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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플래쉬

[영화] 위플래쉬

개봉일 : 2015년 03월

데이미언 셔젤

미국 / 드라마 / 15세이상관람가

2014제작 / 20150312 개봉

출연 : 마일스 텔러,J.K. 시몬스,멜리사 베노이스트,폴 레이저,오스틴 스토웰

내용 평점 4점

우울한 남자아이가 있었다.

어렸을 때부터 자기표현을 하는데 서툴렀고, 감정을 억누르는게 습관이 된 아이였다.

가정사는 일일히 말할 수 없지만 어디 하나 기댈 곳도 없었다.

우울과 외로움, 억압된 감정의 모호함이 곧 그 아이가 되었다.

그런 아이가 조심스럽게 작은 목소리로 드럼을 배우고 싶다고 했다.

무엇 하나 처음부터 끝까지 해본 적 없고, 재미를 느낀다는 것조차 어색했던 탓에 초반에는 학원을 곧잘 빠지기도 했다. 

하지만 드럼을 배우기 시작하며 어쨌든 달라지는 점들이 보였다. 

매주 한 번씩 만나기로 한 시간 약속에 늦는법이 없었고,  때론 먼저 나와 날 기다리기도 했다. 

사탕주세요, 귀찮아서요, ~가 좋아요, ~가 해보고 싶어요, ~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되요

그런 표현들은 나를 기쁘게 했다. 마치 말을 못하던 어린 아기가 말을 배워 옹알이를 할 때의 기쁨이었다.

여름방학이 되었고 나는 위플래시를 보라고 추천했다. 나도 본적이 없으면서 드럼 이야기가 나온다기에 멀리 떨어져있어도 함께 본 것처럼 방학 때 볼 것을 권했다.

 

위플래시의 주인공은 때론 어리숙해보이기도 하고, 가족들로부터 무시당하기도 한다. 하지만 드럼에 대한 열정만은 분명했고, 말그대로 미친듯이 드럼을 치면서 어딘가 고장나있었던 본인의 마음을 분출해낸다. 땅에 떨어진 자존감과 외로움과 고독, 인정받고 싶단 욕망은 한데 어우러져 더 빨리, 더 정확히 드럼을 치려는 행위로 모아져 드러난다. 한 사람이 경험하는 감정이 말이 아닌 리듬과 음악과 그림과 같은 예술로 표현될 수 있다는 사실은 언제나 경이롭다. '그것'과 '그것'은 전혀 다른 형태임에도 불구하고 감정을 담고, 어떤 의미를 담을 때 동일한 것이 된다.

 

위플래시를 보며 그 아이가 생각났다.

 

너도 영화를 보았을까.

너도 드럼을 치면서 너를 괴롭혀왔던 답답함들을 리듬 한 박자 한박자에 실어 음파로 공기중에 날려보냈을까. 그런 행동들이 너의 입을 열게 한 것일까.

 

사실 나는 그 아이에게서 영화의 주인공처럼 한계를 뛰어넘는 것은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사람들은 자신의 한계가 심지어 어디까지인지 알지 못하는게 대부분이다.

우리는 일상의 패턴을 벗어나고 습관처럼 굳어진 감정과 생각의 지도를 바꾸는 것을 인식조차 못한 채 살아간다. 그런데 자신안에 새로운 열정을 발견하고, 그것을 위해 광기를 발휘할만큼 한계를 뛰어넘고자 노력한다?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 일을 해낼 수 있을까. 폭군과도 같은 플래쳐 교수가 한계를 이끌어내기 위해 끊임없이 도발했다고 하지만 현실에서 만나게 된다면 그의 깊은 의미를 안다하더라도 꼭 굳이 그런 방법으로 해야만 하는걸까 의문을 품을수 밖에 없다.

 

위플래시는 그러므로 철저히 영화에서나 가능한 스토리다.

내가 보고, 듣고, 경험하고 아는 한에서 억압되고 외롭고 우울한 영혼은 예술로 자신을 표현하는데 이르기조차 버겁고 힘이 들기 때문이다.

그런 이들에게 다그치고 끊임없이 푸시하는 것은 더욱 좌절시키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무튼 영화는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흡입력을 가지고 있음에 틀림없다.

하지만 이것이 원스 등과 같은 음악관련 영화처럼 음악 그대로를 즐길 수 있는 영화라고는 할 수 없다.

드럼 연주는 고통스럽다. 익숙한 음악과 화려한 관현악기들의 연주가 분명히 들리지만 즐길 수 없이 괴롭기만 하다. 그것은 주인공의 연주가 열정과 즐김을 넘어선 오로지 광기로만 채워진 연주로만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아인 영화를 보고 어떤 생각을 했을까

한편으론 조금 더 커서 영화를 보면 좋겠단 생각도 든다. 이미 자신의 감정만으로도 충분히 답답할테고, 거기서 더 나아간 광기는 과도한 부담을 느낄 수도 있을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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