 있었다.

 

나의 고통을 기억함으로써 타인의 고통을 함부로 판단하지 않게 되기를, 고통받는 타인의 곁을 함부로 떠나지 않음으로써 우리의 공감과 연대가 깊어지기를, 그 모든 과정에서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던 소중한 것들을 발견함으로써 우리의 삶이 보다 풍요로워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마지막 책장을 덮는다.

 

p.84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 우리가 겪는 것을 이미 경험한 이들이 받아들인 위로가 우리에게 전해질 때도 있다. 비슷한 시련을 겪어서가 아니라 시련을 마주한 그들의 태도와 생각에서 위로를 받는다. 동일한 아픔을 겪은 이들에게 우리가 기대하는 바는 견디고 회복하는 법이 아니라, 공유된 침묵과 한숨, 미소, 시선을 통해 고통의 연대를 말하는 절제된 동질감이기 때문이다.

p.104 상담 치료에서 위로와 도움의 말은 너무 피상적이어도 안 되고 너무 엄숙해도 안 된다. 적절한 순간에 오로지 그 사람만을 위해 정밀하게 세공된 말이어야 한다. (사람들은 언제나 동일한 고통을 겪기에) 결국 본질적으로 같은 말을 한다 해도, 배려와 자기 존중과 용서와 행동을 독려한다 할지라도, 매번 상대에 따라 말의 형식을 다듬고 단어와 이미지를 선정해야 한다. 참신하다고 감동적인 것이 아니다. 당사자가 수용할 수 있는 순간에 완벽한 적절성과 진정성이 동원되어야 한다.

p.152 위로는 가장 아름다운 사랑의 행위이다. 이는 연민의 영역에 속하기에 우리는 고통받는 이에게서 멀어지는 것이 아니라 다가가고, 애정을 갖고 다가간다. 이것이 공감과의 차이점이다. 연민은 공감에 사랑을 더한 것이다. 사랑이란 단어가 불편하다면 애정이라 표현할 수도 있다. 애정이란 용어도 정말 멋진 말이다!

#내가여기있어요 #위로 #심리 #공감
#불광출판사 #불광출판사서포터즈빛무리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취소

댓글쓰기

저장
덧글 작성
0/1,000

댓글 수 0

댓글쓰기
첫 댓글을 작성해주세요.

PYBLOGWEB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