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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24 올해의 책 2019
연의 편지

[도서] 연의 편지

조현아 글그림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지금 아이들은 왜 누군가 한사람을 괴롭힐까. 누군가를 괴롭혀도 좋을 일은 하나도 없다. 시간이 흘러도 괴롭힘 당한 사람은 그 일을 잊지 못한다. 괴롭힌 사람은 잊어도. 때린 사람보다 맞은 사람이 발 뻗고 잔다고도 하지만, 이 말은 옛말이다. 이제 누군가를 괴롭히고 죄책감 느끼는 사람은 별로 없다. 혼자가 아니어설지도. 누군가한테 묻어서 함께 한 아이를 괴롭히거나 아예 모르는 척하겠지. 모르는 척한다고 괜찮을까. 그것 또한 다른 사람을 괴롭히는 것과 다르지 않다. 내가 지금 학생이었다면 난 괴롭히는 쪽보다 괴롭힘 당하는 쪽이 됐을지도. 난 별거 아닌 것에도 무척 마음 쓰는데, 모두가 날 괴롭히고 따돌리면 무척 힘들 것 같다. 그런 일은 없어서 다행이다. 내가 학교 다닐 때는 아이들이 그렇게 무섭지 않았다. 어쩌면 그때 어른은 ‘요즘 애들 무서워’ 했을지도. 예전보다 지금이 더한 것 같다.

 

 라디오 방송에 나온 사람이 요즘 아이들은 안됐다 아이들한테 도움을 주고 싶다 했을 때, 아이들만 생각하다니 했다. 아이가 아니어도 힘들고 외로운 사람 많은데. 그래도 아이들이 더 힘들까. 난 아이들은 거의 생각하지 못하는구나. 학교가 아이들을 힘들게 하면 집에서는 마음 편하게 지내게 하면 될 텐데 싶기도 하다. 아이가 공부 잘하고 좋은 학교에 가고 좋은 일자리를 얻기를 바라는 부모도 있겠지만, 부모 마음대로 아이 앞날을 정하지 않았으면 한다. 학교 공부 좀 못하면 어떤가. 부모는 아이 자신이 하고 싶은 걸 찾도록 도와주는 게 낫다고 본다. 내가 몰라서 이런 말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시험 점수가 안 좋으면 아이가 힘들어할지도. 그러면 공부해야겠지. 학교가 달라져야 하는데 여전히 입시만 생각하는 듯하다. 그런 게 답답해서 아이들은 누군가를 괴롭히는 건지도.

 

 소리는 학교에서 괴롭힘 당하는 친구를 돕고 그 친구 대신 아이들한테 괴롭힘 당한다. 괴롭힘 당하는 아이를 그저 보기만 하는 건 자신한테 화살이 돌아올 수도 있어서겠지. 여름방학이 지나고 친구는 다른 학교로 가고, 소리도 다른 학교로 옮긴다. 예전과 다른 학교고 누군가 자신을 괴롭히지도 않았는데 소리는 주눅들었다. 아이들한테 제대로 말도 못했다. 그런 때 소리는 책상 속 위에 누가 붙여둔 편지를 찾아낸다. 거기에는 반 아이들 이름과 학교 정보가 쓰여 있었다. 그리고 다음 편지가 있는 곳도. 어렸을 때 소풍 가면 보물 찾기 했는데 소리가 편지를 찾는 건 보물 찾기 같았다. 소리는 편지를 쓴 아이가 정호연이라는 걸 알게 되고 학교에 있는 비밀 기지 같은 곳을 찾는다. 소리는 호연이가 쓴 편지를 받고 학교에서 일하는 경비기사 김순이 님도 만나고 호연이 친구인 김동순도 만난다.

 

 동순이도 어떤 아이한테 괴롭힘 당했다. 그 아이는 자기가 해야 할 일을 동순이한테 맡기고 나쁜 짓을 했다. 그 아이는 왜 그랬을까. 집에서 잘 지내지 못하는 건 아닐지. 그런 때 동순이는 호연이를 만나고 달라졌다. 호연이는 동순이한테 무언가를 시키는 아이한테 이제 그만하라는 말을 한다. 힘이 센 아이한테 맞서기는 쉽지 않겠지만 가만히 있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한다. 동순이는 호연이를 만나고 학교에 있는 좋은 곳을 알게 된다. 그곳은 있지만 눈여겨 보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곳이었다. 이건 사람도 그렇겠지. 그저 많은 사람을 보는 것과 한사람을 보는 건 다르다. 동순이는 여름방학이 끝나고서야 호연이가 멀리 떠났다는 말을 듣는다. 호연이는 아무 말도 없이 떠났다.

 

 편지는 호연이가 두 친구한테 보낸 거였다. 어릴 때 잠시 만나고 헤어진 친구 소리와 중학생 때 만난 친구 동순이. 동순이는 호연이가 자신을 친구로 생각하지 않았다고 섭섭하게 여겼는데. 떠난 친구가 그렇게 편지를 남겨줘서 소리와 동순이는 기뻤겠다. 호연이는 소리가 예전 학교에서 괴롭힘 당한 걸 몰랐지만 호연이가 쓴 편지는 소리한테 힘이 됐다. 그 편지가 있어서 소리는 다른 아이한테도 마음을 열었다. 제목 ‘연의 편지’는 호연이가 보낸 편지면서 인연의 편지가 아닌가 싶다. 인연을 맺게 해주는 편지 말이다. 정말 전학 온 아이한테 마음 쓰는 아이가 있다면 멋질 것 같다. 하지만 실제로는 없겠지. 이렇게 생각하는 건 꿈이 없는 걸까. 누군가 쓴 편지가 없다 해도 새로운 학교에서 새로 만난 친구와 잘 지내려고 하면 괜찮을 거다. 모든 아이가 누군가를 괴롭히는 걸 좋아하지는 않겠지. 요즘 아이들 무섭지만 마음을 알려고 하면 아이들도 마음을 열 거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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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블로그 책찾사

    제가 어렸을 적에는 요즈음처럼 집단적으로 누군가를 따돌리거나 괴롭히는 일은 거의 없었기에 현재의 상황이 참 안타깝게 느껴지더라구요. 아이들의 세계에서도 벌써부터 힘의 논리에 의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으니 아이들이 아이처럼 보이지가 않더라구요. 제가 어렸을 적에는 오히려 잘 산다고 티를 내는 것이 꼴불견이었고, 누구나 함께 어울리는 것을 가장 이상적인 것으로 생각하고 지냈는데, 요즈음은 참 괴리감이 너무 심하더라구요.

    이러한 상황 속에서 점점 잊혀가는 편지로 인하여 인연을 맺게 해준다는 설정이 참 인상적인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면 과거의 향수 속에만 존재하는 편지가 오히려 현재의 아이들에게 손을 내미는 존재가 될 수 있다는 점이 감동적이네요. 현실에서도 그랬으면 더 좋겠지만요.

    2019.12.17 10:14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ne518


      예전이라고 누군가를 놀리지 않은 건 아니지만 지금처럼 심하지는 않았지요 저도 자세한 건 모르지만 책을 보면 무척 심하더군요 여럿이 한 아이를 집중으로 따돌리고 괴롭히니... 어쩌다가 그렇게 됐는지 모르겠습니다 아이들 하나하나는 착할지도 모를 텐데, 누군가와 함께 하지 않으면 불안한 건지 자신이 표적이 되고 싶지 않아서기는 하겠습니다 지금 어른이 아이 스스로 생각할 기회를 빼앗는 건 아닐지, 공부만 하라고 하니... 공부도 중요하지만 마음도 중요한데...

      요즘에 편지 쓰는 아이 별로 없겠지요 그래도 쓰는 아이가 조금은 있을지도 모르죠 쪽지 편지 같은 건 여전히 쓸지도... 편지가 새로운 학교에 온 소리가 빨리 거기에서 적응하게 하고 학교 여기저기에 있는 좋은 곳을 알려주더군요 편지 찾는 것도 재미있었을 듯합니다


      희선

      2019.12.18 00:17
  • 파워블로그 모나리자

    아이들이 사이좋게 지냈으면 좋겠어요. 옛날보다는 아이들도 많이 거칠어졌지요. 순박한 면이 별로 느껴지지 않아요. 어른들의 각박해진 삶 때문이기도 하겠지요. 공부만 재촉하기보다는 자연을 많이 접해주고 함께 어울리는 분위기를 많이 보여주어야 할 것 같아요.
    나중에라도 친구의 마음을 헤아려 주어서 다행이네요. 편지를 받고 마음의 위안을 받았을 것 같아요.

    2019.12.17 21:47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ne518


      아이를 보면 어른이 어떤지 알기도 할까요 아이는 어른을 보고 배우기도 하니, 어른이 안 좋은 모습을 보여서 아이도 그렇게 된 건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학교와 가정에서 공부만 하라고 하지 않으면 좋을 텐데... 이런 생각밖에는 못하는군요 자연을 많이 만나면 마음이 좀 부드러워질 텐데...

      편지를 받는 거 기분 좋겠지요 어쩐지 소리와 동순이도 호연이를 본받아 다른 아이한테 편지를 쓸지도 모르겠네요 아니면 후배한테 쓸지도...


      희선

      2019.12.18 00:21
  • 스타블로거 異之我...또 다른 나

    아이들은 '누군가'를 보며 배웁니다. 집단따돌림을 하는 짓도 '누군가'에게 배운 거겠죠. 근데 '따돌리는 것'을 직접 배우지는 않았을 거예요. 사람이 사람을 '차별'하는 행동을 먼저 보았을 겁니다. 그리고 사람은 '평등'하지 않다는 것도 깨닫지는 못해도 느꼈을 겁니다. '차별'을 해도 되는 것이라고 말예요. 요즘 우리 사회 곳곳을 보면 온통 '차별투성이'입니다.

    2019.12.18 01:29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ne518


      차별하면 안 된다 하면서도 그걸 잘 지키고 살지 못할지도 모르죠 그나마 그런 생각을 한다면 괜찮을 텐데 그런 생각조차 하지 않는 사람도 많을 듯합니다 어쩐지 많이 가진 사람이... 이렇게 생각하면 안 될 텐데... 아이들이 누군가를 보고 배우는 거군요 다른 사람을 괴롭히는 거, 회사에서도 그런 일이 있다고 하니... 그래도 아이한테 다른 사람을 괴롭히면 안 된다 말이라도 하면 좋겠네요


      희선

      2019.12.19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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